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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로맨스 가능할까…세계적 석학들의 답은 ‘NO’

이대호

톰 미첼 카네기멜론대 교수<사진 왼쪽>과 노아 스미스 워싱턴대 교수
톰 미첼 카네기멜론대 교수<사진 왼쪽>과 노아 스미스 워싱턴대 교수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지난 10월 개봉한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선 복제인간과 인공지능(AI) 간 로맨스 관계가 그려진다. 과연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AI 분야의 세계적 석학들의 답은 ‘아니오’이다.

톰 미첼 카네기멜론대 교수<사진 왼쪽>과 노아 스미스 워싱턴대 교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2017 인공지능 국제 컨퍼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질문에 재미있어하면서도 단호하게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톰 미첼 교수는 “향후 AI와 사랑이 아닌 지적인 릴레이션(관계형성)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시기는 대략 50년 이후가 될 것으로 봤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2045년 인간을 뛰어넘는 AI, 초지능의 출현을 예상했다. 이른바 특이점이 온다는 것인데, 미첼 교수는 AI 발전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 봤다.

그는 AI 발전에 속도가 붙어 특이점이 오는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엔 “AI는 느린 속도로 천천히 등장할 것”이라며 “AI는 사용처와 사용방법에 따라 함께 발전이 되는데, 활용범위가 정해진 부분에선 갑작스러운 폭발적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아 스미스 워싱턴대 교수는 AI와 로맨스가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비관적이다. 상상할 수 없다”며 더욱 부정적으로 봤다. 그는 “고객상담 등 일반적인 경우에 AI로 대체가 가능하겠지만, 심리적 편안함이 갖춰져야 하는 로맨스에서 AI가 이 심리적인 부분을 메꿀 수는 없다”며 분명한 견해를 밝혔다.

앞서 진행된 톰 미첼 교수와의 인터뷰에선 ‘부의 집중과 재분배’가 화두가 됐다. 그는 AI 기술과 빅데이터를 확보한 소수의 대기업에 부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직업군이 AI로 대체되면서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도 나올 수 있다.

미첼 교수는 “부가 어떻게 분배될까는 가장 중요한 이슈”라며 “정부와 사회가 모든 사람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금 정책을 바꿔 부의 집중을 해소하기 위해 사회 환원을 유도하거나 기본소득을 유지하는 방식 등을 거론했다.

AI 등장으로 사람들이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는 의견에 미첼 교수도 동조했다.

그는 자율주행과 관련해 “나도 운전을 좋아하는데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주행도로 중 1개 차선에서 자율주행을, 나머지 2개 차선에서 기존대로 운전하게 하고 AI 자율주행 차선의 제한속도를 높이면 사람들이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에 대한 불신과 관련해선 “AI가 사람보다 안전하다는 통계적 안정성을 믿을 수밖에 없다. 사람들의 인식이 변할 수 있도록 시간이 필요한 문제”라고 답했다.

노아 스미스 교수는 인간과 기계 간 대화가 가능하도록 하는 자연어처리 연구자다. 이 분야에선 명령어 입력 이후 응답(리액션)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가시화하는 대화법 연구가 최신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스미스 교수는 기계와 대화를 위해 먼저 데이터값을 입력할 때 우려스러운 사안도 전달했다. 기계에 ‘의사는 남자, 간호사는 여자’라는 고정된 견해나 인종차별적 언어 데이터를 입력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다.

스미스 교수는 “의사를 여자로, 간호사를 남자로 하는 사례도 입력해서 반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일반적 스테레오타입(고정관념)이 아닌 데이터들을 입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인류 전체가 직면하는 편견이나 일부 데이터가 오도되는 것에 대해선 윤리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자연어처리에서 연구자들이 어려워하는 부분도 언급됐다. 공통적인 연구 방법론도 있겠지만 언어마다 접근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스미스 교수는 한국어와 영어의 자연어처리를 예로 들어 “일반적인 접근법으로 시작한다”면서도 “한국어의 경우 어미, 어근, 접두어 등의 변화가 많아 영어보다는 확실히 더 많은 어휘에 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자연어처리 부분에선 도전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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