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네이버가 던진 공을 공정거래위원회가 받지 않았다. 유럽 등 국외에서 활동 중인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글로벌투자책임자)가 공정위를 직접 방문해 ‘총수 지정을 재고해달라’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으나 결국 기업 총수에 이 창업자 이름이 올랐다.

이 창업자는 기존 재벌과는 다른 시각에서 네이버를 보아 줄 것을 요청했다. 지분율이 4%대에 그쳐 주주들의 신임 없이는 기업의 지배력을 가지지 못하고 친인척 지분이 전무한 점, 재벌개혁의 핵심인 순환출자가 없다는 점도 거론했다. 또한 네이버 측은 투명한 지배구조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에 공정위는 변화보다 체제 유지를 택했다. 재벌개혁에 속도를 내는 공정위 입장에서 네이버라는 예외사례를 만들기가 부담스러웠던 것일까. 

이 창업자가 실질적 지배력을 가졌다는 공정위 입장을 십분 이해한다 쳐도 이 제도가 30년 전 제조업 중심으로 짜였다면 변화를 줘야하지 않을까. 네이버 측이 주장하는 바다. 충분히 일리 있는 주장이다.

네이버는 공정위가 보는 투명한 지배구조에 가장 근접한 회사라고 볼 수 있다. 사실 국내에선 마땅히 비교할 회사도 없다. 카카오도, 넥슨도 창업자 지분이 두자릿수에다 가족이 상당 지분을 보유했거나 자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같이 목소리를 낼 기업 없이 네이버 혼자 투명한 지배구조를 얘기하고 총수없는 기업 지정을 요청해도 일반 대중의 입장에선 크게 와닿지 않는다.

여기에 공정위도 체제 유지를 선택하면서 결과적으로 한발 물러난 셈이 됐다. 결과적으로 ‘대기업 총수는 재벌’이라는 고정 인식에 변화를 줄 기회이기도 했지만 공정위가 이를 스스로 놔버린 것이다.

이번에 네이버는 자산총계 5조원 이상의 준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지금의 성장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얼마 전 제록스유럽연구소를 인수한 것처럼 글로벌 투자 사업을 전개한다면 자산총계 10조원 이상의 대기업 반열에도 오를 수 있다.

그때도 공정위는 이해진 창업자를 총수로 지정할 것인가. 스스로 이상적 지배구조를 만든 인터넷 기업을 30년전 제조업 중심의 재벌 프레임에 가둬놓는 것은 한번으로 족하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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