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의 최종 정착지는 어디가 될까.

PP업계가 독자적인 협회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케이블TV협회, IPTV협회 등 플랫폼 협회들도 PP끌어안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거 방송시장은 플랫폼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지금은 지상파 방송사들이 케이블TV, IPTV 등 유료방송사에 콘텐츠 사용료를 받고 있지만 과거 아날로그 시절에는 지상파 방송사들도 음영지역 해소를 해주는 케이블TV와 각을 세우지 않았다. 유료방송 플랫폼에 케이블만 존재하니 지상파가 아닌 PP들은 자연스레 플랫폼인 복수종합유선방송사(SO)와 공생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위성방송, IPTV 등 유료방송 플랫폼이 다변화되고 디지털방송으로 채널 수에 대한 제약이 사라지면서 수많은 PP들이 생겨났고, 지상파 못지않은 CJ 계열, 종합편성PP 등 덩치 큰 PP들이 등장하면서 SO와 PP의 공생관계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이제는 케이블TV에만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의 케이블TV협회가 아닌 PP들만의 이익을 대변해줄 새로운 협단체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최근 케이블TV협회 내 PP협의회는 총회를 열고 새로운 PP협회인 KBCA(Korea Broadcasting Channel promotion Association)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이달 말 발기대회, 6월 창립총회를 거쳐 7월초 정식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모든 PP가 KBCA 설립에 찬성표를 던지는 것은 아니다. CJ E&M과 지상파 계열 PP들이 설립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설립을 주도하는 입장에서는 보다 많은 PP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PP들의 적극적 참여는 재원과 조직 위상, 운영 등에 연결되기 때문이다. 

케이블TV협회의 경우 320억원의 기금을 설립해 운영상에서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KBCA는 기금 설립 없이 연간 운영예산 9.3억원만 편성한 상태다. 케이블TV협회 기금의 분리와 PP업계가 케이블TV협회에 내던 회비를 KBCA에 내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기금 문제는 법적다툼을 벌여야 하는데 승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KBCA가 생긴다고 해서 PP들이 케이블TV협회를 이탈하는 것도 아니다.

향후 케이블TV협회는 유료방송 채널평가 시스템을 통해 PP와 상생방안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현재 제각각인 평가시스템 항목을 통일해 주먹구구식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운영은 케이블TV협회가 한다. 평가항목에는 SO발전 부분도 있다. SO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정성적 평가 부분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새로운 PP협회가 생긴다고 모두 우르르 케이블TV협회를 떠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상당수의 PP들은 KBCA가 생겨 합류하더라도 케이블TV에도 남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여기서 생긴다. 케이블TV협회, KBCA에 최근에는 IPTV업계도 PP에 IPTV협회인 KIBA에 회원사로 참여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실제 CJ E&M, iHQ 등 대형PP부터 다양한 PP들이 KIBA 회원사로 등록해 있다.

자금사정이 넉넉한 대형PP라면 모르겠지만 중소PP 입장에서 3곳의 단체에 회비를 내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일이다. 재원이 넉넉하지 않으면 운영, 인력채용 등에서도 문제가 발생한다. 당장 케이블TV협회서 KBCA로 옮기려는 직원들도 없다. 월급이 제대로 나올수 있을지를 걱정하는 상태에서 협회가 제대로 운영될리 만무하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PP들이 PP협회 설립 자체의 명분에는 공감하기 때문에 표면적으로 반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회비나 기금 등 자금 문제에서는 생각들이 다르다"고 말했다.

결국, KBCA가 설립하고 PP들이 SO나 IPTV 등 플랫폼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되면 개별PP 등 중소PP들이 본격적으로 KBCA에 참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협회 분리 문제가 부각돼 PP협의회 기능이 약해지면 단기간에는 오히려 PP 구심점이 사라질 수 있다"며 "KBCA가 실제 출범한다면 얼마나 빠른 시일내에 자금불안 문제를 해소해 조직을 안정시키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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