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OTT(Over The Top)업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모바일 시대가 심화될수록 OTT업체가 수익을 독식하는 사례가 늘어서다. 망중립성 논란과는 다른 시각이다. 통신사뿐 아니라 단말기 제조사, 콘텐츠 업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태계 동반성장을 위해 OTT업체의 각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증가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7’이 진행 중이다. MWC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주관한다. 전시뿐 아니라 컨퍼런스 비중이 크다. GSMA 이사회도 이곳에서 열린다.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은 “GSMA 이사회 등에서 OTT사업자가 생태계를 위해 이익을 나눠야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망중립성과는 다른 방향이다. 콘텐츠 업체나 단말기 제조사도 불만을 토로했다”라고 컨퍼런스 분위기를 전했다.
OTT업체 문제는 스마트폰이 본격화되면서 끊임없이 제기된 사안이다. 망중립성 논란이 대표적이다. OTT서비스는 고품질 네트워크가 필수다. 이 때문에 통신사는 OTT업체가 네트워크 투자비를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OTT업체는 데이터 트래픽 증가가 통신사에게도 이익이라는 태도로 맞섰다. 전 세계 통신사는 이런 기조를 MWC2014까지 유지했다. 하지만 통신사 이기주의로 치부돼 유야무야 넘어갔다. GSMA도 MWC 기조연설자로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을 초청해 앙금을 씻었다.
최근 주장은 구글이 유발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점유율이 50%가 넘자 통신사와 우호관계를 끊었다. MWC2011과 MWC2012는 참여했지만 MWC2013부터 오지 않았다. 그러나 탈구글 요구가 커지며 MWC2015부터 안드로이드 배지 이벤트와 비공개 전시관으로 간접 홍보를 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배지는 안드로이드OS를 쓰는 업체가 나눠준다. 구글이 직접 하는 것은 없지만 참관객에게 구글을 각인시키는 전략이다. OTT생태계 참여자가 갖는 반감의 출발점도 여기에 있다.
콘텐츠 제작사 관계자는 “콘텐츠 유통을 하려면 구글 플레이마켓 등 구글에 종속돼야하는데 노력에 비해 적적한 이윤을 보장 받지 못한다”라며 “구글은 콘텐츠 다양화 효과를 얻지만 우리는 경쟁 심화로 생존을 위협 받는다”라고 지적했다.
스마트폰 제조사 관계자는 “어떤 제조사 폰이라도 안드로이드폰은 기본적인 구글 서비스가 들어간다. 혁신이 점차 쉽지 않기 때문에 차별화가 쉽지 않다. 제조사는 구글 플랫폼을 퍼뜨리는 수단이 돼 가고 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구글이 직접 폰도 만드니 어려움은 더 가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각국 정부도 사안의 심각성을 깨닫고 개입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구글의 본거지 미국이 대표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망중립성 반대론자다. 미국 통신정책을 총괄하는 연방통신위원회(FCC) 아지트 파이 의장도 망중립성 반대론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