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AI & 4차 산업혁명③] “전산업에서 AI 요구” IT서비스업계, 발빠른 대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지난해 3월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한국의 이세돌 9단을 상대로 바둑 대국을 펼쳐 5대 4로 이긴 후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열풍이 본격화됐다. 구글의 알파고는 그동안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접하던 인공지능이 생각보다 일찍 우리 곁에 다가와 있음을 알려준 하나의 사건이었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지금 인공지능은 전 산업에 그 위세를 떨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1월 19일 개최된 ‘CES 2017’(세계가전전시회)에서 글로벌 IT기업들은 저마다 인공지능 기반의 비서 서비스 등을 경쟁적으로 선보이며 실제 상용화된 인공지능 서비스를 내놓기 시작했다.
◆인공지능 시장 진입하는 IT서비스업계=IT서비스업계에서도 시장의 이 같은 조류를 예의 깊게 주시하고 있다. IT서비스가 IT와 산업의 융합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인공지능은 기존의 빅데이터 분석을 발전시킨 연계 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IDC의 ‘2017년 10대 예측’에 따르면 인지 및 인공지능 영역은 독자적인 시장 구축보다는 모든 영역 및 기술과 연계돼 새로운 가치 창출의 중심이 되고 있다. 특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사물인터넷(IoT)에 연관된 프로젝트 및 사업 영역에는 진화된 머신러닝과 더불어 인지 및 인공지능 분야가 필수 영역으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제품은 물론 새로운 산업의 파생이 예상된다는 것.
EY도 인공지능은 산업 내 각종 규제나 예측불허의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줄 신기술로 꼽았다. 규제 및 환경의 변화를 스스로 학습하고, 돌발 상황이 발생해도 과거의 경험에 기반해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기업들의 위기 관리 측면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성도 높다. IDC의 최근 연구 보고서(Worldwide Semiannual Cognitive/Artificial Intelligence Systems Spending Guide)에 의하면, 전세계 인지 및 인공지능(Cognitive/AI) 시스템 시장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연평균 55.1%의 성장세를 보이며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양한 산업에서의 광범위한 도입으로 시장 규모는 2016년 80억달러에서 2020년 4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빠르게 인공지능 서비스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금융시장이다. 금융의 경우 기존 금융 차세대시스템에서 보듯 다양한 고객 맞춤형 금융 상품의 빠른 설계와 고객 편의 서비스 제공이 가장 필요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미 고객 데이터와 금융 빅데이터를 분석해 개인별 투자 포트폴리오와 상품을 추천하는 온라인 자산관리서비스인 ‘로보 어드바이저(로봇+어드바이저)’가 등장한지 오래다.
◆금융시장에서도 AI주목=국내에서도 지난 2015년 6월 금융위원회가 ‘금융권 빅데이터 활성화 방안’ 발표 등을 통해 인공지능 기반의 자산관리서비스인 로보어드바이저의 단계적 허용 등을 추진한 바 있다.
글로벌 시장도 마찬가지다. 싱가포르 개발은행(DBS)은 자산관리 업무에 인공지능을 이용해 우수고객에게 맞춤형 투자 자문과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투자자문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미국 2위 자동차 보험사인 게이코(GEICO)의 온라인 고객 대상 24시간 상담 및 보험 가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핀테크 영역에서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투자 자문업에 도전하고 있으며, 트레이딩 영역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예를 들어 모 증권사의 경우 인공지능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글로벌 원자재 뮤추얼 펀드를 출시해 투자자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프로그램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보다 정확한 위험 및 투자수익률을 예측할 뿐만아니라,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전세계의 다양한 투자 대상을 스스로 발굴해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장점이 있어서다.
인공지능과 금융서비스가 융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SK㈜ C&C는 AIA 생명의 한국지점과 ‘SK㈜ C&C사업의 인공지능 Aibril(에이브릴)과 건강관리 프로그램인 ‘AIA 바이탈리티(Vitality)’를 활용한 고객 중심의 디지털 통합 건강관리 플랫폼 공동 개발 협력 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MOU를 통해 SK㈜ C&C사업의 왓슨을 활용한 인공지능 ‘Aibril(에이브릴)’과 아태지역 최초의 과학적 건강관리 프로그램인 ‘AIA 바이탈리티(Vitality)를 결합시켜 고객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고객이 스스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게 함으로써, 흡연, 음주, 나쁜 식습관, 운동부족 등에서 오는 주요질병에 대한 위험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는 IT서비스업체와 보험사가 만나 헬스케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한 사례로 꼽힌다. 인공지능 기반의 헬스케어를 통해 건강관리 시장을 개척하는 동시에 보험사에겐 고객의 건강관리를 통한 지능화된 생애주기 관리 및 보험료 산정 등에 이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IDC에서 고객 인사이트 및 분석(Customer Insights and Analysis) 연구조사를 이끄는 제시카 고퍼트(Jessica Goepfert) 프로그램 디렉터는 “단기적으로 인지시스템은 뱅킹, 증권 및 투자, 제조업 등의 산업에서 기회가 있다”면서, 이러한 산업들에서는 비정형 데이터가 풍부하고 그에 따른 통찰력이 요구되는 만큼 혁신적 기술에 대해서도 좀더 개방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인지시스템의 가치제안은 기업 임원들의 주된 우선사항과 같은 선상에 있다. 예를들어, 인지 기술은 뱅킹 산업에서 사기를 감지하고 방지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다. 반면, 제조업의 경우 경연진들의 주된 계획이 제품 품질개선이었는데, 이 경우 인지시스템은 제품 사양의 역학적 변화를 인식하고 이에 따라 생산이 품질 목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대응케 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팩토리, AI만나 진화 = 제조업의 경우 인공지능에 기반한 스마트팩토리의 지능화가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팩토리는 기계끼리 대화를 통해 최적의 공정을 구현해낸다.
스마트폰을 만드는 공장을 예로 들면 기존에는 제조 공장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어느 정도의 공정을 거친 단계의 제품이 나와야만 불량 여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불량품이 발견될 때까지 수백, 수천 개의 똑같은 불량품이 나와도 이를 발견하기 힘든 구조다. 하지만 인공지능에 기반한 스마트팩토리에선 공정별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최적의 공정을 구현해낸다.
공장 내 조립 기계들이 저마다 부착된 센서를 활용해 서로 대화하고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문제점을 교정한다. 인공지능을 통해 스마트팩토리가 '살아있는 공장'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삼성SDS의 경우 최근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인 ‘넥스플랜트(Nexplant)’를 출시하기도 했다. 넥스플랜트 솔루션의 가장 큰 특징은 제조 공정에 인공지능 기능을 적용, IoT(사물인터넷)를 통한 설비의 센서 데이터를 수집·분석, 제조 설비 상태를 실시간 진단하고 문제점을 신속히 파악하고 해결함으로써 생산 효율을 극대화 해준다는 점이다. 넥스플랜트를 적용하면 설비 이상·제품 불량을 유발한 핵심 인자를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반의 분석을 통해 자동 검출함으로써 10분 이내로 대폭 줄일 수 있게 된다.
즉 넥스플랜트 솔루션은 인공지능(AI)기능 탑재로 불량을 일으키는 요인을 손쉽게 자동으로 파악해주고 해결 우선순위를 추천해줌으로써 엔지니어가 해당 설비 문제를 조치 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인공지능을 통해 기존의 쇼핑 패턴도 확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의 활동 데이터(제품 검색, 비교, 구매 패턴)에 인공지능을 접목해 혁신을 꾀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적용되면 소비자들은 개인별・연령대별・성별로 맞춤 소비가 가능해진다.
가령 쇼핑몰에서 구두를 산 소비자는 쇼핑몰에서 제공하는 쇼핑패턴 앱을 설치하면 인공지능이 내장된 이 앱은 소비자의 구매 패턴, 시기등을 파악해 저장했다가 구매 시기가 다가오면 안내 메시지를 보낸다. 동시에 소비자가 선호하는 상품, 쿠폰, 매장 정보 등을 보내준다. 상품의 특징을 설명해 주거나, 고객이 찾는 물건의 위치를 알려주고, 카페에서 주문을 받기도 한다.
◆생활 곳곳으로 침투하는 AI=인공지능은 행정, 치안, 교통 등 공공분야에도 접목이 가능하다. 호주 특허청은 특허업무에 인공지능을 결합시켰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CCTV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이미지와 패턴을 인식해 자동차, 사람, 동물, 이상 행동 패턴을 자동으로 인식해 처리하기도 한다. 특히 인공지능은 자율주행 자동차와 교통 인프라의 진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귀네트카운티 공립고교는 교육과정에 왓슨 인공지능을 도입 한 후 3년 만에 졸업률을 70%에서 77%로 높였다. 인공지능이 학생의 학업 성과와 적성, 학습 스타일, 교재에 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학생 개개인 맞춤형 교육 과정을 제공한 덕분이다.
생명을 다루는 의료 분야는 국내에서도 인공지능 접목이 본격화되고 있는 분야다. 인공지능 기술은 난치병 진단과 치료 방법을 조언하고 오진율을 급격히 낮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의 결합으로 과거 수십만 건의 연구논문, 수백만 명의 환자 기록 등을 기반으로 환자 증상과 영상 데이터를 분석해 적합한 치료법을 제공해준다. 인공지능을 이용해 진단을 내리는 미국 5개 병원의 암 진단 정확도는 80%를 넘어섰다.
SK㈜ C&C는 왓슨 기반의 인공지능 ‘Aibril(에이브릴)’을 통한 감염병 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추진 중이다. KU-MAGIC 연구원의 감염병 전문가(의료진)들과 협력해 ▲감염병 관련 진료∙연구자료 ▲국내외 의학논문 ▲최신 감염병 정보 ▲의약품 자료 등을 수집하고 Aibril(에이브릴)에 의료전문 빅데이터 트레이닝을 진행한다.
법률 분야도 이미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법률 분야의 인공지능은 수천 건의 관련 판례를 ‘머신러닝’을 통해 분석한 뒤 가장 적절한 대응방안을 제시해준다. 법원의 판례 추이를 분석하는 프로그램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발전할수록 이를 활용하는 법률회사의 경쟁력은 강화되고, 이를 이용하는 고객의 서비스 이용 비용은 줄어들 것이다.
엔터테인먼트에서도 AI의 접목이 이뤄지고 있다. SK㈜ C&C와 SM엔터테인먼트는 인공지능 왓슨 기반의 ‘Aibril(에이브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양사는 프로토타입 공개를 시작으로 ‘SM-Aibril(에이브릴)’이 보다 다양한 생활 밀착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국내 기업의 콘텐츠와 서비스 플랫폼, 디바이스들을 하나로 묶으며 인공지능 엔터테인먼트 산업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편 IDC에 따르면 지난해 인지/인공지능 시스템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산업은 뱅킹과 소매이며 그 다음으로 헬스케어와 조립제조 부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 산업은 2016년 전세계 인지/인공지능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뱅킹과 소매 부문은 각각 약 15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헬스케어와 조립제조 분야는 2016-2020 전망기간 동안 가장 큰 매출 증가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각각 연평균 성장률이 69.3%, 61.4%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 공정제조 부문 또한 전망기간 동안 상당한 성장세를 보일 예정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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