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네이버를 보는 일반의 시각은 ‘포털업체’다. 회사명과 같은 인터넷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까닭인데, 앞으로는 이 같은 시각을 바꿔야 할 듯싶다. 네이버가 사내에서 담금질 중인 미래기술을 대거 꺼내보였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기술 공유 컨퍼런스 ‘데뷰(DEVIEW)’에서다.

24일 네이버는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데뷔 행사에서 ▲인공지능 대화시스템 ‘아미카(AMICA)’ ▲로보틱스 ▲자율주행차 ▲음성합성 등 다양한 기술을 공개했다. 일부 기술에선 국내 최고 완성도를 자부했다. 실내 지도를 완성하는 로봇 M1도 공개돼 많은 이들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유럽행 앞둔 이해진 의장 “기술이 경쟁력”=올해 데뷰 행사엔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잠시 얼굴을 비쳤다. 내년 3월이면 그는 네이버 의장직을 내려놓고 유럽으로 떠난다. 라인의 뒤를 이을 성공 아이템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올해 데뷔 행사는 일반적인 공식석상에서 이 의장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자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의장은 이 자리에서 “기술이 경쟁력”이라며 “네이버는 앞으로 기술에 보다 공격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 개발자들을 지원해나가는 데도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 의장은 “지금까지도 회사 인원의 절반은 기술 개발자라 생각하고 지켜왔다”며 “최근 기술 중심의 흐름이 더욱 심해졌다. 앞으로는 기술 싸움으로 바뀔 것”이라고 정보기술(IT) 산업계의 흐름을 언급했다.

이어서 그는 “내부적으로 좋은 기술과 열정이 있다면 TF 컴퍼니를 만들어 외부 투자하고 아이디어를 내서 만들어나가는 좋은 스타트업 투자 행태를 만들겠다”며 “라인 상장은 이를 본격적으로 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마지막으로 “이런 행사를 통해 좋은 기술 스타트업이 나왔으면 한다”며 “기술 개발로 해외에 나가는데 힘이 돼 주고 싶다”고 말한 뒤 연단을 내려갔다.

◆수면위로 올라온 네이버의 미래기술 ‘프로젝트 블루’=데뷰 기조연설을 맡은 송창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프로젝트 블루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맡았다. 이날 ▲대화시스템 아미카(AMICA) ▲자율주행 ▲로보틱스 ▲통역앱 파파고 ▲브라우저 웨일 등 프로젝트 블루의 연구 상황이 공개됐다.

AMICA는 기기가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고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대화형 인터페이스(사용자환경)를 제공한다. 네이버가 그동안 축적해온 딥러닝, 음성인식, 음성합성 연구의 결과물이다. 기기와 메신저에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개발자용 API(응용프로그램개발환경)도 제공할 계획이다.
 
중장기 프로젝트인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연구도 주요 기술로 소개했다.

현재 자율주행의 경우 ‘인지’ 분야에 주목해 정밀한 물체 인식, 상황 판단 등을 연구 중이다. 송 CTO는 “작년부터 연구 개발했고 올해 본격적 진행 중”이라며 “레인(차도)별로 지도를 만들면서 사물을 실시간 인식한다” 설명했다.

로봇을 통한 정확한 실내 지도 구축 기술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랩스에서 개발 중인 로봇 M1이 공개됐다.

그 외에도 통역앱 파파고, 자연스러운 음색을 구현한 음성합성 기술과 인지기술의 성과인 국제 챌린지 VQA 2위 수상, 수년간 축적해온 웹엔진 기술을 적용한 네이버의 브라우저 웨일(Whale)의 티저 등도 소개했다.
 
송 CTO는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반 기술 강화에 집중할 예정이며 기술력을 한 단계 더 높이 이끌어내기 위해 여러 기업들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국내외 우수 인재들도 적극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활 속 네이버’ 목표=송 CTO는 네이버의 기술 개발과 관련해 ‘앰비언트 인텔리전스(Ambient Intelligence)’라는 개념을 들었다. 생활환경지능이라는 말로 사용자의 상황, 사용자 자체를 잘 인지해서 사용자가 요구하지 않아도 필요한 서비스를 적시적소에 제공한다는 뜻이다.

네이버는 앞서 소개한 기술을 통해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들 계획이다. 이 가운데 자율주행 기술은 차 자체가 플랫폼이 될 것이라 보고 뛰어든 것이다. 네이버 측은 기술 소개 영상을 통해 “차 자체가 정보를 주고받는 주체가 된다. 그 안에서 네이버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아질 것”이라며 기술 개발 취지를 설명했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2013년 설립한 기술연구조직 ‘네이버랩스’에서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기술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조직을 별도 법인화할 계획이다. 기술 개발의 속도를 높여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간다는 방침이다.

새롭게 구성될 법인은 이사회의 승인 절차를 거쳐 내년 초 출범을 목표하고 있다. 송창현 CTO가 신설 법인의 대표이사와 네이버 CTO를 겸직하게 될 예정이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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