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농협금융지주(회장 김용환)가 2018년부터 농협금융 전사 차원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금융지주에 '디지털금융부문'을 신설하고, 농협금융 계열사 전체의 디지털 전략과 사업을 총괄하는 디지털금융최고책임자(CDO, Chief Digital Officer) 체계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농협금융지주는 디지털금융회사로의 전환을 위해 2018년에도 ‘디지털금융’을 핵심 전략으로 선정하고, 디지털금융 조직체계 강화와 핀테크, 빅데이터 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농협금융지주는 오는 12월초, 2018년도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에 앞서 농협금융그룹 차원의 디지털금융 전략을 총괄하기위한 CDO 직제 신설을 예고한 셈이다.
농협금융측은 이와함께 기존 금융지주 주관의 ‘디지털금융 전략협의회’는 ‘CDO 협의회’로 격상시키기로 했다. 2018년부터 CDO협의회는 디지털금융 전반에 관한 의사결정 기구로 활용하며, 분과를 통해 AI,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업무 전반에 접목할 수 있는 계열사 공동 대응 체계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따라서 NH농협금융 계열사중 농협은행을 제외한 NH투자증권, NH생명, NH보험 등 계열사들은 CDO 직제가 내년초부터 당장 신설되지는 않는다. 다만 상황을 지켜보면서 판단을 내리겠다는 게 농협금융지주측의 생각이어서 변화의 여지는 있다.
그렇다면 농협금융에 처음으로 생기는 CDO는 누가 맡게될 것인지가 관심사인데, 현재로선 예측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농협금융지주의 경우, 그룹 차원의 디지털금융 전략을 강력하게 드라이브할 수 있는 역할이 요구되기 때문에 상당히 전략적인 인사가 예상된다.
이와함께 NH농협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경우, CDO직제가 신설되면 현재 소성모 부행장이 맡고 있는 디지털뱅킹본부와 역할이 겹치는 부분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때문에 일단은 이 부분에서 조직의 역할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본부간 통합 등 예상외로 큰 폭의 조직 통폐합이 이뤄지는 그림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앞서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7월에 단행된 2017년 하반기 정기 인사에서 디지털그룹(CDO)조직을 새롭게 출범시키고기존 ICT조직도 ICT 1본부, 2본부로 확대하는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신한은행은 기존 ICT그룹을 총괄해온 서춘석 부행장이 디지털그룹장까지 겸직하도록 함으로써 주목을 끌었다. CIO와 CDO의 겸직 모델이다.
만약 농협은행이 신한은행 처럼 겸직의 사례를 따른다면, 한정열 현 CIO가 CDO를 겸직하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신한금융이나 농협금융 모두 조직내 문화가 독특하기 때문에 섣불리 예상하기는 힘들다.
한편 이날 농협금융은 'NH 금융통합' 서비스를 포괄할하는 '올원뱅크' 전략을 새롭게 공개했다. 앞서 농협금융은 지난 11월초 금융지주 통합 플랫폼인 ‘올원뱅크’를 업그레이드하여 ‘올원뱅크 2.0’을 선보인 바 있다.
특히 농협금융측은 2018년도에는 NH스마트뱅킹을 중심으로 NH금융상품마켓, NH스마트인증 등 분산돼있는 위성 앱을 통합해 보다 쉽고 편리한 디지털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객은 농협금융 계열사의 앱을 개별 설치 않고도 은행, 카드, 생명·손해보험, 증권의 핵심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다. 금융서비스 이외에도 팜스테이(농촌체험), 농협a마켓 연계, 하나로마트 간편결제 등 농협만이 할 수 있는 금융·농업·유통 연계 서비스도 강화했다.
농협금융은 국내 금융권에선 활발하게 핀테크 기업에게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공개해 핀테크 기업과의 상생모델을 전개하였고 금융권 공동 오픈플랫폼의 모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농협금융이 제공하는 API는 총 95개에 이르며 최근 P2P기업과 가상통화거래소 등에 맞춤형 API를 제공하여 성과를 거뒀다. 2018년도에는 금융상품 API를 개발하여 외부 플랫폼 기업을 통해 농협금융의 금융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