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맹점을 파고든다…노동집약적(?) IT기업 3선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IT는 전형적인 기술집약적 산업이다. 기술집약적 산업이란 자본이나 노동을 집중적으로 투자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가치를 이끌어 내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최근 노동집약적 IT 업체라 불릴만한 회사들이 인기를 끌고 있어 흥미롭다. 분명히 IT기업인데 기술보다는 사람의 노동력으로 가치를 만드는 회사들이다. 다소 엉뚱해 보이는 이 회사들은 완벽하지 않거나 저변이 확대되지 않은 기술의 허점을 파고든다. 기술의 맹점을 사람이 대신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리멤버 “문자인식 기술은 불완전”
비즈니스맨에게 명함은 반드시 매우 중요한 물품이다. 비즈니스의 시작은 명함을 주고 받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명함관리는 골칫거리 중 하나다. 받은 명함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분실하기 십상이고, 쌓여있는 명함 뭉치에서 필요한 연락처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엑셀과 같은 프로그램에 이름·주소·전화번호·이메일 등의 정보를 따로 입력해 두지만, 명함정리를 위해 시간을 내는 것도 어렵다.
‘리멤버’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쌓인 명함을 택배로 보내거나 사진을 찍어 앱에 올리면 명함의 정보가 자동으로 온라인과 스마트폰에 저장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같은 일이 기술에 기반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리멥버 앱은 택배나 사진(이미지)로 받은 명함을 보고 사람이 직접 정보를 입력한다. 이를 위해 약 300여명의 아르바이트 직원을 채용했다. 스마트폰 모바일 앱이라는 최첨단 기술의 외관을 가지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기술이 아닌 사람의 노동력이 문제를 풀고 있다.
리멤버는 문자인식 기술의 한계를 파고들었다. 기존의 명함관리 앱은 명함에 인쇄된 문자와 숫자를 컴퓨터가 인식해 자동으로 이름,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등을 찾아서 정리해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명함의 경우 포맷도 폰트도 모두 다르고 회사의 로고 등도 뒤섞여 있어 문자인식에 오류가 잦았다. 리멤버는 명함 분야에서만큼은 컴퓨터보다 사람의 오류가 적다는 점에 착안했다.
리멤버를 개발한 드라마앤컴퍼니의 최재호 대표는 “우리도 문자인식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문자인식 기술로는 명함에 대응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리멤버의 취지를 설명했다.
"음식배달 전화통화는 배달앱이 대신"
탤런트 박신혜는 옷이나 책 구매, 영화표 예매는 전화통화 없이 하면서 왜 배달음식 주문할 때만 통화를 하느냐고 묻는다. 그러고는 “요기요는 터치만으로 끝”이라고 말한다.
인기를 끌고 있는 배달 앱 ‘요기요’ 광고의 내용이다. 요기요는 스마트폰 앱에서 배달음식을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는 편리한 서비스다.
사실 박신혜의 이야기와 달리 요기요의 주문은 터치만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사용자는 터치만 하고 끝나지만, 음식점 주인은 주문 전화를 받는다. 요기요 콜센터 직원이 거는 전화다. 요기요 콜센터에는 100여명의 직원이 3교대로 상주하고 있다. 이들은 사용자 대신 음식점에 전화를 건다. 사용자는 터치만으로 끝날지 몰라도 콜센터 직원은 전화번호를 누르고 음식점과 통화를 한다.
이는 정보격차 때문이다. 음식점 업주 중에는 노년층이 적지 않다. 요기요에서 넣는 주문을 전용 단말기나 SMS, 전용 모바일 앱으로 받을 수도 있지만, 이들은 전화를 선호한다. 젊은 업주들은 자동화된 방식에 거부감이 없지만, 노년층 사장님은 다르다. 또 배달주문을 받는 창구의 일원화를 원하는 업주들도 전화 주문을 고수하곤 한다.
요기요는 이들을 위해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됨에도 콜센터를 운영한다. 이는 배달의민족도 마찬가지다. 다만 배달통의 경우 문자를 음성으로 전환하는 기술(TTS)을 통해 ARS 방식으로 전화 주문을 넣는다.
요기요 관계자는 “주문의 70%는 전용단말기 등 자동화 된 방식으로 들어가지만, 전화통화를 선호하는 업체에는 전화를 건다”고 말했다.
기계번역의 오류는 사람이 극복
구글은 전 세계 모든 언어를 자동으로 번역해준다. 전혀 모르는 언어의 웹사이트를 접속해도 구글 번역만 돌리면 한국어로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구글번역은 품질을 보장받기 어렵다. 기계번역 기술이 아직 사람을 만족시킬 정도로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충 무슨 내용인지 짐작할 수는 있지만, 정확한 정보를 얻기에는 부족하다.
번역 애플리케이션 플리토는 이런 기계 번역의 한계를 넘기 위해 등장했다. 기계의 알고리즘이 아닌 인간의 집단지성을 활용해 정확한 번역을 하겠다는 목표다.
번역을 원하는 사용자가 플리토 앱에 번역할 원문을 올리고 포인트(번역료)를 걸면, 해당 언어 전문가 번역문을 보낸다. 번역문이 선택되면 번역자는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장문의 비즈니스 문서가 아니더라도 간단한 영어 이메일을 쓸 때도 유용하다. 현재 전세계 170개국 36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사람이 직접 번역을 하므로 뉘앙스까지 살린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고, 모바일 기기와 인터넷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사용자들을 연결해주기 때문에 빠른 번역이 가능하다. SNS, 음성, 텍스트, 이미지 등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번역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규모의 스타트업 컨퍼런스인 ‘2014 아이디어쇼’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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