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액정이라뇨? 왜 디스플레이를 액정이라고 세간에서 표현하는지 이해는 되지만…”

갤럭시S8 시리즈에 사용된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에서 붉은색이 과도하게 표현된다는 소비자 불만이 이어질 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업체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나온 말이다. 그는 언론은 물론 사용자 사이에서도 ‘붉은 액정’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것을 내심 못마땅하게 받아들였다.

그렇지만 액정이 새삼 얼마나 대단한 디스플레이 기술이었는지, 이런 액정을 OLED가 서서히 밀어내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자 이내 표정이 밝아졌다.

액정표시장치(LCD)는 말 그대로 ‘액정LC(liquid crystal)’을 이용한 디스플레이를 뜻한다. 액정의 분자배열상태를 이용해 화면을 표시하는 원리다. 액정은 그 자체로 빛을 내지는 못하기 때문에 LCD는 반드시 백라이트유닛(BLU)이 필요하다. 냉음극관(Cold Cathode Fluorescent Lamp, CCFL)이든 발광다이오드(LED)이든 빛을 누군가가 만들어줘야 한다.

OLED는 자발광(EL) 특성을 갖는다. LCD와 달리 BLU가 없어도 된다. 스스로 빛을 내고 엣지나 플렉시블처럼 구부릴 수도 있다. 몇 년 후에는 접거나(폴더블), 돌돌말아(롤러블·스트레처블)쓰는 OLED를 채용한 스마트폰이 나올지 모른다.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한때 LCD도 플라스틱 LCD라는 기술이 소개됐지만 실패로 끝났다.

그렇지만 LCD의 시대가 쉬이 가라앉을 것 같지는 않다. 중소형 OLED 시장에서 95%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진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서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음에도 하반기에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와의 경쟁이 심화될 것을 우려했을 정도다. 서서히 힘이 빠지는 LCD라지만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LCD가 득세하던 1990년 후반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차례로 도전장을 내민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이나 DLP(Digital Light Processing) 프로젝션은 이제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가 됐다. 브라운관(CRT)은 이제 박물관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20년도 되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CRT는 100년을 버텼지만 LCD는 이 정도까지는 어렵다.

OLED가 ‘올레드’ 혹은 ‘아몰레드’라는 이름을 붙여 마케팅을 펼쳤지만 붉은 액정이라는 단어가 회자되는 것처럼 대중들에게 디스플레이의 대명사는 여전히 LCD이다. 그만큼 각인효과가 컸다. 언젠가 LCD도 CRT나 PDP의 뒤를 따르겠지만 평판디스플레이(FPD) 역사에 있어서 이만큼 이름이 알려진 경우도 많지 않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LCD도 그런 경우다. OLED 대중화는 바로 이런 LCD의 바통을 완전히 넘겨받은 시점이라고 봐야 한다. 붉은 액정이 아닌 파란 올레드나 노란 아몰레드라는 말이 나올 때 말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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