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디맨드’ 재해석에 나선 카카오…수익성 확보에 주력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경쟁력 자체 강화가 더 중요하다. 올해는 온디맨드 서비스를 재해석할 수 있는 밑바탕을 만들었고 내부의 경쟁력이 강화되면 수익은 따라올 것이다” 카카오 임지훈 대표<사진>는 27일 제주도 카카오 본사에서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온디맨드 경제(On demand·주문형 경제)’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 9월 카카오 대표에 오른 임 대표는 카이스트(KAIST)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NHN 기획실, 보스턴 컨설팅 그룹 컨설턴트를 거쳐 소프트뱅크벤처스 수석심사역을 지낸 뒤 2012년부터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를 역임했다.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 사람을 보는 시각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 대표는 카카오를 맡으면서 각 부문별 책임과 권한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CXO’라는 조직을 구성했다. 수석부사장(CO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 최고프로덕트책임자(CPO),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모여 있는 형태다. 여기에는 최세훈 전 대표가 CFO로 참여한다. 일각에서는 주요 임원진이 모두 카카오 출신이라는 점, 이석우 전 대표를 최고경영자(CEO) 직속 자문기구로 배치한 점을 근거로 임 대표가 자신만의 색깔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리기도 했다.
이런 시선을 감안해서인지 임 대표는 CXO 조직은 자신이 도입했고 빠른 의사결정을 위한 성택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CXO 모두가 누구나 볼 수 있는 통유리 회의실에서 함께 업무를 보고 있으며 구성원이 잘될 수 있는 체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카카오 직원과의 면담을 통해 얻어진 경험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문제가 있으면 삭히지 않고 곧바로 드러내는 조직문화가 있기 때문에 CXO에게 책임과 권한을 주고 신속하게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
임 대표는 “모바일을 기반으로 사람과 서비스를 연결해 가치를 제공하는 온디맨드에 집중하겠다”며 “사람 중심의 경영과 스타트업 및 비즈니스 생태계 활성화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덧붙여 “지금까지의 모바일 서비스는 기존 PC에서 이용하던 기능을 모바일로 이식하는 초기 단계였다”며 “스마트폰으로 모든 실물경제 활동이 가능해지는 진정한 모바일 시대는 이제부터 시작이고 온디맨드 환경 구축을 통해 과거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카오택시 등 O2O(Online to Offline 온·오프라인 통합) 서비스 진출로 인한 잡음에 대해서는 “상상할 수 있는 O2O는 다 검토하고 있다. 생활의 플랫폼, 모바일을 통해 유저의 액션의 완결을 줄 수 있는 것이 O2O이기도 하다”라며 “사업을 검토하다 보면 다양한 이해관계가 있을 수 있다.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들어서 사업 결정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는 소통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최근 카카오는 고급택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 블랙’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올해 안으로 또 다른 O2O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힌바 있다. 업계에서는 대리운전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관련 업체가 카카오 판교사옥 앞에서 반대집회를 벌이는 등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임 대표의 말대로라면 사업을 검토하기 이전까지의 이해관계 조율은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서비스가 선보이고 난 이후에 최대한 소통하면서 오해가 있다면 풀겠다고 밝혔다.
해외사업에 대해서는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잘할 수 있는 것을 하자는 것이 전략이라고 전했다. 임 대표는 “글로벌 전략이라는 단어가 애매하다. 국가별, 권역별 전략이 다른 것”이라며 “인도네시아 현지 SNS ‘패쓰’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글로벌을 포기한 것은 아니고 이길 수 있는 싸움을 위해 재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는 게임 사업은 “연초에 ‘카카오게임하기’가 시장의 기대를 못 맞춘 것은 맞지만 다행히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것 같다”며 “최근 최고매출 1위부터 10위내에 카카오게임이 6개다. 게임은 카카오가 여전히 잘하는 분야고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카카오 김범수 의장 원정도박설과 뉴스제휴평가위원회 공정성 논란, 인터넷은행 설립인가와 관련해 주주적격성 논란 등 민감한 사항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카카오톡 감청에 대해서도 사회적 질서와 안녕을 유지하기 위해 제한적으로 적법적인 절차 밟아 특정해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정부와 대립하고 있다는 모양새에 대해서는 “사이가 나쁘지 않으며 대립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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