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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되는 LG전자 의류관리기 ‘스타일러’…B2B 사업으로 활로

이수환 기자

- 내부적으로 B2B 영역 확대 고려중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LG전자가 의류관리기 ‘스타일러’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예상보다 판매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의류관리기라는 개념이 소비자에게 생소하고 제품가격이 고가라는 점 등이 보급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스타일러는 HA사업본부장 조성진 사장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제품 가운데 하나다. 지난 2011년 처음 출시됐을 때만 하더라도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았으나 성장이 더디면서 내부적으로 적지 않은 고민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의류관리기는 세탁기로 돌리기 어려운 고급의류를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제품이다. 섬유에 파고든 악취와 구김을 제거해주고 스팀을 통해 살균건조까지 가능하다. LG전자 외에도 파세코 등이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글로벌 생활가전 업체인 월풀, 지멘스 등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내부적으로 스타일러 개인시장(B2C) 대신 기업시장(B2B)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 내부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는 “제품 판매가 예상만큼 원활하지 않아 내년 봄까지 가정용 대신 빌트인만 공급하게 될 것”이라며 “일선 유통망에서도 스타일러 모델을 줄이고 전시제품도 철수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B2C 축소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스타일러의 B2C 축소는 있을 수 없고 사실이 아니다”라며 “다만 B2B 영역 확대는 내부적으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당장 스타일러 B2C 사업에서 손을 떼는 것은 아니겠지만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B2B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만족할만한 결과를 보이지 못했다는 점도 B2B가 늘어나는 계기를 제공했다. 디자인을 간결하게 만들고 기능을 몇 가지 제거한 저가 모델로 판매량이 높아지기는 했으나 전체적인 판도를 바꿀 정도는 아니다.

다만 B2C는 보다 프리미엄화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해외 수출도 마찬가지다. LG전자는 작년 3월부터 중국 시장에 스타일러를 수출하기 시작했으며 ‘중국 국제 합창대회’ 후원부터 고급 백화점 입점 등 VIP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는 중국 시장에 알맞은 독자적인 의류관리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중동을 비롯해 유럽과 중남미 시장 등도 시장성을 파악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럽에서는 드라이클리닝과 수도 요금이 비싸 의류관리기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의류관리기 시장이 아직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월풀 외에도 일렉트로룩스까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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