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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서비스업계 정체성 변화…선택과 집중 사라지고 비 IT분야로 사업확장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그룹내 IT인프라 구축 및 운영과 외부 시스템 통합(SI)사업을 전담해 오던 IT서비스업체들의 정체성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그동안 그룹사를 대상으로 SI사업을 전개하며 성장해온 IT서비스업체들이 이제는 대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성장을 견인해 온 정보기술(IT)외에 비 IT분야로도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면서 ‘IT서비스업’으로 규정됐던 기존 기업 정체성도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불과 5~6년전까지만해도 IT서비스업체들이 선택과 집중의 논리로 무장했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의 변화는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이와함께 최근에는 사명 변경까지 단행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사명에서 SI와 같은 IT색채를 지우는 작업은 IT서비스업체들이 대기업 그룹에서 차지하는 독특한 위상에서 시작됐다.

최근 동부CNI는 지난 3월 ㈜동부로 사명을 변경했다. 그동안 동부그룹 비 금융회사들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해온 회사의 위상에 맞춰 사명을 ㈜동부로 변경한 것. ㈜동부는 크게 IT사업부문과 무역사업부문으로 나뉘는데 다만 IT사업부문에 별도 사장을 둬 IT영역에 보다 중점을 두고 있는 분위기다.

SK C&C도 오는 6월 26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SK주식회사와의 합병계약서 승인을 의결한다. 새로 출범하는 합병 회사는 SK 브랜드의 상징성과 그룹 정체성 유지를 위해 SK주식회사를 사명으로 한다.

대림그룹의 지주사 격인 대림코퍼레이션도 오는 7월 대림그룹의 IT서비스업체인 대림I&S와 합병을 진행한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발표 이후 증권가를 중심으로 삼성전자와의 합병설이 꾸준히 제기되는 삼성SDS 역시 합병이 현실화되면 삼성전자라는 사명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사명을 변경한 업체들은 이미 IT사업 외에 비 IT사업을 사업부문으로 두고 있는 상황이다.

동부는 무역사업부문을 별도의 사업영역으로 가지고 있고 SK C&C도 중고차 거래 사업을 하는 엔카와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면서 비 IT사업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찬가지로 삼성SDS도 물류 BPO사업을 주력 사업으로 전개하는 등 비 IT영역에 대한 사업 확대가 진행되고 있다.

이밖에 한화와 지속적인 합병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한화S&C 등 대기업 그룹사들의 지주사 전환 및 사업영역 개편에 따른 IT서비스업체들의 정체성 변화는 보다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그룹의 IT를 지원하는 후방에 머물러 있던 IT서비스업체들이 그룹에서 지주사 등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이 부각되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신사업 발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IT와 이종산업간 융합이 가속화되고있는 만큼 IT서비스업체들이 가진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룹의 신사업 발굴 및 조정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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