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공산’ 무선랜 주파수 통합해 속도↑…퀄컴이 제안하는 LTE-U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와이파이(무선랜)와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를 통합해 사용하는 LTE-U(Unlicensed)에 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퀄컴은 LTE-U가 상용화되면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경제적인데다 통신 속도가 빨라지므로 사용자 경험 역시 증대된다며 이 기술을 적극 밀고 있다.
10일(현지시각) 퀄컴은 미국 샌디에이고 본사에서 열린 ‘스냅드래곤 810 벤치마킹 워크샵’에서 LTE-U에 관한 소개와 구현 데모를 선보였다. LTE-U는 허가받지 않아도 되는 통신 주파수인 무선랜의 5GHz 대역과 정부로부터 허가받은 LTE 주파수 대역을 통합(Carrier Aggregation, CA)해 사용하는 기술이다. 이날 퀄컴은 한 평이 채 안되는 작은 방 안에 8개의 무선랜 액세스포인트(AP)를 설치한 다음, LTE-U 기술을 활용해 다운로드 속도를 측정하고 그 결과치를 보여줬다. 무선랜 만을 활용해 다운로드를 실시했을 때에는 AP에 물린 단말기 속도는 물론, 상호 간섭 효과로 모든 무선랜 AP의 다운로드 속도가 저하됐다. 그러나 LTE-U 기술을 활용했을 시 단말기의 다운로드 속도와 다른 무선랜 AP의 속도가 전반적으로 향상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측정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무선랜 만을 활용했을 시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4Mbps를 밑돌았다. 반면 LTE-U 기술을 접목하니 무선랜의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4Mbps를 웃돌았다. LTE-U로 물린 AP에선 8Mbps에 가까운 다운로드 속도를 보여줬다.
퀄컴은 LTE가 켜진(On) 구간에선 LTE-U를 활용하고 꺼진(Off) 구간에선 무선랜이 동작하는 CSAT(Carrier Sensing Adaptive Transmission) 기술로 이 같은 속도 구현이 가능한다고 설명했다. CSAT는 사용되지 않은 무선랜 주파수 대역 만을 찾아 활용하거나, 해당 무선랜의 대역폭이 비었을 때만 데이터를 전송하는 LBT(Listen Before Talk)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한국과 미국, 중국, 인도는 전자의 기술 방식을, 유럽과 일본은 후자의 기술 방식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퀄컴은 내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서 이날 시연한 LTE-U의 구현 데모를 동일하게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라스머스 헬버그 퀄컴 기술 마케팅 담당 이사는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시대에는 데이터 트래픽이 지금보다 1000배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 허가가 필요치 않은 무선랜 대역폭을 LTE와 묶어 사용하는 LTE-U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 트래픽을 수용할 수 있는 유력한 기술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LTE-U는 지난해 9월 열린 통신표준화단체 3GPP 총회에서 스터티 아이템(Study Item, SI)으로 승인됐다. 이에 따라 각국의 통신사 및 통신장비 업체들이 표준화 논의에 돌입한 상황이다. 2017년 말 표준화 완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 한국에선 SK텔레콤과 엘지유플러스 모두 LTE-U 서비스 상용화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엘지유플러스의 경우 지난해 10월 LTE-U 기술 서비스를 직접 시연해보이기도 했다. 반면 그간 무선랜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확충해 온 KT는 LTE-U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무선랜 접속 환경이 열악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LTE-U가 범용 서비스로 자리를 잡게 될 경우 무선통신 시장의 기술 헤게모니를 LTE 칩, 서비스 공급자 진영이 쥐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무선랜 칩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브로드컴이 영향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샌디에이고(미국)=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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