[현장] 데이터센터인가, 예술작품인가…네이버 ‘각’ 트위터 페이스북

백지영 기자 / jyp@ddaily.co.kr2019.04.19 12:30:14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춘천IC를 지나 10여 km쯤 달리자 정체를 알 수 없는 공간이 나타났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특이한 외관을 자랑하는 건물들이 보인다. ‘커넥트원’이라 이름 붙여진 출입구를 지나 작은 다리를 건너자 여러 개의 건물로 이뤄진 복합 구조물이 보였다. 바로 네이버가 지난 2013년 6월 건립한 데이터센터 ‘각’이다.

강원도 춘천시 구봉산 자락에 위치한 네이버 ‘각’은 약 800년 간 고려시대 팔만대장경을 보존해온 경남 합천 해인사의 ‘장경각’을 본따서 만들었다. 장경각처럼 오늘날의 소중한 데이터를 보관하자는 의미다. 한국 전통 건축 구조과 주변 경관과 어우러지는 갈색 계열의 색상을 채택해 멀리서 보면 마치 목조건물처럼 보인다. 때문에 영국의 한 IT 전문지는 2017년 ‘각’을 ‘세계 가장 아름다운 10대 데이터센터’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5만4229제곱미터(㎡)의 부지(약 1만6000평)에 건립된 ‘각’은 가운데 네모난 중앙 건물을 중심으로 둘러싼 북관과 서관, 남관에서 총 12만대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18일 방문한 ‘각’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단어는 ‘친환경’이다. ‘전기 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최적화를 모토로 만들어 진 듯 했다.

실제 네이버가 데이터센터 부지로 춘천을 선택한 것도 데이터센터가 집중된 수도권보다 1~2도 가량 낮고 풍량도 많기 때문이다. 보통 데이터센터는 서버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 냉방기를 설치하는데, ‘각’의 경우 주로 밖에서 들어오는 자연바람을 이용하기 때문에 냉방기를 쓰는 날이 1년 중 30일에 불과하다. 데이터센터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전력 비용이다. 데이터센터는 산업 전기가 아닌 일반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기료가 골칫덩이다.

확 트인 데이터센터 부지를 산책하듯 내려가다 보면 소양강과 춘천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데이터센터 곳곳을 설명해주던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 소속 김수빈씨는 “약 12도 각도로 기울어진 알루미늄 소재의 루버를 통해 바람은 잘 들어오고 복사열은 막아주도록 설계했다”며 “또 데이터센터에서 나온 폐열을 그냥 버리는 대신, 식물을 키우는 온실과 동절기 도로 열선(스노우멜팅)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노력 덕에 ‘각은’ 한국에너지공단의 에너지 챔피언, 기후변화 센터 그랜드 리더스 어워드 수상, LEED 인증의 최상위 등급 ‘플래티넘’ 인증을 획득하는 등 ​국내를 대표하는 친환경·고효율 건축물로 인정받았다. 그린피스의 재생에너지 사용 현황 평가에서도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투명성, 재생에너지 정책 등급 ‘A’를 받았다.

현재 ‘각’에는 네이버와 라인, 스노우 등 각종 서비스는 물론 외부에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인프라까지 담겨져 있다.

먼저 지어진 북관과 서관에서 주로 네이버 운영을 위해 사용된다면, 가장 나중에 지어진 ‘남관’에는 GPU 등 고집적 랙(서버 캐비넷)을 수용해 클라우드 서비스 등에 활용되는 인프라로 운영된다. 현재 랙 당 11kw(50A) 용량까지 수용한다. 기존 상용 서버가 아닌 맞춤형 서버를 통해 35도 이상 고온에서도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자체 개발한 냉각장치인 ‘AMU’ 및 이를 개선한 ‘NAMU’를 통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남관에 적용된 NAMU(Naver Air Membrane Unit)는 마치 미용을 위해 얼굴에 붙이는 마스크팩처럼 촉촉하고 얇은 판막(멤브레인)을 바깥 공기가 통과하도록 해 서버실 온도를 3~5℃를 낮추게 한 원리를 채택했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평가하는 표준 지표인 전력효율지표(PUE)는 우리 정부가 정한 그린데이터센터 기준인 PUE 1.75보다 낮은 1.06이다. PUE는 전체 전력 사용량 가운데 IT 장비 사용량을 나눈 수치다. 데이터센터 운영을 가장 효율적으로 한다는 페이스북의 데이터센터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밖에 진도 6.5 이상의 지진 뿐만 아니라 홍수, 태풍, 화재 등 천재지변에서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비상 시 외부로부터 전력 공급이 단절될 경우, 센터 내 최대 72시간까지 발전 가능한 양의 기름을 보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날 박원기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대표는 “‘각’을 통해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으로부터 우리나라의 데이터 주권을 지키고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은 네이버, KT를 비롯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IBM, 구글 등 해외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춘천=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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