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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KT는 왜 보안시장을 노릴까?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KT가 보안시장에서 새로운 수익 찾기에 나섰다. 최근에는 USB 형태의 휴대용 보안 플랫폼 ‘위즈스틱(Wiz Stick)’까지 출시했다.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보안업계에 직접 진출하는 방식을 채택한 곳은 KT가 유일하다.

KT는 위즈스틱으로 공인인증서 보호 및 파밍 사이트 접속 차단 등 네트워크 보안을 제공하고, 소규모 기업(B2B) 시장부터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위즈스틱은 방화벽·가상사설망(VPN) 등이 포함된 플랫폼으로, 네트워크에서 인텔리전트 시크리티 플랫폼과 연동된다. KT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를 통해 글로벌 공통평가기준(CC) 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기존 보안시장에서도 공인인증서를 보호하고 파밍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솔루션을 가진 기업들은 셀 수 없이 많다. 특히, 네트워크 보안의 경우 시만텍에 합류한 블루코트를 비롯해 포티넷, 파이어아이, 팔로알토네트웍스 등 글로벌 강자들이 버티고 있다.

그럼에도 KT가 보안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이유는 사물인터넷(IoT)에 있다. 향후 스마트홈·스마트카 등 융합보안분야를 노리겠다는 것. 또, KT의 회선사업과 보안사업을 연계해 수익을 꾀할 복안이다.

위즈스틱에는 제한형 상품이 있다. 이는 고객 니즈에 맞춰 상품화를 하는 방식인데 주요 기능을 이용하려면 KT 회선을 기본으로 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위즈스틱 제거 때 네트워크단에서 인터넷 접속을 차단해주는 네트워크 기반의 네트워크억세스콘트롤(NAC) 기능과 시큐어IP 기능 등을 이용하려면 KT의 인터넷 회선에 가입돼 있어야 한다.

KT는 이러한 기능을 패키지화해 판매하고, 다른 보안업체와 협력해 B2B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위즈스틱 제한형 상품은 회선형 기반으로 연계해 고객 니즈에 맞춰 상품화를 추진할 수 있는데, 구축할 수 있는 사업은 무궁무진하다”며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통합위협관리(UTM) 기능은 제공되나, KT 회선을 사용해야만 네트워크 제어를 원활히 할 수 있는 기능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KT는 위즈스틱을 플랫폼 비즈니스 형태로 가져갈 전략인데, 이는 스마트카를 비롯한 차세대 산업에서 대두되는 보안 분야를 염두에 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위즈스틱은 다중요소인증(MFA)를 지원하고 있다. 단방향 인증이 아닌 쌍방향, 다중 인증이 돼야만 IoT 단말의 보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KT 관계자는 “KT는 물리보안 및 융합보안을 주시하고 있으며 스마트홈·스마트카 등 IoT보안에도 나아가야 할 분야”라며 “향후에는 IoT 보안이 통합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개인이 위즈스틱을 들고 다니면서 인증절차를 거친 후 스마트홈과 스마트카 등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T가 추진하는 IoT 사업에 보안까지 접목시켜 상품화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KT는 위즈스틱을 시작으로 영상 및 물리보안 서비스를 조만간 출시키로 했다.

이처럼 KT가 직접 보안시장에 뛰어들게 되면 기존에 함께해 온 보안회사들과 협력관계가 아닌 경쟁관계로 바뀔 수 있다. 물론, KT는 국내외 보안업체들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네트워크를 형성, 맞춤형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겠다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위즈스틱 내 방화벽·VPN 등은 KT 자체 기술로 제작돼 있다. 위즈스틱에 부가 기능이 추가될수록, 자체적으로 개발한 보안 기능도 늘어날 수 있다. 보안업체들이 가진 빅데이터를 접목하기 위해 협력하는 방향으로 갈 테지만, 중복되는 분야의 중소규모의 보안업체들의 경우 경쟁력을 찾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KT 관계자는 “오픈 API 기반으로 진행하고, 이스트소프트처럼 보안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서비스를 내놓는 등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며 “KT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 “KT가 가진 네트워크 내 트래픽 관련 빅데이터는 다른 보안 사업자들이 가질 수 없는 강점”이라며 “보안업체의 빅데이터와 연계해 고도화시킬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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