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지난 12월 31일 전체회의를 열고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우선협상대사자로 BS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를 각각 선정했다고 밝혔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인수전은 지방은행과 대형 시중은행이 경쟁을 벌였지만 결국 지방은행의 사업 및 지방상권 확대 측면에서 지방은행의 몸집을 키우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 우선협상과정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외형적으로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계 은행을 규모면에서 제치는 등 지방 대형금융그룹의 탄생이 가시화된다.
한편 BS금융과 JB금융이 모두 ‘투뱅크(Two Bank)’ 체제를 천명하고 나서며 올해 각 은행의 시스템 통합은 소극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투뱅크 체제는 같은 금융지주사 안에 각각의 독립적인 은행을 두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 차원의 고객정보 통합 등 지주사 리스크 관리 및 싱글뷰(Single View) 확보가 올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투뱅크 체제가 유지되긴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인수하는 입장에선 피인수 은행의 합병에 대한 저항감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투뱅크 체제를 약속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합병의 효과를 누리기 위해선 은행 통합이 진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모두 지역적으로 겹치지 않아 지점에 대한 통폐합이 일어날 가능성이 적다는 점에선 투뱅크 체제가 생각보다 오래 갈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내 은행산업이 지속적으로 포화상태에 놓여 있는데다 고객 기반의 신규 서비스 발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서 투뱅크 체제는 유리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실제로 과거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최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사례와 같이 투뱅크 체제는 양 사간 갈등을 완화하고 프로세스를 통합하기 위한 사전절차로 인식되고 있다.
어쨌든 표면적으로 BS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가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인수하더라도 투뱅크체제를 효율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리스크관리시스템 통합 및 고객정보 등 정보계 차원의 고도화는 올해 중점적으로 검토될 IT현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BS금융지주, JB금융지주 모두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인수를 통해 몸집을 더욱 불리게 됐지만 리스크 요인은 오히려 커진 상태다. 최근 금융지주사에 대한 리스크관리 강화를 금융당국이 주문하고 있는 것도 올해 리스크 및 고객관리에 BS금융지주, JB금융지주가 신경쓸 수 밖에 없는 요인이기도 하다.
앞서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는 금융지주사의 기본임무인 자회사 경영관리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구조를 확립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를 통해 지주사에 경영관리위원회(MEC) 및 위험관리협의회(REC)를 설치해 금융그룹의 경영의사결정을 공식화하고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정추진을 통해 금융업권별 지배구조 규제의 체계적, 통일적으로 정비하기로 해 금융지주사의 책임을 강화시켰다.
한편 우리금융그룹은 민형화의 마지막이자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은행·우리카드·우리PE·우리FIS·우리종금·경영연구소 등 6개 자회사 매각 절차를 앞두고 있다. 정부는 내년 1분기 중 구체적인 우리은행 매각 시기와 방법을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