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최근 스마트폰 시장은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foldable)’ 기술이 화두다. 삼성전자가 내년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일부에서는 출시 시기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는 투명폴리이미드(CPI) 필름을 개발해 주목을 받은 회사가 바로 코오롱인더스트리(이하 코오롱인더)다. 코오롱인더는 필름, 전자재료, 화학 소재 등을 생산하며 내년 2월부터 CPI필름을 양산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CPI필름이 폴더블 스마트폰 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높은 제조원가가 걸림돌이다. 제품의 혁신성이 고가(高價)라는 단점을 뛰어넘어야 한다. 결국 폴더블 스마트폰이 답이다. 처음부터 폴더블 스마트폰을 보고 CPI필름 개발에 투자했다. 현재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 가장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고가임에도 폴더블 스마트폰의 혁신적인 하드웨어가 소비자의 구매욕을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회사 측은 제조원가가 높아 내년 초부터 공장을 100% 가동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직 폴더블 스마트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되거나 관련 주문이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 내년 2월부터 공장을 최대치로 가동하면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이다. 만약 내년 9월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코오롱인더가 삼성전자에 CPI필름을 공급한다고 해도 폴더블 효과가 회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30일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코오롱인더의 조진남 IR팀장은 “만약 내년 9월에 (폴더블폰이) 출시된다면, 출시 뒤 2~3주 후 실제 소비자 판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내년 4분기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에 기여하는 부분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2019년에 실제 발매된다면 (우리) 주가에는 상당한 모멘텀이 될 것이다. 2019년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06년부터 CPI필름에 대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해왔으며 2011년부터는 파일럿 설비를 통해 테스트 단계를 밟아왔다. CPI필름 생산라인은 완공된 상태로 오는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시운전한 뒤 내년 2월부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조 팀장은 “내년 2월부터 풀(Full) 생산, 풀(Full) 판매를 할 수 있는 조건은 아니다. 원재료 투입해서 제품을 만들어내면 결국 누군가 사야 한다. 그래야 그 제품의 로스(loss)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지금 (폴더블폰) 주문이 들어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만일 원재료를 사서 풀 생산을 해놨는데 (나중에) A사양이 아니라 B사양으로 주문이 들어오면 기존 생산품을 폐기 처리해야 한다. 원재료와 제품 단가가 워낙 고가이기 때문에 풀 생산, 풀 판매해서 재고를 쌓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아직 폴더블폰의 출시 시기나 그에 따른 영향을 가늠하긴 어렵지만, CPI필름의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점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폴더블폰 뿐 아니라 화면이 깨지지 않는 언브레이커블(Unbreakable)폰이나 자동차 내비게이션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 팀장은 “CPI필름은 유리를 대체하는 데에도 쓸 수 있다”며 “일명 언브레이커블 폰으로 출시할 수도 있는데 문제는 단가가 무척 높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의 경우 평면으로 된 내비게이션을 주로 앞 쪽의 매립형으로 탑재하는데, 이를 라운드형의 필름 형태로 적용할 수도 있다”며 “실제 자동차 회사하고도 몇 번 미팅을 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비싼 단가가 걸림돌이다. 조 팀장은 “(미팅하던) 고객사 쪽에서 (CPI필름의) 단가를 들으면 입이 크게 벌어졌다”고도 했다.

이 때문에 회사 측도 제조원가를 낮출 필요성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언브레이커블 폰이나 자동차 내비게이션 등의 차선책보다는, 혁신적인 하드웨어로 소비자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폴더블폰 출시에 내심 더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애초 CPI필름 개발에 몰입했던 것도 폴더블폰의 가능성을 높게 내다본 투자였다. 가격이 높더라도 이를 상쇄할 만큼의 혁신성이 폴더블폰에 있다는 분석이다.

조 팀장은 “제조 원가를 혁신적으로 낮춰 공급을 하면 확장성은 있을 것”이라면서도 “평면 언브레이커블 폰으로 출시할 수는 있지만 깨지지 않는 폰이라고 해도 비싸면 팔릴 수 없다. 얼리어답터의 경우를 제외하면 단순히 유리를 대체한 고가품을 판매하긴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 투자 결정을 하게 된 배경도 S사(삼성)뿐 아니라 다른 경쟁업체 및 중국 업체가 준비를 하는 과정을 보고 3번째(폴더블) 스마트폰이 멀지 않았다고 인지를 한 것”이라며 “내년 시제품 폰이 나오고 2019년 양산하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빠르게 대체해나가는 모습이 보이면 2호기, 3호기 설비 투자 결정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아이폰X보다 비쌀 듯=코오롱인더는 2019년 2, 3호 CPI필름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2020년 3개의 생산라인이 가동되면 연간 6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이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한다는 가정 하의 일이다. 또한 생산라인의 수율이 안정적으로 나와야 하고 라인이 100% 가동되어야 한다는 단서도 붙는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노트8 미디어데이를 통해 내년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접을 수 있는 폰에 특화된 CPI필름을 제조하는 코오롱인더 주가도 널뛰기를 했다.

고동진 사장의 발언이 있던 날과 다음날 주가는 전일 대비 각각 5.87%, 11.51% 상승했다. 이후 주가가 다시 하락하는가 싶더니, 10월 말부터 다시 상승세다. 지난 10월 20일(종가 7만600원) 대비 11월 30일(종가 8만3200원)까지 18% 가까이 올랐다. 고동진 사장의 발언 이후(9월 12일 시가 기준)로 따지면 22% 이상 오른 셈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고가 모델인 아이폰X의 판매량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흥행 여부에 따라 고가의 폴더블 스마트폰이 성공할 수 있을지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폴더블 스마트폰이 뛰어난 하드웨어 특성으로 고가라는 단점을 상쇄해야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다는 논리다. 코오롱인더는 폴더블폰 가격대가 최소 아이폰X보다는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 팀장은 “140만원~160만원 정도 하는 아이폰X의 판매량 등 상황을 경쟁사(삼성전자)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폴더블폰이 출시되면 최소 소비자 가격이 160만원~200만원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아마 (출시) 2, 3개월 전에는 (삼성으로부터) 주문이 들어올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는 빠르면 5월이나 6월 정도에 양산품에 대한 수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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