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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어때 “야놀자가 댓글 통해 자사 음해”… 양사 깊어지는 갈등

이형두
-야놀자 “여기어때, 단순 공개된 자료 크롤링 아니라 해킹 차원”
-여기어때 “야놀자 임원이 뉴스 댓글에 비방글 작성”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숙박 O2O(Online to Offline) 대표업체 야놀자(대표 이수진)와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대표 심명섭, 이하 여기어때)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야놀자는 여기어때의 크롤링 혐의에 대해 단순 공개자료 수집이 아니라 외부에서 접근할 수 없는 중요 자료를 해킹한 정황이 있다고 추가적으로 밝혔다. 크롤링은 많은 컴퓨터에 분산 저장돼 있는 정보를 특정 키워드 등을 활용해 긁어모아 검색 대상의 색인으로 포함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여기어때는 “야놀자가 댓글을 통해 자사를 음해한 의혹이 있다”며 맞대응에 나섰다. 여기어때는 지난해 1월부터 여기어때 관련 기사와 블로그 등지에 악성 댓글과 음해 문서가 증가하고 있는 정황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1년여 간 관찰 끝에 동일한 계정 다수가 반복적으로 비방 글을 게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야놀자 임직원 일부가 비방 댓글 작성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은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영등포 경찰서 사이버수사팀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세부사항은 확인해주기 곤란하다”며 “다만 관련 수사가 시작한 지 시간이 꽤 오래돼 최대한 빨리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여기어때 측은 야놀자가 바이럴 마케팅 대행사 M사를 통해 조직적으로 공작을 폈다는 의혹을 추가적으로 제기했다. M사 대표 역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여기어때 측은 야놀자가 이들을 고용해 세부내용을 지시했다는 정황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놀자 측은 의혹에 대해 “대응할 가치가 없다”며 개인의 일탈 행위라는 입장이다. 야놀자 관계자는 “직원 3인이 조사를 받은 것은 사실이나 이 중 부대표를 포함한 2인은 단순 링크 게재 수준으로 혐의가 없는 것으로 판명났다”며 “나머지 1인의 댓글 역시 보는 관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야놀자는 대행사 동원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여기어때는 지난해 7월 자사 음해 내용이 담긴 괴문서가 벤처캐피털 업계 등에 유포된 경위에 대해서도 배후에 야놀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해당 문건에는 14페이지에 걸쳐 ‘수상한 MAU 트렌드' '비정상적 마케팅’ ‘허위 홍보’ 등 여기어때 비방목적이 뚜렷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이 문건이 지난해 JKL파트너스의 200억원 투자 유치 직전에 확산되면서 여기어때는 상황 수습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이 문건의 작성 주체는 신원미상이다. 여기어때는 “당시 야놀자 관계자인 회계사 성 모씨가 이를 JKL파트너스 측에 전달하면서 투자를 재고해달라는 청탁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며 “야놀자가 관련됐다는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정황 외 뚜렷한 증거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야놀자 측 역시 “해당 문건에는 야놀자에게도 불리한 내용이 담겨있다”며 “이미 업계에 돌고 있던 문서고, 관계자라고 주장하는 인물 역시 회사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놀자는 이 같은 주장들에 대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당당한 격”이라며 “증거도 존재하지 않는 의혹들로, 증거가 명백한 크롤링 이슈를 덮으려는 의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경찰 및 검찰 조사 결과가 나오면 자연히 사실 관계가 밝혀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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