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가 중심! 스마트홈 둘러싼 애플과 삼성의 동상이몽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스마트홈 시장을 둘러싸고 각 업계의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서비스, 제조, 통신 등 다양한 분야가 얽혀있기 때문에 누가 더 유리하지도 불리한 것도 아니다. 당연하지만 각자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단점을 보강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이런 점에서 최근 애플의 행보는 눈여겨볼만하다.
애플은 오는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세계개발자대회(WWDC)를 통해 공개한 아이오에스(iOS)9에서 스마트홈을 대비한 ‘홈앱’을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WWDC에서 공개한 스마트홈 플랫폼 ‘홈킷’의 상용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셈이다. 홈앱은 스마트홈을 구성하는 각 기기를 하나로 모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스마트홈에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는 지그비나 지웨이브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애플TV와 같은 별도의 셋톱박스에 이들 네트워크를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애플TV는 서비스 지역이 한정적이고(적어도 한국에서는 사용 못함) 생태계 구성을 위해서는 다양한 업체가 홈킷을 이용해야 한다. 필립스, 오스람과 함께 글로벌 3대 조명 업체 가운데 하나인 제너럴일렉트릭(GE)가 홈킷과 연동할 수 있는 스마트 조명을 출시하겠다고 밝혔으나 이것만 가지고는 스마트홈 구성이 극히 제한적이다. 아무리 애플 스마트 기기가 대중화됐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다양한 업체가 홈킷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홈에 대한 확실한 수익모델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별도의 셋톱박스는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스마트홈의 핵심은 디바이스나 허브가 아니라 클라우드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CES2015에서 보쉬와 ADT가 스마트홈 관련 부스를 크게 마련한 것에서 힌트가 있다.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규모는 올해 49조원에서 오는 2019년 114조로 연평균 1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미국이 가장 규모가 크다. 미국에서 스마트홈이 각광받는 이유는 보안과 경제적 이득을 모두 누릴 수 있어서다. 스마트홈을 이용해 보안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정이 2012년 기준으로만 2300만 가구에 달한다. 구글이 가정 내 온도조절기를 만드는 ‘네스트’와 폐쇄회로TV(CCTV) 업체인 ‘드롭캠’을 인수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보쉬와 ADT는 보안 분야에서 알아주는 선수들이다.
삼성전자의 움직임도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 자체적으로 스마트홈 플랫폼을 가지고 있으나 사물인터넷(IoT)과 관련해서는 작년 인수한 스마트싱스와의 연계가 더 자연스럽다. 핵심은 스마트싱스의 확산에 있다. 삼성전자는 제품을 만들고 팔아서 수익을 얻는다. 스마트홈을 위한 서비스 요금은 받을 계획이 없다. 당초에는 ‘스마트 플러그’ 형태의 제품과 별도의 허브를 판매할 계획이었으나 지금은 스마트싱스 솔루션에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스마트싱스와 호환되는 스마트홈 업체는 7개 브랜드, 100여개 제품 정도다. 여기에 오픈 클라우드를 결합, 어떤 스마트 기기와도 연동할 수 있는 개발자도구(SDK)를 제공할 계획이다. 여기에 제2회 ‘사물인터넷 월드’에서 발표한 IoT 개발보드 ‘아틱’이 곁들여진다.
아틱+스마트싱스 결합은 애플이 해결하고자 하는 방향과 일치한다. 오픈 클라우드와의 통합을 고려하고 지그비 등 다양한 네트워크를 와이파이로 묶겠다는 복안이다. 와이파이는 스마트 기기와 연결된다. 따라서 애플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경쟁은 장치 업체가 얼마나 손쉽게 클라우드 구성 요소를 구축하고 유지관리가 필요 없이 플랫폼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쉽게 말해 서드파티에게 얼마나 혜택이 주어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홈은 클라우드로 이어지고, 클라우드에서 디바이스나 인터넷과의 연동이 얼마나 체계적이고 높은 보안수준을 유지하면서 이뤄질지가 관건이며 가장 많은 비용이 드는 부분이라 꾸준히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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