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최근 국내 인터넷 방송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주장이 이용자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망 중립성 폐기 추진 때문이다. 업계를 양분하는 트위치TV가 한국에서 철수하고 아프리카TV가 방송인과 이용자 이동으로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예측이다.

반면 업계 종사자들은 당분간 망 중립성 문제와 관련된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위치 철수설은 망 중립성 문제와 국내 역차별 문제를 혼동하는 데서 오는 오해라는 것이다.

트위치TV는 아마존이 지난 2014년 인수한 인터넷 방송 중계 서비스다. 한 달 평균 전 세계 5억명의 방문자가 다녀가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한정으로 시장을 먼저 선점한 아프리카TV가 앞서 있는 상태다. 트위치는 한국 상륙 이후 적극적인 마케팅과 영입, 고화질 영상 등을 앞세워 빠르게 세를 확산시켜왔다. 지난 9월 한국에 트위치코리아 법인도 설립했다.

트위치 철수설 지지자들은 망 중립성 원칙 폐기 이후 트위치가 막대한 망 사용료를 부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근거를 내세웠다. 아프리카TV는 연간 80~100억원 수준의 망 사용료를 통신사에 지불하고 있다. 고화질 서비스를 비중이 높은 트위치는 더 막대한 비용을 내야 하므로 적자 상황에서 굳이 국내 서비스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주장의 골자다.

망중립성 원칙은 ‘망 사업자가 망을 이용하는 콘텐츠를 차별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이다. 인터넷서비스 사업자가 트래픽을 많이 사용해도 속도를 떨어트리거나 차별적 요금을 부과할 수 없다는 의미다. 트위치를 포함해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은 이 기조 아래서 급속도로 성장해왔다.

동영상은 트래픽을 가장 많이 유발하는 콘텐츠다. 만약 망 중립성 폐지가 적용되면 미국 영상 콘텐츠 사업자들이 속도 저하나 영상 품질 저하 등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고품질 서비스를 위해 ‘퍼스트 레인’ 등 추가적 비용이 드는 상품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지, 내지 않던 망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최성진 사무총장은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미국에서도 망 사용료는 이미 내고 있는 상태”라며 “망 중립성 폐지 역시 사전 규제하지 않고 시장에 맡겨 통신사의 재량이나 다양한 상품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이지, 즉각적인 망 사용료 급증을 뜻하는 것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망 중립성 원칙 법제화 이전인 2015년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 뿐 이라는 얘기다.

아울러 미국의 망 중립성 폐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국내에서 망 중립성이 약화될 가능성도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정부는 망 중립성을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걸고 당선됐으며, 벤처, 콘텐츠 사업자 성장 기반을 위해 이를 유지하겠다는 태도를 보여 왔다. 미국 내에서도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는 만큼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 최소 수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국내에 도입된다고 해도 많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트위치가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 배경은 국내 기업 역차별 문제에 가깝다. 최근 유튜브, 페이스북 사례 등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는 망 중립성과 별개 문제다.

최 사무총장은 “역차별 문제는 국내 통신사가 을의 입장에서 요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입장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미국 망 중립성 원칙이 폐지된다고 이게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글로벌 인터넷 기업이 국내 진출하려면 서버 혹은 캐시서버를 국내에 설치하거나, 국제회선 상호 접속을 통해 연결해야 한다.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서버를 국내에 둘 경우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 국내에 서버를 둔 네이버의 경우 최근 한해 734억원 수준의 망 사용료를 냈다고 밝혔다.

유튜브의 경우 과거 망 사용료 협상을 놓고 과거 국내 통신사와 한 차례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이때 우세를 점한 이후 국내 데이터 센터에 캐시서버를 두고 대부분 운영비용을 통신사에 부담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통신사들이 글로벌 콘텐츠 기업과 힘겨루기를 벌여봐야 이득이 없다는 선례를 남겼다.

트위치는 지난 2015년 2월 한국 서버를 신설했으나 실제로는 물리적 서버인 홍콩 서버를 경유해 국내 서비스하고 있다. 유튜브나 페이스북을 제외한 대부분 해외 콘텐츠 서비스는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회사를 통해 국내에 서비스된다. 통신사는 이들과 망 사용료 협상을 별도로 진행할 수 있으나 트위치가 협상에 응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협상을 시도했다가 결렬될 경우 통신사가 트위치만 별도로 접속을 차단할 수도 있겠으나, 이 경우 넷플릭스 등 수많은 글로벌 콘텐츠 기업들도 같은 잣대를 들이댈 것인지 차별 논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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