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시장 불확실성 증가…IT업계, ‘브렉시트’ 후폭풍에 촉각

2016.06.24 17:42:30 / 박기록 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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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못한 英 브렉시트 현실화, 정부 및 IT업계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예상을 깬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 결과로 인해 EU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은 불가피하게 됐다. 

다만 국내 IT업계의 경우 영국을 포함한 EU지역 전체의 교역규모가 적다는 점에서 이번 브렉시트 투표 결과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시장의 극심한 불안이 궁극적으로 경제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결국 이는 IT업계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영국에서 23일(현지시간)에서 382개 개표소에서 실시된 브렉시트 국민투표 개표 결과, EU 탈퇴가  51.9%, 잔류는 48.1%로 집계됐다. 

4650만명의 유권자중 72.2%가 영국의 EU 탈퇴여부를 묻는 이번 '브렉시트' 투표에 참가했으며 이중 1741만명이 EU 탈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이 1973년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을 결정한 지 43년 만이다.

◆글로벌 금융시장 패닉, 후유증 불가피 = 당초 영국의 언론들과 여론 조사기관들은 투표 마감 직후에도 EU잔류 가능성을 52% 정도로 예상했다. 그러나 막상 개표함으로 열어본 결과, 오히려 '탈퇴'가 '잔류'를 4%차로 역전시키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지기 시작했다. 이날 영국의 파운드화는 1985년 이후 31년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국내 증시도 24일 개장 초기에는 브렉시트 반대가 우세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안정적으로 출발했으나 정오 무렵 브렉시트 찬성이 대세로 굳혀지면서 지수가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보다 61.47포인트 하락한 1925.24에 마감했으며, 수출주를 포함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브렉시트에 따른 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에 종합지수가 1700~1800선까지 후퇴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수출 교역조건에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미치는 원-달러 환율은 1179.9원을 기록해 전일 종가보다 29.7원이나 폭등했다.  원-달러 환율의 불안정성, 즉 변동성이 커지면 그만큼 대외교역 조건의 불안을 야기시킨다는 점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영국의 EU 탈퇴가 우려스러운 것은 궁극적으로 EU시장의 불안정성이 고조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EU시장은 중국, 미국과 더불이 우리 나라의 3대 교역 시장이다. 

브렉시트에 따른 후폭풍은  단기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향후 몇년간 중장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국제 통상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이 EU를 탈퇴하기로 결정했기때문에 기존의 한-EU FTA를 적용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대응책이다. 

다만 영국이 EU 탈퇴하기까지 2년간 유예기간이 적용되기때문에 이 부분에서 당장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나 한-영 FTA의 체결을 위한 준비작업이 완료될려면 최소 1~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발빠른 대처가 요구된다. 

◆문제는 EU시장의 불확실성 = 전문가들은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영국이 아니라 앞으로 EU 회원국들에 미치는 연쇄 효과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외신 등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이번 브렉시트로 인해 'EU의 붕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경제영역에선 사실상 하나의 국가로 인식됐던 EU가 이제 정점을 찍고, 다시 분열의 상황을 맞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스페인, 그리스 등 최근 몇년간 EU내 일부 국가들의 경제 불안과 재정 위기가 EU 회원국 전체로 확산되는 상황이 있었고 이 때부터 EU 회원국간의 탈퇴 논의는 간간히 제기돼 왔다.

여기에 최근 프랑스, 독일 등에서 IS(이슬람국가)를 추종하는 아랍계 이민자들 주도의 테러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난민유입 사태가 지속됨으로써 EU 회원국들의 피로도가 상당히 고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EU와 같은 역내 경제공동체가 지속적인 성장을 하려면 회원국간 경제적 격차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벌어지지 않아야하는데 이미 이를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이 EU 내에서는 상실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뿐만 아니라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등 EU 회원국내 극우정당들도 이미 EU탈퇴를 선거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어 EU 탈퇴의 뇌관은 다른 곳에서도 터질 수 있는 상황이다.  '만약 영국이 근소한 차이로 'EU 잔류'로 결정이 나더라도 EU는 크게 동요하게 될 것'이라고 보는 이유다.

결국  이번 영국의 탈퇴 결정으로 기존 EU를 주도하고 있는 주요 회원국들간의 탈퇴 논쟁이 연쇄적으로 이어질 경우가 우리 정부와 기업으로서는 가장 우려스러운 시나리오다. 

정부는 FTA협상 등 제도적 부분에서의 대응에 나설 수 있겠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을 제어하는 데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기때문이다.

◆IT수출, 최근 EU 시장 고전했는데 더 악화될 가능성 =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EU 교역규모는 한-EU FTA가 공식 발효된 지난 2011년 이래 교역량은 꾸준히 증가했다. 2015년 기준으로 교역규모는 총 1053억 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해 무역적자가 91억 달러로 적자폭은 확대되는 추세이다. 적자폭이 확대된 것은 유럽 경기의 침체가 큰 영향을 미쳤다.

우리 나라의 EU시장 주요 수출품목은 선박, 자동차, 석유제품, 전자기기(평판디스플레이 등), 반도체, 휴대폰 등이다. 자동차, 전자제품은 EU 역내교역 1, 3위 품목에 해당하며 EU 역내 기업들과 시장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1년과 2015년의 대 EU 수출 규모는 비교했을 때 IT주력 제품들은 4년전보다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전자기기는 22억 달러, 휴대폰은 12억 달러 수출이 줄었다.  EU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가뜩이나 고전했던 IT부문 수출의 하락폭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EU시장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IT 수출품목으로 꼽혔던 ICT분야도 현재로선 기대치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으로 EU기금을 활용한 '동유럽 인프라 개선' 프로젝트에 총 3518억 유로 규모의 자금이 책정됐고, 여기에 ICT와 환경및 에너지 분야 시스템의 수요가 클 것으로 예측됐었다. 하지만 이번 브렉시트 여파로  EU 회원국의 추가 탈퇴 논의가 가속화될 경우, 프로젝트가 실행에 옮겨질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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