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결국 인내심과의 싸움입니다.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았지만 상용화까지는 무척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액정표시장치(LCD)의 핵심인 액정이 등장한지 100년이 넘었고 디스플레이로 쓰이기까지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LCD가 사라지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소형부터 대형에 이르기까지 LCD와 OLED를 적절히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물론 비중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인사이트세미콘>은 창간 2주년을 맞아 완숙미의 LCD, 그리고 가능성의 OLED 사이에서 중국과 일본 업체의 추격을 우리 디스플레이 업계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편집자 주>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LCD는 브라운관(CRT)을 밀어낸 일등공신이다. 사실 1990년대 후반까지 100년을 지속한 CRT의 시대가 서서히 가라앉고 있을 때만 하더라도 이렇게 빨리 LCD가 대세로 떠오를 것이라 생각한 이는 많지 않았다. CRT의 단점을 개선해 무게와 두께를 줄인 제품에다가 저렴한 비용으로 대화면 구현이 가능한 프로젝션까지 마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LCD나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와 같은 평판 디스플레이로 넘어가겠지만 그 시기가 훨씬 앞당겨지리라 생각하기가 어려웠다는 얘기다.

분명한 것은 현 시점에서 LCD는 대형, OLED는 중소형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0년대 중반 PDP를 밀어낸 LCD는 중소형과 대형에 이르기까지 전성기를 누렸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불과 10년도 되지 않아 OLED에 중소형 시장을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시장구조에 기인한다.

연간 2억2000만대 내외의 전 세계 TV 시장은 스마트폰,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의 대중화로 어려움에 처해있다. 일단 예전만큼 TV를 많이 안 본다. 현 상태로는 크게 수요가 늘어나기가 어려운 상태다. 인도와 같은 새로운 성장 시장이 있다지면 북미, 유럽과 같은 성숙 시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15억대까지 급성장한 스마트폰처럼 더 이상의 수요를 기대한다기보다는 사양의 향상, 바꿔 말하면 화면크기를 키우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이런 와중에 꾸준히 대형 LCD 패널에 투자한 중국 업체의 영향력이 강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비유하자면 2차 세계대전은 거함거포 만능주의에서 항공모함으로의 주도권 전환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지만, TV 시장에서는 여전히 화면크기가 크고 해상도가 높은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울트라HD(UHD) LCD 패널의 비중이 처음으로 3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화면크기도 40~43인치에서 55~65인치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당분간 대형 TV를 계속해서 선호하는 현상이 지속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고심이 깊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TV와 달리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은 OLED로의 전환은 기정사실이다. 아몰퍼스실리콘(a-Si) 액정표시장치(LCD) 물량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으며 저온폴리실리콘(LTPS)의 경우 애플 아이폰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18년 OLED가 LTPS LCD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TV와 마찬가지라 중소형 디스플레이도 a-Si LCD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해왔으나 2014년 13억대에서 2015년 11억대, 2016년 10억대 가량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LTPS LCD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4억5000만대에서 5억대 정도를 나타냈다. a-Si LCD가 줄어든 만큼 OLED가 차지했다고 보면 된다. 이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압도적(95% 이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a-Si LCD의 감소는 중화권 디스플레이 업계(BOE, 티안마, 트룰리, AUO, 이노룩스), LTPS LCD의 정체는 JDI, LG디스플레이, 샤프의 위기를 의미한다. 스마트폰 시장의 연평균성장률(CAGR)이 한 자릿수 초중반대로 낮아진 가운데 세트업체 입장에서는 차별화된 기능을 내세우기가 쉽지 않아져서다. OLED를 통해 베젤을 줄이고 화면을 꺾는 방법이 시장의 수요를 이끌어내면서 플렉시블 OLED에 대한 요구가 강하게 발생하고 있다. 애플이 신형 아이폰에 플렉시블 OLED를 적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론을 말하자면 TV에서는 당분간 LCD가 계속해서 주도권을 가지고 갈 것으로 예상된다. 적어도 10년까지는 무난하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는 홀로 대형 OLED를 추진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가 10세대 이상의 LCD 혹은 OLED에 어떤 형태로던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파주에 건설하고 있는 P10을 통해 이 역할을 맡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저세대 LCD 팹(Fab)은 LCD 시황을 고려해 더 이상의 폐쇄는 없을 전망이다. 이미 LCD와 OLED 사업부를 분리한 상태여서 중장기적으로 LCD 사업부를 삼성전자 VD사업부로 넘길 수도 있다. 철저하게 OLED로의 재편을 준비하는 셈이다. 마찬가지로 LG디스플레이도 중소형 OLED에 대한 투자를 서두르고 있고 3분기부터 구미 E5 라인에서 플렉시블 OLED가 생산될 예정이다. 양다리 전략이되 비중을 시황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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