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에 SW교육 필요성 이해가 급선무, ‘단순 코딩’ 교육 의미 없어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뉴스나 신문에 연일 코딩 얘기가 많이 나오면서, 소프트웨어(SW) 교육이 중요한 건 알겠는데 당장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다른 과목처럼 선행학습을 위해 일단 컴퓨터 학원을 가서 등록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수학, 영어학원에 SW학원이 추가됐다는 느낌이 든다.(학부모 신혜인씨)

“SW교육을 통해 창의력, 탐구력을 늘리려는 기본 취지를 살리려면 우선 평가를 없애야 한다. 상대평가로 줄 세우는 순간 코딩 교육은 절대 즐거운 실습이 되지 못한다. 특히 SW특기자전형은 사교육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대입방식의 하나이기 때문에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성균관대학교 학생)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송희경 의원(자유한국당)이 주최하고 (사)한국정보통신기술사협회와 (사)한국컴퓨터교육학회가 공동 주관한 ‘아이들 미래, 코딩해볼까?-초중고 SW교육 의무화 대비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이다.

SW교육 의무화로 사교육 우려, “학생-부모 부담 사실”=내년부터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선 SW교육이 의무화되는 만큼, 학생과 학부모, 관련 업계의 관심이 높지만 정작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간담회는 SW교육 의무화 정착을 위한 현장 목소리 청취와 제도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약 250여명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대부분이 사교육에 대한 우려와 수준 높은 전문 교원 양성, 기반 인프라 확충 등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았다.

송희경 의원은 “4차산업혁명시대에 SW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만큼,  SW 교육 이수 시간 확대, 내실 있는 교사 양성 등을 통해 아이들의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미래의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드 등이 우리나라에서 나올 수 있도록 한걸음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지난해 11월 ▲SW교육 기본계획 수립 ▲SW교육 이수시간 확대 ▲교원 연수 및 국제 교류 지원 ▲교육전담기관 지정 등의 내용을 담은 ‘SW교육지원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날 발제를 밭은 오영배 수원여대 교수는 “미국이나 프랑스, 독일, 인도, 이스라엘과 같은 국가에선 이미 SW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필수과목으로 지정한 경우가 많다”며 “영국은 만5세, 인도는 초등학교 2학년부터 코딩을 배운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15년 교육과정 개정으로 초등학생은 오는 2019년부터 17시간 이상, 중학생은 2018년부터 34시간 이상 SW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고등학교는 2018년부터 기존 심화선택 과목에서 일반선택 과목으로 바뀐다. 하지만 초등학생의 경우는 2년 간 17시간, 중학생은 3년 간 34시간 이상의 교육시간이 정해져 주당 0.13시간~0.25시간에 불과한 실정이다.

오 교수는 “최소 1주일에 1시간 이상으로 SW이수시간을 늘려야 하며, SW교육과정 체계화와 SW교육평가, 투자 성과 평가 지표 등이 콘텐츠 확충, 교사 양성 등이 시급하다”며 “또 SW교육에 대한 과도한 사교육 변질 우려도 있는 만큼 학부모와 학생들에 제대로 된 이해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후 진행된 토론회에서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신혜인씨는 “수학, 영어에 SW학원이 추가된 것 같아서 학부모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아이들 역시 3주밖에 안되는 여름방학에 SW캠프 등이 추가되면 가족끼리 여행 한번 가기도 어렵다. 공부량을 줄여야 한다. 미래도 좋지만 현재가 괴롭다”고 토로했다.

그는 “방과 후 수업에서도 SW선생님들의 수준에 믿음이 안 가고, 학교 인프라도 너무 열악하다”며 “또 SW교과서도 나온다고 하는데, 학부모는 아직 목차도 모른다. 정책을 추진하면서 정보공개를 그때 그때 해 달라”고 말해 청중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학생 대표로 참석한 용인외고 1학년 황종호 학생은 “코딩이 중요하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코딩이 미래 희망하는 직업 등과 어떻게 연관이 되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SW교육과 함께 토익이나 토플처럼 객관적인 평가기준을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교육이수시간 확대, 전공 교사 통한 SW교육 수준 점검 필요=제물포중학교 정보 담당 조수연 교사는 “교과 역량을 갖춘 정보교사 확보가 중요하다”며 “2020년까지 중학교 정보, 컴퓨터 교원 618명을 확보한다고 하는데, 이중 절반 이상이 전공자가 아닌 만큼, 민간 등과 연계한 교사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쉬운 것과 어려운 것을 가르치는 교육 내용의 수준 점검과 함께 초·중·고가 연계된 표준 교과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현웅 핸즈온캠퍼스 대표는 “원래 SW교육이 굉장히 재미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컴퓨터 앞에만 머물러 있다”며 “특히 경쟁이 아닌 함께 만드는 것이 즐겁다고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SW교육은 무엇을 더 배우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더하고 사물과 소통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같은 의견에 대해 남부호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은 “2015 교과과정 개정은 교사가 바뀌고 아이가 꿈을 키울 수 있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기르는 것이 목적”이라며 “교사들을 대상으로 직무교육과 심화연수를 실시하는 등 앞서 지적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또, 2016년 11월 기준 컴퓨터실이 없는 172개 학교 중 69개교에는 2020년까지 연차적으로 설치를 완료하고, 103개교에는 특별실 등 대체 시설에서 태블릿, 노트북PC 등을 활용한 SW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상학 미래창조과학부 SW정책관(국장)도 “사교육, 선행학습을 통한 SW교육만으로는 결코 대학에 갈 수 없도록 할 것”이라며 “SW에 소질이 있고 관심있는 학생들이 공교육만으로 SW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중석에 있던 학생, 관계자 등은 교육부 등의 대안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성균관대 행정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정은 학생은 “SW과목이 국영수급의 내신 평가에 포함되면 그때부터 절대 즐겁지 않게 된다”며 “성대의 경우에는 16학번 기준 SW교양과목을 필수 이수해야 하는데, 대부분이 수업시간에 졸거나 게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과 중고교 SW교육이 다르겠지만, 수업을 들은 대부분 학생들은 왜 코딩을 배워야하는지 회의감이 든다고 말하더라”며 “SW교육이 왜 필요한지 먼저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인도 주재원 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는 권기철씨는 “주요 글로벌IT업체의 30% 이상이 인도 사람인 것을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막상 가서 보니 교육도 중요하지만 인도 특유의 컴퓨팅적(알고리즘) 사고가 기반이 된 것 같더라”며 “또 코딩을 통해 어떻게 하면 소득이나 격차 등 해결할 수 있을지 사회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송희경 의원은 “SW교육은 ‘코딩’이라는 도구를 통해 ‘사고력’을 배우는 과정”이라며 “이제 의사나 과학자들도 컴퓨팅 파워를 업무에 활용해야 하는 시대가 온 만큼, SW교육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정책적인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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