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3개월만에 은행에 금융봇 공급…“채팅봇 업계 최고 될 것”
[2016 연중기획 / 금융IT 혁신기업] 머니브레인 장세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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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가 국내 금융시장을 뒤흔든 지 1년이 넘어섰다. 새로운 시장이 열리면서 스타트업 등 신생업체들의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동안 꾸준히 금융IT시장에서 제 역할을 해 온 전문업체들도 핀테크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디지털데일리의 금융IT 전문 미디어서비스인 디지털금융(www.fnit.co.kr)에서는 금융IT 전문기업으로서 새로운 핀테크 시대에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업체들을 꾸준히 발굴, 취재할 계획이다. <편집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지난달 28일 NH농협은행 일대일 카카오톡 채팅을 통해 금융업무 상담을 해 주는 금융봇(bot) 서비스를 출시했다. ‘NH농협은행 금융봇(bot)’ 서비스는 카카오톡 기반의 채팅 자동상담 서비스로, 상품안내, 자주 묻는 질문(FAQ), 이벤트안내, 이용시간 안내, ‘올원뱅크’ 바로가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IBK기업은행, 신한은행 등이 금융봇 도입을 위한 기술검증(PoC)를 진행 중인 가운데 농협은행이 국내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금융봇’ 서비스를 내놓자 시장은 화들짝 놀랐다.
NH농협은행에 금융봇 서비스를 공급한 ‘머니브레인’이란 회사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머니브레인은 지난 7월 창업한 새내기 스타트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 3개월 만에 보수적인 은행권에 시장에서 아직 ‘검증’ 중인 금융봇 서비스를 공급한 것이다.
이는 머니브레인을 이끌고 있는 장세영 대표가 첫 창업인 2005년부터 인공지능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장세영 대표는 2005년 5월 ‘페이지온’이라는 인공지능 기반 UCC 회사를 창업했다. 인공지능 에이젼트 ‘아이봇’을 선보이며 인공지능 기반의 서비스 시험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코스닥 상장업체에 회사를 M&A 시키며 성공적으로 엑시트(EXIT)한 장 대표는 이후 IT서비스기업인 SK C&C(현 SK)와 금융IT전문 기업 핑거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SK C&C와 핑거에선 금융 시장을 대상으로 개발을 담당한 바 있다. SK의 넥스코어와 핑거의 ‘오케스트라’ 등 핵심 솔루션을 거치며 인공지능과 금융시장을 결합하기 위한 토대를 여러 회사를 거치며 습득한 것.
그럼에도 장세영 대표는 “(채팅봇에서)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해줄 것이란 기대는 버려야”라고 얘기한다. 순차적으로 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접근하고 향후 고도화하는 것이 맞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인공지능에 대한 업계와 금융권의 생각의 수준 차가 크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금융봇이 할 수 있는 것은 ▲금융업무 ▲상품추천 및 가입 ▲고객상담으로 정리된다”며 “금융업무와 상품추천 및 가입은 시나리오 적용을 통해 가능하지만 상담업무의 경우 많은 고민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IBM과 일본 미즈호 은행의 인공지능 협업 사례를 예로 들었다. IBM과 미즈호 은행은 인공지능 ‘왓슨’을 금융서비스에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했는데 결과적으로 상담원이 고객과 응대하는 과정에 왓슨이 상담원 모니터 하단에 조언과 자료를 띄어주는 수준에 그쳤다. 금융봇을 통한 독자적인 자동화 상담에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 낸 것.
하지만 여전히 국내 은행권에서도 금융봇을 고객상담 업무에 도입하려 하고 있다. 장 대표는 “큰 방향에서 금융사들의 접근은 고객 상담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고객 상담은 기술적으로 시간은 걸린다. 단순히 질의응답에 대응하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금융고객의 전화상담 중 많은 부분이 ‘공인인증서’ 사용과 관련해서인데 이는 상담원의 ‘답변’이 아니라 ‘업무’ 수준에서 이뤄져야 하는 일이다.
금융봇에 인공지능이 도입되고 있다곤 하지만 정확하게는 딥러닝, 머신러닝 기법이 적용된다. 이는 학습된 수준에서 답변을 찾아주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인공지능 수준에선 상담원을 대체할 수준의 금융봇 구현은 어렵다는 설명이다. 장 대표는 금융봇이 대체 가능한 버위에 대해 “서비스 조회 등 정해진 업무는 70% 전환이 가능하지만 고객응대는 10-20% 정도 대체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권 적용을 위한 서비스는 진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존 쇼핑몰 등에 도입된 채팅봇은 메뉴방식이 일반적이다. 고객에게 4지 선다형으로 메뉴를 제기하고 고객이 이 중 하나를 선택하면 다음 질의응대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농협은행의 경우 메뉴방식에 자연어 입력을 결합했다.
장 대표는 “상품조회를 위해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메뉴기반으로 안내가 나오더라도 갑자기 대출 상담을 받고 싶다고 텍스트로 입력하면 대출안내로 연동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채팅봇은 시나리오 기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1에서 4까지의 숫자를 선택하라는 응답 다음에 텍스트를 입력하면 오류로 인식한다.
자연어 검색이 가미된 금융봇에는 향후 “간단한 조회, 상품추천 가입, 상담 고도화 등의 기능 업그레이드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머니브레인은 11월 중으로 ‘주문봇’을 선보일 계획이다. 서울 지역 내 주요 프랜차이즈와 유통업체와 손잡고 채팅으로 주문과 결제까지 완결되는 모델을 론칭할 계획이다. B2C 시장에서 ‘금융봇’과 ‘주문봇’으로 공략할 계획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채팅봇 시장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다.
장 대표는 “구글, 애플과 경쟁하긴 힘들다. 다만 우리는 챗봇을 제일 잘 만드는 회사가 될 것이다. 지금은 플랫폼을 개발해서 제공하지만 향후에는 챗봇 서비스에 특화된 업체로 세계에서 중 제일 잘 만드는 회사가 되고 싶다. 또 우리가 가진 서비스를 ‘글로벌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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