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국책 과제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 국가연구개발사업 총괄 워크숍’은 업계 현안에 대한 쓴소리 한마당이었다.

갈수록 줄어드는 참석자를 보며 선행 연구개발(R&D)의 미진함, 부실한 로드맵, 학계와 현장과의 소통 부재, 1등 산업을 방치하는 정부의 태도, 흩뿌려진 R&D 인프라, 원천기술 확보의 미진함 등이 주요 화두였다.

액정표시장치(LCD)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서 물량, 시장지배력에서 ‘아직까지는’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세계 1등이다. 물론 LCD는 올해 중국에 추격을 허용하겠지만 이는 OLED로의 트렌드 전환에 따른 영향도 있다. 문제는 속도다. 우리나라가 일본을 넘어서기 위해 걸렸던 시간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마치 인해전술처럼 특유의 물량공세 전술은 전후방 산업을 가리지 않는 그들의 장기다.

해결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초격차’로 일정한 간격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방법이다. 이제까지 다른 이가 닦아놓은 길을 갔다면, 이제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하는 셈이다.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있다. ‘가보지 않은 길’은 단순히 원천기술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과거 LCD도 그랬다. 1990년대 초반 삼성전자 이상완 상무(2004년 삼성전자 LCD총괄사장 승진)는 일본 업체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11.3인치 대신에 12.1인치를 선택했다. 주변에서는 무모하다고 반대가 극심했다. LCD 사업 자체로 천문학적인 적자를 보고 있는데 선도자가 만들어놓은 11.3인치 시장이 다니라 다른 화면크기를 선택했다는 것 자체가 모험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2.1인치는 전 세계 노트북의 표준이 됐고 지금까지도 마찬가지다.

국책과제 R&D에 대한 혁신이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그런데 누구도 나서서 소통하거나 각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 것 같다. 전면에 서봐야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하니 그럴 수 있다. 더불어 흔히 말하는 ‘패스트 팔로우’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도 있어 보인다. 이를 언급하거나 사용하면 마치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호들갑이다. 적폐(積弊)라도 된단 말인가.

가보지 않은 길에 지도가 없어서는 곤란하다. 저마다 ‘과거에는 따라가기 바빴으니 이제는 앞서나가자’고 외치지만 말고 이제껏 구축한 인프라와 시스템에서 놓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부터 살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김학선 울산과학기술대학교(유니스트, UNIST) 교수의 “산업의 새로운 규칙을 만들려면 논리와 타당성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에 이를 검증하고 트렌드를 제시할 수 있는 인력이 없다”는 말이 가장 뼈아팠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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