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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 아직 ‘블록체인’으로 돈벌기 힘들어... 타개책은?

신현석
왼쪽부터 박준우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팀장, 금창섭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실장, 박현제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CP, 오세현 SK C&C 전무, 박성준 동국대학교 교수, 민경식 한국인터넷진흥원 팀장, 곽부규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류재철 충남대학교 교수,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 노종혁 마이크로소프트 상무
왼쪽부터 박준우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팀장, 금창섭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실장, 박현제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CP, 오세현 SK C&C 전무, 박성준 동국대학교 교수, 민경식 한국인터넷진흥원 팀장, 곽부규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류재철 충남대학교 교수,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 노종혁 마이크로소프트 상무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현재 국내 블록체인 업체 중 돈을 버는 곳은 하나도 없습니다. 소신껏 돈을 투자하는 사람도 없어요.”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

14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개최한 ‘제2회 블록체인 테크비즈 컨퍼런스’에서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투자받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해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설득하기조차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날 KISA는 “블록체인 기술 확산을 위해 내년 관련 지원센터를 설립하고, 내달부터 비금융 분야 블록체인 기술 적용 확산을 위한 개선 연구반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컨퍼런스 참여자들은 기술도입의 현실성에 대한 확신을 아직은 유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의 박현제 CP는 “기존 분야들을 하나로 뭉치는 게 어렵다. 독자적으로 안 된다”며 “4차 산업의 핵심인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어느 하나 대분류로 다뤄지는 게 없는데 사실상 중분류도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산이 할당돼야 하는데 아직 덜 되어 있다. 형평성 측면에서 보면 중분류만 돼도 충분한 것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는 “블록체인은 산업적으로 활성화되는 데 5년이 걸리는데 그 기간 동안 벤처기업들이 살아남기가 어렵다”이라며 “은행 등 금융 플랫폼으로 접근해도 국내 제도상 문제에 봉착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정부도 기업체를 만들고 하지만, 실행력에 있어선 좀 주저하는 거 같다”라며 “아직 제도 로드맵도 확정하지 못한 걸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과 일본은 저만치 앞서 있다. 미국 네바나 주는 블록체인 법을 통과시켰다. 블록체인을 연구하는 회사에 세제 혜택을 주는 지원법이다. 일본에서는 가상화 결제 수단을 인정하고, 비트코인 거래소 등이 제도권 금융으로 들어섰다.

박성준 동국대학교 교수(블록체인 연구센터장)는 “미래창조과학부를 통해 내년 전반기나 하반기 쯤 블록체인 안정성 가이드라인 같은 것이 나올 것”이라며 “종이로 이뤄진 세상에서 인터넷 세상이 되는 데 15-20년이 걸렸지만, 블록체인이 만드는 세상은 3-10년 내에 이뤄질 것. 다만 좀 더 정책적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블록체인 도입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덜 갖춰진 곳’부터 시작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세현 SK C&C 전무는 “모든 사람이 블록체인을 받아들이고 업무에 적용하는 것은 신뢰가 기반이 되지 않은 상태에선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정부 규제나 관습 등으로 인해 아직도 종이로만 사업이 이뤄지는 곳이나 기존 설비대로 해도 효과가 없던 곳부터 도입해야 블록체인에 대한 인식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류재철 충남대학교 교수는 “블록체인은 여러 요소가 합쳐 있기에 따로 놀면 힘을 발휘할 수 없다”며 “큰 과제로 여러 요소 기술을 뭉쳐 하나의 시범서비스로 하는게 옳다고 본다”라고 역설했다. 이어 “일본은 차근차근해서 표준화 전략을 세우고 있는데 우리가 중구난방으로 해서는 승산이 없다”며 “블록체인 R&D는 기획팀을 구성해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법제도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곽부규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우리나라 국민들 기질 상 나중에 법적 해석을 통해 이기는 것은 의미가 없다”라며 “법이 지금 바로 확실하게 정립돼야 투자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블록체인 기술이 확대되다보면 프라이버시 측면에서 포기를 해야 될 부분도 있을 수 있다”며 우려했다.

노종혁 마이크로소프트 상무는 “미래부나 한국인터넷진흥원 등 정부 기관에서 국민에게 블록체인을 널리 알리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라며 “금융을 제외한 많은 분야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데 이 사실을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KISA는 블록체인 중장기 발전계획 추진전략 및 과제를 다룬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신뢰사회 구현을 위한 정책제언’을 발표했다. 이어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의 ‘블록체인 R&D 개발 현황과 향후 계획’,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초연결사회와 블록체인 트러스트 기술’,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의 ‘블록체인 국제표준화 현황 및 국내 대응 현황’ 발표가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동국대 박성준 교수의 사회로 산·학·연 전문가 심층토론이 진행됐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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