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IP법 바로알기110] 애플 배터리게이트를 통해 본 집단소송

2018.01.08 13:44:30 / 이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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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민후 이혜윤 변호사] 최근 스마트폰 제조사인 애플이 자사의 제품인 아이폰 6, 6+, 6S, 6S+, SE, 7, 7+ 모델에 대해서 성능저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적용하여 아이폰의 성능을 고의로 저하시켰다는 점을 인정했다.

애플은 아이폰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노후하거나 주변 온도가 낮을 때 전원이 꺼지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성능을 저하시킨 것이라고 하면서, 공식 사과와 함께 아이폰 6 이후 출시된 배터리 교체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 사건은 ‘배터리 게이트’라고 불리며 전세계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소비자들은 애플의 행위가 소비자를 기만한 위법한 행위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불사하고 있는데, 미국 시카고·뉴욕·일리노이주에서 애플을 상대로 한 집단 소송이 제기되는 등 미국 내에서 9건의 집단 소송이 접수되었고, 이스라엘에서도 애플을 상대로 한 집단 소송이 접수 되었으며, 국내에서도 몇몇 법무법인에서 애플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애플의 배터리 게이트가 있기 전,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의 발화 문제로 인해 삼성전자 미국법인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이 접수되기도 했으며, 국내의 소비자들도 별도로 국내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그동안의 집단소송이 증권 관련 소송이나 담합 등의 경쟁법과 관련되었었다면 최근 IT 제품의 하자로 인한 집단소송 이슈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집단소송과 국내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어떻게 다를까?

미국의 집단소송과 국내 집단 소송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배상을 받을 수 있는 피해자의 범위”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국내 법원에 제기하게 될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다수의 원고가 한 번에 소송을 제기하는 의미에 불과하므로, 승소하는 경우에도 소송을 제기한 원고들만 배상을 받을 수 있다.

이와 달리 미국의 집단소송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하자로 다수의 소비자들이 피해를 본 경우에 그 피해자 집단(class)의 대표자인 일부 피해자가 전체를 대표해 제기하는 소송으로, 소수의 피해자가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하여 승소하게 되면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라 하더라도 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미국의 집단소송은 소송을 접수하는 경우 먼저 집단소송 허가 요건을 판단 받게 된다. 집단소송 허가 요건이란, 먼저 식별할 수 있는 특정 집단(class)이 존재해야 하며, 소송을 제기한 대표당사자가 집단의 구성원이어야 한다는 요건이 있고, 연방민사소송규칙 제23조에 의한 요건인 다수성(numerosity), 공통성(commonality), 전형성-공격방어방법의 동일성과 동일 절차에서의 심리 가능성(typicality), 대표의 적절성(adequancy)을 충족해야 한다. 이러한 집단소송 허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판사는 집단소송을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배터리 게이트 사건의 대표당사자가 아이폰 5 사용자라거나 아이폰 8의 사용자인 경우에는 대표의 적절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므로 집단소송은 승인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증거개시제도(discovery)가 있어 증명책임이 없는 당사자라도 당사자 스스로 서로가 가진 증거와 서류를 상호 공개하도록 되어 있다. 상대방이 증거공개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일방은 증거공개를 강제할 명령을 신청할 수 있고 제재신청을 할 수도 있다. 이 제도를 통해 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입증방법이 없을 수밖에 없는 일반 소비자들은 기업을 상대로 적절한 입증방법을 입수할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제도는 앞서 설명한 배상을 받을 수 있는 피해자 범위와 관련된 제도이다.  미국의 집단소송은 일부 피해자가 전체 피해자 집단을 대표해서 제기할 수 있고 일부 피해자의 소송 결과로 전체 피해자가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로 인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고지”제도가 존재한다.

집단소송을 제기한 이후 이를 “고지”함으로써 소를 제기하지 아니한 집단의 구성원에게 사건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다. 이 때 고지를 받은 구성원은 소송에 참가 신청을 하거나 제외신고(opt out)를 할 수 있는데 제외신고를 한 구성원은 집단소송이 승소하더라도 그 승소 판결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없고, 그 판결 이후 소송절차의 참가도 허용되지 않는다.

이 제외신고(opt out)는 우리나라의 집단 소송 형태인 선정당사자제도(opt in)와 정반대의 제도라고 할 수 있고 그 효과에 있어서 차별성을 갖게 되는데, 미국식 집단소송은 소비자들이 개별적인 제외신고(opt out)를 하지 않는 한 소제기나 가입신청을 하지 않더라도 피해자로 추정되는 집단(class)에 속하게 되고, 해당 집단 자체에 소송의 결과가 자동적으로 미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부터 증권 분야에 한하여 집단소송 제도를 도입했지만, 소송허가 요건이 까다롭다는 지적이 많다. 또한 증권 분야 이외에도 최근 가습기 살균 사건, 폴크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사건 등과 같은 제품의 하자와 관련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집단소송 제도를 도입하여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기업으로부터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을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미국식 집단소송제는 기업의 불법행위 또는 제품의 하자로 인해 피해를 본 피해자들에게 폭넓은 손해배상을 허용하는 제도로, 소비자의 권익을 효율적으로 보호할 수 있고, 기업의 사전 리스크 관리를 더욱 충실하게 할 수 있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집단소송이 악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고, 집단소송이 진행되게 되면 이미지 실추 등을 방지하기 위해 판결을 기다리기 보다는 조기에 합의를 하고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점을 지적하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미국식 집단소송제라고 할 수 있는 제외신청(opt out)형 집단소송제를 허용하자는 발의안이 19대 국회에서는 총 5회, 20대 국회에서는 총 2회 발의된 바 있다. 구체적인 요건과 유형은 달라질 수 있겠으나 집단소송제도의 도입이 멀지 않았다고 느껴진다. 기업은 보다 안전한 제품 생산과 서비스 향상을 목표로 함은 물론, 국내외에서의 집단소송에 보다 전문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여야 할 것이다.

<법무법인 민후>www.minwho.kr

<기고와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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