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 투자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이주에 서울 모처에서 두 번째 소위원회를 연다. 앞서 백운규 장관은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 시장 개척의 목적으로 나가있지만 그로 인해 기술이 어쩔 수 없이 유출될 수 있다”, “(빨리만) 하다보면 실수할 수 있다. 문제가 없도록 신중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보기에 따라서 해석이 다를 수 있지만 정부가 무척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정부 입장은 생각보다 단호하다. 기술 유출 우려가 무엇보다 크다는 게 이유. 실제로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은 수차례 유출 위험을 겪었다. 한국에서 이 정도이니 멀찍이 떨어진 중국에서는 오죽할까 싶다. 물론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글까’라는 옛 속담처럼 기술 유출을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지만 충분한 대비가 없으면 무척 곤란할 수 있겠다.

LG디스플레이가 위험을 무릅쓰고 중국에 나가는 이유도 살펴봐야 한다. 천문학적인 투자액이 필요한 장치산업과 첨단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몇 개월만 지체되더라도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성수기가 분명한 전방산업에 적절하게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면 그만큼 손해다. 더구나 반도체와 달리 디스플레이 패널은 5~15%의 관세가 붙고 대부분의 고객사가 중국에 있는데다가 덩치가 커서 물류비가 많이 든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LG디스플레이가 수요가 날로 늘어나는 대형 OLED 공장을 중국에 짓지 않으면 이상하다고 여겨질 정도다. ‘호랑이 새끼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하는 심정인 셈. 더구나 이번 OLED 공장은 합작회사다. 전체 투자액 5조7000억원 가운데 3조7000억원 가량을 중국 정부가 댄다. 적지 않은 비중이다.

다른 각도에서 중국 정부의 입김이 상당부분 닿을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지분 투자가 이뤄지면 기를 쓰고 운영에 관여하거나 공장 내부를 들락거리도록 해달라고 요구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이런 점에서 중국 정부의 막강한 투자는 기업에게 상당한 유혹이다. 반대로 돈을 받지 않고 단독으로 투자가 이뤄진 경우, 예컨대 삼성전자 시안 공장은 OLED 못지않게 중요한 3D 낸드플래시 생산이 진행되고 있으나 중국 정부 입김에 당당하게(?) 맞서고 있다는 후문이다.

냉정하게 따져서 중국이 아니라 국내에 첨단산업 공장을 지으면 상당한 고용창출이 이뤄진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LG디스플레이가 중국에 나가야 하는 당위성도 충분하다. 우리 정부가 중국 정부만큼 혜택을 줄 것도 아니고 연구개발(R&D) 예산은 점점 줄어드는데다가 걸핏하면 ‘1등 산업은 1등이 알아서 하라’는 식의 태도까지 보이니 안 나가는 게 이상하다.

예전만 못하다지만 중국은 여전히 세계의 공장에 걸맞은 땅이다. 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 중국 정부의 사탕발림에 놀아날 수는 없다. 액정표시장치(LCD)나 배터리가 그랬던 것처럼 그들은 언제든 뒤쫓아 올 수 있으며, 얼마든 불합리한 제재를 걸 수 있다. 독이 든 성배와 같이 차이나 딜레마를 벗어날 방법을 지금부터라도 고민해야 할 때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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