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증권 IT 전문기업 코스콤(대표 정지석)은 블록체인 기술을 펀드 거래에 활용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금융권 뿐 아니라 시장 전반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시장 흐름을 선도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14일 <디지털데일리>가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2018년 전망, 금융IT이노베이션 컨퍼런스’ 행사를 통해 코스콤의 이상기 R&D부서장은 “비즈니스 영역에서 전산화돼 있지 않거나 기업 간에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영역을 블록체인화 한다면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년 9월 코스콤은 블록체인 기반 장외시장 채권거래에 대한 개념검증(PoC)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부서장은 “펀드 거래를 해지하려면 해외 펀딩의 경우 7일이 걸리고, 마켓 리스크등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펀드를 주식처럼 사고 판다면 실시간으로 돈도 들어오고 주고받기도 용이하다”며 “블록체인에 대한 기술적 상황을 보고 PoC를 진행했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코스콤은 올해부터 블록체인 플랫폼 '하이퍼렛저 패브릭 1.0'을 기반으로 수익증권 양수도 PoC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그동안 쌓은 PoC 경험을 바탕으로 펀드거래 플랫폼을 시범 서비스한 뒤, 2019년부터 상용화할 계획이다.
기존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던 수익증권 양수도 업무가 블록체인 기반의 온라인 영역으로 옮겨지면, 업계 전반적으로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는 수익증권 투자자가 제3자에게 양도해 투자금을 회수할 경우, 영업점을 방문해 양수도 계약서를 작성해야 했다.
이 부서장은 “기존 방식은 거래 과정이 며칠씩 걸리는 등 소요 시간이 길다는 점에서 시장 리스크가 있다”며 “블록체인을 적용하면 당일 처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코스콤은 시장에서 일어나는 투자 관련 정보를 공개하거나, 자본 시장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최근 블록체인 도입에 대한 논의가 금융권을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되면서, 코스콤도 이에 대한 대비를 꾸준히 해나가고 있다.
블록체인은 최근 전세계적인 광풍을 몰고 온 온라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에 적용된 기술로, 기존 거래 기록을 중앙 집중형 서버에 저장하던 방식을 분산 저장 방식으로 바꿔 가상화폐 거래 시 해킹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부서장은 “2009년 비트코인(1세대 도입기)에서 시작된 블록체인 기술이, 또 다른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을 통해 2013년 이후 2세대 발전기를 거친 뒤, 올해부터 3세대인 확산기에 당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2022년 이후 4세대 정착기가 도래하며, 블록체인 기술로 인해 전자정부가 출현하고 동전 없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3세대 확산기인 현재, 오픈소스 블록체인 기술인 하이퍼레저의 등장으로 금융, 공공, 물류 등 산업별 인프라 환경을 구성하는 데 블록체인 기술이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부서장은 “이더리움이 나오면서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거래가 완결되는 데 30분 가량이 소요되는 등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이제는 하이퍼레저가 등장하면서 거래 시간이 수초 내로 단축되고, 점차 블록체인 서비스가 상용화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하면서 데이터 묶음인 ‘블록(block)’의 생성 주기도 점차 짧아지고, 초당 처리건수도 배로 늘어나고 있다. 2세대에서 3세대로 넘어가면서 블록 생성 주기는 17분30초에서 1초로 짧아지고, 초당 처리건수는 20건에서 1000건으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