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관련 소식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이미 호기심 과학의 범주를 넘어선지 오래다. 금융, 의료, 제조, 교육 등 각 산업 분야에서 AI와 결합한 혁신적인 서비스 모델이 제시되고 있다. 구글의 인공지능 프르그램 알파고와 이세돌 9단간의 세기의 대결이 펼쳐진지 1년만이다. 

이미 AI는 금융산업에선 ‘로보 어드바이저’, ‘챗봇’등 금융상담 서비스, 전자산업에선 IoT(사물인터넷)과 결합, 의료분야에선 환자 진단과 원격치료, 제조업분야에선 ‘스마트 팩토리’등 각각의 진화 모델로 나타나고 있다. 

반신반의하면서 한 발짝 비켜서있던 전문가들도 이제는 “AI발 지각변동을 현실로 받아야들여야 할 시점이 됐다”는 평가를 내린다. AI를 4차 산업혁명(Industry 4.0)의 핵심 키워드로 꼽는 이유다. 

IT산업도 AI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소프트웨어(SW), IT서비스, 보안, 인터넷, 게임 및 콘텐츠 등 IT 각 분야에서 AI와 연계한 모델이 제시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2월 스페셜리포트의 주제로 ‘AI와 4차 산업혁명’를 정하고, 5회에 걸쳐 각 IT분야에서 제시되고 있는 AI 대응 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

<글싣는 순서>

[S리포트/ AI & 4차 산업혁명①] 대세가 된 인공지능(AI), IT산업이 움직인다    
[S리포트/ AI & 4차 산업혁명②] 국산 SW업계, ‘챗봇’으로 물들다
[S리포트/ AI & 4차 산업혁명③] “전산업에서 AI 요구” IT서비스업계, 발빠른 대응 
[S리포트/ AI & 4차 산업혁명④] ‘생활 속 AI’…네이버 미래 구상은?
[S리포트/ AI & 4차 산업혁명⑤] “무조건 당하지는 않겠다” AI에 희망 품은 보안업계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어느 날 장자(莊子)는 꿈을 꾼다. 놀랍게도 나비가 된 자신의 모습을 본다. 꽃밭 이곳 저곳을 자유롭게 날라 다닌다. 그러나 꿈에서 깨보니 더 이상 나비가 아니었다. 스스로 생각하기를 ‘내가 본래 진정한 나인가, 꿈속의 나비가 나인가'. 잘 알려진 호접몽(胡蝶夢)의 내용이다.

BC 3세기, 혼란스러웠던 춘추전국시대를 살았던 장자. 불우했던 그가 생각했던 ‘실존’과 ‘이상’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마도 호접몽처럼 꿈속에서나 가능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요즘 얘기되고 있는 AI(인공지능)은 꿈이 아니라 ‘실존하는 나비’다. 분명히 현실에 실재하며 인간의 모습을 하고, 인간의 역할을 수행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인간의 능력치를 훨씬 뛰어넘는 능력을 갖게 될지 모른다.

AI의 역할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역할(한계)을 대체’하는 것이다. 사람을 대신해서 힘들고 어려운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물론 현단계에선 AI가 가져올 부작용과 폐해를 미리 걱정하기보다는 긍정적인 효과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험해보지 못한 길을 가는 것이다. 

◆불붙는 AI 융합 모델…설레는 출발선 = 최근 카이스트(KAIST) 김정·박인규 기계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실리콘과 탄소 소재를 활용해 충격 흡수가 가능하고 다양한 형태의 촉감을 구분할 수 있는 촉각 센서를 개발했다고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이 센서는 로봇의 피부 역할을 할 수 있는 촉각 센서로, 향후 로봇의 외피로 사용해 보다 인간에 가까운 로봇을 만들 수 있다. 언젠가는 나홀로 사는 독신자 가구, 독거 노인, 결손 가정 등 사회적 고독 문제를 보완하는데 훌륭한 대응이 될 수 있다. 

'AI + 로봇'이 기술적으로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진화된다면 그동안 기능 중심에 포커스가 맞춰졌던 지능형 유닛에서 사람의 감성과 코드를 맞추는 휴머노이드(Humanoid, 인간형 로봇)시대가 마침내 본격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AI가 결합된 자율주행자동차는 더 이상 내가 운전자가 아니어도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의미다. 나도 몰랐던 증상을 ‘오늘의 헬스(건강) 지수’를 체크하고, 진료 예약까지 해준다. AI와 로봇 기술의 결합을 통해 인간의 모습을 한 전투 요원이 휴전선을 지킬수도 있다.  

물론 휴머노이드 시대로 넘어가기전에 사회적합의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다. 관련 법의 정교한 정비다. 최근 이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를테면, 'AI를 준()인간으로 인정할 것인가',  'AI가 행한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은 어디까지 지게 할 것인가' , 'AI는 정의로운 일에만 써야하는가' 등등 수없이 많다.  

이미 자율주행자동차 분야에선 뜨거운 감자다. '위기상황에서 운전자만 보호할 것인가', '어느정도 차량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사회 구성원까지도 동시에 보호할 것인가'. 

자동차산업 뿐만 아니라 의료, 교육 등 다양한 관점에서 이같은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다. 금융산업에선 '로보 어드바이저를 과연 사람으로 볼 수 있느냐'가 서비스 확산에 앞서 결정해야 한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런 문제를 넘지 못한다면 AI는 단순한 '호기심 과학' 수준에 갇힐 수 밖에 없다. 

◆속속 등장하는 AI 서비스 모델, IT의 역할도 구체화 = 멀지않은 미래에 펼쳐질 가상의 상황을 한번 가정해 보자. 분당에서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S씨는 오전 8시쯤이면 거의 신분당선 지하철에 있다. 

S씨는 매일 그 시간쯤이면 스마트폰과 연결된 이어폰을 통해 누군가와 10여분간 대화를 나눈다. 주거래 은행의 금융컨설턴트로부터 주가와 환율, 금리 동향을 보고받는다. S씨가 가끔씩 까다로운 질문을 던져도 컨설턴트는 귀찮아하는 내색없이 항상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경우의 수를 제시한다. 그런데 수화기 넘어에 있는 이 컨설턴트는 사람이 아닌 목소리를 내는 AI다. 

S씨가 음성으로 연결되는 순간, AI는 음성분석을 통해 S씨가 본인임을 확인하는 절차를 끝내고 상담을 시작한다. 음성인식 기술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S씨가 질문하는 내용을 텍스트로 전환해 순식간에 분석하고, 다시 답을 내놓는다.  

완벽하게 아직 각 기술들이 조합되지 않았을뿐 이러한 기초 기술들은 이미 국내 금융권에서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키워드 분석을 활용한 금융상담 서비스는 '챗봇'을 통해 상용화에 들어갔으며, 고객의 음성을 텍스트로 전환시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결과를 내놓는 지능형 스마트 컨텍센터 프로세스가 구현되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은 구글의 실시간 자동번역서비스를 통해 10개국 언어로 된 금융서비스를 최근 선보였는데, 올 하반기에는 이를 음성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시장이 원한다"... IT업계, AI 솔루션 확보에 총력 = 국내 소프트웨어(SW) 업계는 AI 시대에 적극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글을 비롯해 IBM,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등 전세계 글로벌 IT업체들이 이미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 조류에 편승하지 못할 경우 국내 SW 기업들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 

현재 국내 SW업계의 화두는 ‘AI 챗봇(채팅 로봇)’이다. 챗봇은 인공지능이 구현된 프로그램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술로 AI 영역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분야 중 하나다. 채팅 창에서 마치 실제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것처럼 질문과 대답을 이어 나간다. 

가트너는 챗봇과 개인비서 시장 규모를 오는 2024년까지 80억달러 규모로 전망했다. TMR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전세계 챗봇 시장 규모는 매년 27.8%씩 증가한다. 

국산 소프트웨어업체인 와이즈넛은 지난해 VOC(Voice of Consumer) 빅데이터를 활용한 AI 기반 채팅상담 자동화 (시범) 서비스를 개발했다. 전체 상담 및 문의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단순 문의는 AI를 통해 대응할 계획이다. 

코난테크놀로지는 대화형 AI 에이전트인 ‘코난봇’을 교촌치킨과 굽네치킨, 스쿨푸드 등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에 적용했다. 이들 프랜차이즈와 연결된 배달 POS를 서비스하는 푸드테크와 제휴해 해 AI 기반 챗봇 온라인 주문 배달 서비스를 구현할 계획이다. 관련업계는 AI가 O2O 중개 플랫폼에서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솔트룩스는 AI 플랫폼 ‘아담’을 통해 챗봇 형태로 금융, 법률 등 서비스 시장에 진출한다. 아담 인텔리전스는 데이터, 분석, 언어·음성·시각·지식 처리를 위한 레스트풀(RESTful) API 60종을 제공한다.  의료분야 솔루션 전문회사인 셀바스AI는  ‘셀비 프레딕션’이라는 딥러닝 플랫폼을 통해 인공지능 질병예측 서비스인 ‘셀비 체크업’을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등과 개발했다. 한글과컴퓨터는 퓨처로봇과 협약해 자사의 음성 통번역 서비스인 지니톡을 접목한 ‘통역 로봇’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 SK(주) C&C 등 주요 IT기업, "AI에서 미래 찾겠다" = 국내 1위 포털인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가진 연례 기술전략 컨퍼런스에서 인공지능 대화시스템 ‘아미카(AMICA)’를 비롯해 인공신경망 통역 서비스 ‘파파고’, 로보틱스 등 AI 기반의 기술들의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인공신경망(NMT, Neural Machine Translation) 번역 기술이 적용된 ‘파파고’ 앱이다. NMT 방식은 최근 딥러닝 기반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로, 기존 통계 기반 번역(SMT, Statistical Machine Translation)에서 한 단계 진화했다.  네이버가 특히 주목하고 있는 분야은 자율주행자동차 분야다. 자동차를 플랫폼으로 보고 있다. 자율주행 스마트카는 온·오프라인이 연결되는 O2O 서비스와 다양한 접점을 찾을 수 있다. 

IT서비스업계에서는 SK(주) C&C의 행보가 주목된다. 최근 SK㈜ C&C는 AIA생명 한국지점과 AI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 SK(주) C&C는 자사의 인공지능 Aibril(에이브릴)과 건강관리 프로그램인 ‘AIA 바이탈리티(Vitality)’를 활용한 디지털 통합 건강관리 플랫폼 공동 개발키로 한 것이다. AI기반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함으로써 최적의 보험료산정 서비스가 가능하고, 보험사는 리스크관리를 강화할 수 있다. 이는 IT서비스업체와 보험사가 만나 헬스케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한 사례로 꼽힌다. 

SK㈜ C&C는 ‘Aibril(에이브릴)’을 통한 감염병 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추진 중이다. KU-MAGIC 연구원의 감염병 전문가(의료진)들과 협력해 ▲감염병 관련 진료∙연구자료 ▲국내외 의학논문 ▲최신 감염병 정보 ▲의약품 자료 등을 수집하고 Aibril(에이브릴)에 의료전문 빅데이터 트레이닝을 진행한다.  또 SK㈜ C&C는 SM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해, 왓슨 기반의 ‘Aibril(에이브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콘텐츠와 서비스 플랫폼, 디바이스들을 하나로 묶으며 인공지능 엔터테인먼트 산업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편 제조업의 경우 AI 기반한 스마트팩토리의 진화가 가속화 될 전망이다. 스마트팩토리에선 공정별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최적의 공정을 구현해낸다. 각종 센서를 활용해 서로 대화하고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문제점을 교정한다. AI를 통해 스마트팩토리가 '살아있는 공장'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성SDS는 AI 기반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인 ‘넥스플랜트(Nexplant)’를 출시했다. IoT(사물인터넷)를 통한 설비의 센서 데이터를 수집·분석, 제조 설비 상태를 실시간 진단하고 문제점을 신속히 파악하고 해결함으로써 생산 효율을 극대화한다.

◆AI 보안 위협도 갈수록 증가, 대응책 서둘러야 = IoT(사물인터넷)과 AI의 결합은 혁신적인 서비스가 속속 그려지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보안의 위험 또한 커지고 있다. 최근 중국 연구진은 시연을 통해 전기차 테슬라를 해킹해 원격으로 급제동시키고, 사이드미러를 접히게 했다. AI시대는 이렇듯 치명적인 위험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사용한 사이버공격을 막기 위한 정보보안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IBM의 조사에 따르면, 하루 평균 20만건의 보안 사건을 조사하고 있으며, 향후 5년 간 보안 사고가 2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람의 육안으로 파악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 결국 이는 AI 및 인지(Cognitive) 기술을 보안관제센터에 도입해야한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이와함께 보안를 강화하는 것도 AI의 주역할이다. 이를테면 화이트해커에 의존하던 침투테스트도 AI가 지원·대체함으로써 보다 견고하게 보안 취약점을 개선시킬 수 있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해 AI 기반의 보안솔루션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IBM은  인공지능 '왓슨'을 인지 컴퓨팅(코그너티브 컴퓨팅)를 앞세워 보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시만텍은 데이터 유출 방지 솔루션 ‘DLP 11’에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한 바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보안 백신에 AI 기술을 탑재한 제품도 출시했다. EMC(현재 델EMC)도 통합 보안 솔루션에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 패턴 분석 기능을 추가했다. 

펜타시큐리티는 머신러닝 기반 탐지엔진을 적용해 웹해킹을 차단하고 있으며, 파수닷컴은 시큐어코딩 솔루션에 ‘인텔리전트 알람 클러스터링’을 탑재해 소스코드 내 문제점을 빠르게 검출하고 자동 분류토록 했다. 

SK인포섹은 머신러닝 기반 지능형 보안관제 AI 엔진 시제품을 이르면 올해 선보일 계획이다. 세인트시큐리티는 국내 첫 AI 백신 ‘맥스(MAX) AI’ 베타 버전을 내놓았다. 맥스 AI는 인공지능 기반 차세대 안티바이러스로, 패턴 없이 머신러닝으로 학습된 데이터로만 악성코드를 탐지할 수 있다. 

<박기록 기자> 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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