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가상화폐(암호화폐)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가 날로 깊어지고 있지만, 가상화폐거래소로 몰리는 투자자들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7일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빗썸 관계자는 "최근 11월~12월 들어 거래소에 진입한 투자자들이 많이 늘었다”며, “올해 11월 한달간 빗썸의 가상화폐 거래량 규모는 56조원이며, 회원 수는 12월 현재 250만명”이라고 밝혔다.
11월 빗썸의 거래량 규모는 전월(17조원) 대비 3배 이상 폭증했으며, 회원 수는 올해 9월 96만명에서 10월 118만명, 11월 147만명, 12월 250만명으로 상승폭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이 가상화폐 인기는 늘어나지만, 시장에선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캠브리지대학의 게릭 하일만(Garrick Hileman) 연구원은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를 통해 “채굴을 통해 얻는 비트코인 양이 4년마다 반으로 줄고 있으며, 이는 비트코인의 수익성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을 내놨다.
비트코인은 컴퓨팅 파워를 활용해 복잡한 암호 수식을 해독해내는 ‘채굴’ 방식으로 생성된다. 아울러 시스템상 비트코인 채굴량안 4년마다 반으로 줄어들 뿐 아니라 2145년까지 채굴가능한 비트코인 양은 2100만개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일만은 “대략 10분마다 채굴을 통해 생성되는 비트코인 양은 현재 12.5에서 2020년 7월 6.25로 줄 것”이라며 “비트코인 채굴량은 4년마다 반으로 줄어든다. 실제 채굴을 통해 얻는 비트코인 수가 매우 작아지게 되는 지점으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일 비트코인 가격이 비트코인당 10만 달러 위로 오른다면 비트코인을 적게 채굴해도 수익성은 매우 좋을 것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채굴 가능한 비트코인 수는 제로(0)로 줄어들 것”이라며 “잔량인 2100만 개에 다다르면서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한 경제적인 유인은 오직 수수료 밖에는 안 남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그는 수수료가 보안에 필수적인 컴퓨팅 파워를 유지하는 데 충분한 경제적 유인이 될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이다. “만일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적용되는 컴퓨팅 파워가 줄어든다면, 네트워크를 붕괴시키기 위한 ‘51%의 공격’을 가하는 것이 더 쉬워진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은 거래 데이터를 분산해 저장하는 방식을 적용해 해킹 위험을 줄이는 보안기술로, 최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기반이 되는 기술로 각광받아 왔다. 블록체인은 거래데이터를 블록 단위로 분산 저장해, 해커가 일부분을 점유한다고 해도 전체를 해킹하기는 어렵게 설계됐다.
그러나, 절반 이상의 컴퓨팅 파워를 점유하면 해킹 위험성을 높인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블록체인에선 네트워크 참여자 중 51% 이상이 동의해야만 채굴된 코인이 정식 코인으로 인정되는데, 컴퓨팅 파워의 51% 이상을 점유한 세력이 합의에 의해 블록 생성과 관련한 조작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기술이 전체 블록의 반 이상을 해킹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상 해킹 위험이 없다고 보고 있으나, 일각에선 51%이상의 컴퓨팅 파워를 보유한 세력이 서로간 합의를 통해 비트코인 해킹을 일으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최근 글로벌 금융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제임스 퍼세트(James Faucette) 애널리스트는 조사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은 지불수단이 될 수 없고 규모를 구체화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비트코인의 실제 가치가 0달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