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삼성전자가 내년에도 퀄컴과 함께한다. 신형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845’의 위탁생산(파운드리)은 삼성전자 2세대 10나노(Low Power Plus, LPP) 미세공정을 사용한다. 직전 내놨던 ‘스냅드래곤 835’는 1세대 10나노(Low Power Early, LPE)를 이용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퀄컴은 지속적으로 파운드리 협력을 이어왔지만, 스냅드래곤 이전까지는 주로 고비(Gobi)와 같은 모뎀이 대상이었다. 상황이 극적으로 바뀐 것은 TSMC 20나노 공정으로 만든 ‘스냅드래곤 810’이 결정적이었다. 발열 이슈로 사용자는 물론 스마트폰 업체까지 의구심을 보냈기 때문. 퀄컴은 오해라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지만 시장에서의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사실 20나노는 28나노와 비교했을 때 다이(Die) 크기나 전력소비량 측면에서 크게 얻을 것이 없었다. 삼성전자는 20나노를 징검다리로 쓰고 곧바로 14나노로 넘어갔고 ‘스냅드래곤 820’을 성공적으로 생산했다. 퀄컴 입장에서도 만회가 필요했고 서로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계기로 작용했다.

하지만 10나노 이후 양사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는 물음표가 달린다. 일각에서는 7나노는 TSMC로 퀄컴이 넘어갔다고 확신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퀄컴이 적어도 8나노까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고, 퀄컴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부정하는 모습이 아니어서 내년, 그러니까 2018년까지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를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7나노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로드맵에서 10나노는 3세대(LPU)까지 존재한다. 업계에서는 8나노 LPP가 10나노 3세대 버전이라는 분석이 있었으나 이 둘은 완벽히 분리되어 있는 미세공정이다. 그런데 8나노는 LPP까지만 존재한다. 10나노를 포함해 기존에 찾아볼 수 있었던 LPE가 없다. 이는 마치 20나노처럼 잠시 머물렀다 흘러가는 단계라고도 할 수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TSMC는 7나노 초기에는 이머전(Immersion, 액침) 불화아르곤(ArF) 노광(露光) 기술을 그대로 쓰면서, 더블(DPT)이나 쿼드러플패터닝(QPT)을 활용한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는 극자외선(Extreme Ultra Violet, EUV)을 곧바로 이용한다. 이는 의외로 8나노가 삼성전자에게 있어 중요한 제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전자 8나노는 TSMC 7나노처럼 이머전 ArF가 기본이다. 7나노에서 EUV가 필수적인 이유는 다(多) 패터닝으로 인한 원가상승이 결정적이다. 미세공정에 있어 ‘비용’과 ‘시간’이라는 제약조건이 없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반도체 업계가 혁신을 거듭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8/10나노를 28나노가 그랬던 것처럼 오랫동안 끌고 갈 생각이다. 정리하면 EUV 7나노를 프리미엄, 8/10나노는 중저가, 14나노의 경우 보급형으로 나누는 모습이다. 다만 AP 시장에서 계속해서 경쟁사에게 시장을 잃어온 퀄컴에게 있어 8나노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고 확신한다.

앞서 퀄컴이 삼성전자 8나노를 활용하겠다고 했으나 그것이 AP인지, 혹은 서버용 프로세서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정황상 AP가 유력하지만 TSMC 7나노로 넘어가지 않을 이유도 없다. 의외로 정답에 대한 힌트는 스냅드래곤 845의 설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10나노 LPE에서 10나노 LPP로 아주 큰 미세공정 변화가 없었음에도 퀄컴은 2MB L3, 3MB 시스템 캐시메모리를 확보했다.

캐시메모리가 다이에서 차지하는 면적과 스냅드래곤 845의 설계 사상(CPU↔GPU↔DSP), 그리고 인공지능(AI)을 바탕으로 확장현실(XR)이라는 명제를 내걸은 만큼 아키텍처의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캐시메모리의 증가는 일반적으로 아키텍처가 극적으로 바뀌기 전에 미세공정에 여유가 있을 때 주로 시도하는 방법이다.

바꿔 말하면 퀄컴에게 있어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고성능 시스템온칩(SoC)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일이다. 이는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목표다. 그렇다면 삼성전자 8나노가 이런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까? 조금 어렵다고 생각된다. 결국 삼성전자는 하루라도 빨리 EUV 7나노의 실력을 증명해야 하고, 이 시기에는 어쩔 수 없이 TSMC에 역습을 받을 공산이 크다. 특히 TSMC는 패키징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일정 수율에서의 개런티가 후한 계약(불량률 보증)을 내걸고 있어서 퀄컴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경우의 수는 다양하지만 퀄컴은 당분간 양다리를 탈 수밖에 없고 삼성전자도 이런 부분을 어느 정도 납득해야만 한다. 관건은 TSMC가 어느 시점에 7나노 EUV를 활용하느냐다. 업계에서는 이머전 ArF를 활용한 TSMC 7나노가 기대치를 밑돈다는 말도 있다. 그리고 퀄컴은 20나노에서 크게 데인 경험도 있다. 삼성전자가 이 부분을 얼마나 파고들 수 있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이수환기자 블로그=기술로 보는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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