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나도 발명가가 될 수 있다? 한국형 ‘퀄키’ 봇물

심재석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미국의 제이크 젠이라는 남성은 고등학교 때부터 멀티탭이 구부러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플러그들이 너무 커서 옆의 콘텐트 구멍을 막는 일이 빈번했기 때문이다. 멀티탭이 자유자재로 구부러진다면 큰 플러그도 옆 콘센트 구멍을 막지 않을 수 있고, 공간 활용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구부러지는 멀티탭’이라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던 젠 씨는 이를 퀄키(www.quirky.com)이라는 사이트에 올렸다. 퀄키는 일반인들이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서비스다. 퀄키는 젠 씨의 아이디어로 피봇파워라는 제품을 만들어 팔았고, 이는 대박을 터뜨렸다. 피봇파워는 약 70만개가 팔렸으며, 젠 씨는 이 아이디어로 약 6억원의 수익을 나눠받았다.

퀄키는 크라우드소싱(Crowd Sourcing),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등 최근 산업계의 흐름을 대표하는 서비스다. 제품 개발, 재무투자 등 같은 기업의 핵심 활동에 외부의 자원을 활용하는 혁신 기법이다.

퀄키 커뮤니티 회원수는 100만명에 달하며, 일주일에 약 3000개의 아이디어가 등록된다. 국내에서도 퀄키에 대한 관심이 많다. 한국인의 아이디어 중 퀄키에서 제품화 된 것도 있다.

하지만 아이디어 제안자는 단순히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가면서 퀄키 측과 긴밀한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 이 때 언어문제가 장벽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퀄키와 유사한 국내형 서비스들이 쏟아지고 있다. 아이디어오디션, 브로스앤컴퍼니, 메이크코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일반 대중의 아이디어를 제품화 해 판매하는 퀄키의 기본 컨셉에 조금씩 다른 특징을 부여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아직은 대부분 초기단계이지만, 한국의 ‘퀄키’를 꿈꾸고 있다.

아이디어오디션이 현재까지 75개의 제품을 선보여 가장 앞서가고 있고, 브로스앤컴퍼니, 메이크코리아 등도 최근 본격적으로 제품을 출시하며 한국의 퀄키가 되겠다는 야심을 밝히고 있다.

브로스앤컴퍼니 박기열 대표는 “미국에 퀄키, 킥스타터가 있지만 언어 문제 때문에 모든 한국인이 이용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이 비즈니스는 단순히 수익만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공익적 성격이 있다”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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