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영 칼럼

[취재수첩] ‘구름’ 올라탄 SW업계, 다시 주어진 기회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이한 국내 빅데이터 플랫폼 전문기업 그루터는 ‘아파치 타조’라는 오픈소스 글로벌 프로젝트를 후원하고 있다.

이 회사는 빅데이터 분산 처리 기술 분야에서 두각을 보여왔고 지난해 미국 지사도 설립하고 오라클 등 글로벌 IT기업과도 협업 관계를 구축했다.

하지만 해외시장 공략은 녹록치 않았다.

최근 이 업체는 아마존웹서비스(AWS) 환경에 최적화시킨 그루터 엔터프라이즈 타조(G.E.T) 소프트웨어(SW)를 서울 리전을 포함한 전세계 AWS 마켓플레이스에 론칭했다.

이를 사용하면 다양한 포맷의 정형, 반정형 데이터를 표준 SQL로 바로 처리할 수 있어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제공하는 만큼, 기업들은 이를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그루터의 고객 기반이 글로벌로 확장됐다는 점이다. 그루터 입장에선 해외 각 국에 지사를 설립하거나 별도의 인력을 배치할 필요 없이 전세계 기업에 자사의 SW를 제공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권영길 그루터 대표는 “빅데이터 관련 기술이나 인력이 없어도 쉽고 싸게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루터의 사례처럼, 클라우드 시대를 맞이하면서 잠재력을 지닌 기술 중심의 SW에게는 해외로 쉽게 진출할 수 있는 관문이 생겼다. 이는 글로벌 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오 있는 국내 SW업계에 매우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이미 국내 많은 SW업체들이 AWS과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의 마켓플레이스에 자사의 SW를 올리고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그루터 이외에도 티맥스소프트와 펜타시큐리티 등이 AWS 마켓플레이스에 자사의 SW를 등록했다.

국내 SW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심지어 정부에서도 ‘SW 중심사회’라는 표어를 내걸고 SW의 중요성에 대해 알리느라 열심이다. 결국 생존을 위해 ‘해외시장공략’은 필수가 됐다. 물론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동남아시아 정도에만 주로 진출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전세계에 인프라를 갖춘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의 등장, 그리고 생태계를 아우르는 마켓플레이스는 SW업체에게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의 마켓플레이스에 등록된다고 해서, 물론 무조건 성공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마켓플레이스에 등록된 또 다른 SW업체들과 경쟁하고, 지속적인 기술 업데이트도 필요하다. 사용한만큼만 지불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기존 패키지 SW로 영업할 때보다 매출도 적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아무쪼록 국내 SW업체들이 클라우드 시대의 또 다른 생존법을 찾는데 이제 과감한 승부수를 고민해야 할 때다.

클라우드 바람이 불면서 국내 SW업체들에게도 한번 더 비즈니스 확장의 기회가 주어졌지만 그 기회의 유효기간이 무작정 길지는 않기 때문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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