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인 코리아 안 통해”…국내 SW업계, 정부에 대책 촉구
-미래부, GCS 사업 성공 위한 ICT 정책 해우소 개최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는 통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해외시장 진출의 저해 요소입니다”
국내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메이드 인 코리아’를 버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일본시장을 공략하려면 조인트 벤처나 인수합병(M&A)을 통해 현지 제품화해서 내놓아야만 성공을 모색할 수 있다고 했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 이하 미래부)는 최재유 2차관 주재로 지난 16일 누리꿈스퀘어에서 2차 글로벌 창조소프트웨어(Global Creative SW, 이하 GCS)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제38차 정보통신기술(ICT) 정책 해우소’를 개최했다.
이번 정책 해우소에서는 올해 GCS사업 신규과제에 선정된 국내 SW기업 대표들과 역대 GCS 선정기업 대표, 유관기관 및 SW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SW기업들은 해외사업 추진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쏟아내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했다.
◆“한국을 버려야 산다”=이날 기업들은 정부에게 ▲SW기업 간 M&A 활성화 ▲기술개발 자금 외 해외진출을 위한 마케팅 비용 지원 확대 ▲해외진출 위한 정부의 레퍼런스 확대 ▲외국기업과의 조인트 벤처 활성화 방안 등을 요구했다. 또, 일본은 세법이 엄격하기 때문에 법률 교육 등을 실시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들 기업들이 조인트 벤처, M&A 지원에 대해 언급한 이유는 ‘메이드 인 코리아’를 버리고 현지화해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고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윤두식 지란지교시큐리티 대표는 “일본, 유럽, 미국 등에 진출하다 보면 ‘메이드 인 코리아’가 마이너스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일정 규모와 안정적 영업·마케팅을 갖춘 현지업체를 인수하고, 그 회사 이름으로 진출하려는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 문제 등으로 M&A가 쉽지는 않기 때문에 펀드 등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 M&A 관련 장기적 플랜을 세웠으면 한다”며 “지금부터라도 성공사례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SW기업들은 일본시장을 주목해야 한다는 데 상당수 동의했다. 중국·동남아 시장보다 일본 시장의 가능성이 더욱 크다는 것. 일본의 경우 자체 SW 기술력은 한국보다 떨어지지만 제 값을 쳐주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문제는 일본에서 혐한 분위기가 확대되고 있고, 이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메이드 인 코리아’로 판매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백준 틸론 대표는 “일본은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SW 회사가 거의 없고, 기술 수준도 높지 않아 유능한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떨칠 수 있다”며 “하지만 일본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로 판매하기 점점 더 불가능해지고 있어,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주문자상표부착(OEM) 형태로 진입하도록 지원 방향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대표는 “일본 전시회에서 7살짜리 아이가 한국사람은 왜 일본사람을 싫어하냐고 묻는 것을 본 후 메이드 인 코리아를 끝까지 고수할 필요가 없겠다고 느꼈다”며 “연초에 이렇게 시각을 바꾸자 시장 반응이 달라졌고, 비즈니스 성과가 도출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 대규모 전시회에서 ‘한국관’에서 마케팅을 하는 것보다 기업들의 독립 부스를 개별적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조인트 벤처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지창진 시스트란인터내셔널 대표는 “조인트 벤처를 기업들이 일대일로 구축하기 어렵다”며 “2~3개 기업이 조인트 벤처를 만드는 형태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고 투자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을 보탰다.
◆글로벌 성공 가속화 위한 GCS 사업 개편 추진=이와 함께 GCS 사업 개편 방향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이날 참석한 기업들은 GCS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GCS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핵심과제인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및 K-ICT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미래부가 중점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유관기관, 전문가들은 성과분석 결과를 토대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에 따른 글로벌 기술·시장의 변화에 맞게 GCS 사업도 추진돼야 한다고 했다.
우선, 지원자격 요건을 완화한다. 현행 기준은 SW 관련 매출 30억원 또는 수출 3억원 이상으로 제한돼 있다. 이러한 조건에 미달하지만 글로벌 성장이 가능한 순수 SW기업,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기업, 고부가 첨단기술 집약 기업 등도 집약할 수 있도록 개편하기로 했다.
이에 순수 SW 매출 10억원 이상 기업, SaaS 매출 5억원 이상 기업, 보유한 기술가치 평가액 100억원 이상 기업들은 GCS 사업에 지원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품목지정형 자유공모 방식도 적용된다. 글로벌 경쟁우위가 가능한 분야에 대한 트렌디 아이템을 지정하는 품목지정형 자유공모 방식을 추가하고, 완전 자유공모와 함께 투트랙으로 운영하자는 것이다.
이 외에도 ▲기술분야에 따라 일부 예외적으로 최대 3년 사업기간 허용 ▲소규모 SW기업 위한 3억원 미만 과제 확대 ▲순수SW 과제와 산업특화 SW 솔루션 구분, 비율 정해 지원 ▲정부과제 졸업제 도입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정부과제 졸업제는 GCS처럼 사업화 과제와 관련한 경우, 최근 5년간 정부 지원 누적액이 60억원을 넘으면 지원할 수 없다는 규정이다.
2014년부터 시작된 GCS 사업을 위해 올해까지 3년간 정부 출연금 789억7000만원이 투입됐다. 경제적 성과는 국내 매출액 266억2000만원, 해외 수출액 204억6000만원이며 기술적 성과는 기술개발건수 216건(글로벌화 기술 99건 포함), 특허출원 129건, 특허등록 21건을 달성했다. 신규 채용 수는 170명이며, 471명은 전문 인력으로 양성됐다. 투자수익률은 67.5%에 달한다.
또, 마이다스아이티는 건설분야 솔루션을 기반으로 2019년까지 699억원 규모의 수출이 계획돼 있으며 이노룰스는 금융분야 업무 패키지 SW를 통해 내년까지 173억원 규모의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영표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SW CP는 “R&D 과제는 종료 후 2년 후부터 본격 성과가 나오는데, 사업화 이전부터 부분적 사업성과가 이정도면 2~3년 후에는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며 “미래부의 ICT R&D 사업의 투자수익률은 25%인데, GCS 사업은 67.5%에 달하며 올해 과제 종료된 사업 중에는 81% 투자수익률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최재유 미래부 2차관은 “GCS 사업은 미래부 지원사업 중 브랜드 가치가 높은 사업으로 책임감과 함께 자부심을 갖고 과제수행에 노력해 주기 바란다”며 “정부에서 발표한 지능정보사회 종합대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인공지능(AI), ICBM(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등 SW분야에서 뒷받침을 잘 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제기된 의견들은 향후 GCS사업 추진과 개편방안 수립에 적극 반영할 것이며, 정부는 SW 산업계가 역량을 발휘하고 글로벌 성공사례를 많이 만들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부연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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