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베스핀글로벌, “공공 클라우드 활성화? 공무원 인식 개선 먼저”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공공기관은 민간처럼 필요에 의해 클라우드를 도입하지 않습니다. 인식전환이 먼저 돼야 합니다. 그 다음 예산마련 등 충분한 도입 근거, 절차가 마련돼야 합니다.”

베스핀글로벌 공공서비스본부 유호정 대표
베스핀글로벌 공공서비스본부 유호정 대표
최근 기자와 만난 베스핀글로벌 공공서비스본부 유호정 대표<사진>은 국내 공공기관 클라우드 활성화 전략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13년 이상 공공IT 분야 컨설팅 회사를 운영한 유 대표는 지난해 11월 베스핀글로벌에 합류했다. 그동안 행정안전부의 전자정부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EA), 관련 법 개정 등에 관여해왔다.

현재 중앙행정기관과 산하기관 등 국내 공공기관은 클라우드 환경으로의 전환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15년 9월 28일부터 시행된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클라우드 발전법)’에 따라 공공분야의 클라우드 도입 근거가 마련되면서 도입 확산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 활용은 여전히 저조한 편이다. 실제 전체 공공기관 가운데 클라우드를 도입했거나 예정인 곳은 10% 남짓이다.

이에 대해 유 대표는 “공공기관의 클라우드 확산이 잘 되지 않은 이유는 공무원들의 인식 전환이 아직 안됐기 때문”이라며 “민간 기업들은 민첩성, 비용절감 등 다양한 이유로 클라우드를 도입하지만 공공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정책적 정의가 수립되고 실제 구현정책이 펼쳐지면 오히려 한 번에 갈 수 있는 여지가 큰 분야가 공공”이라며 “국가보안과 개인정보보호를 책임지는 국정원과 행안부의 장벽을 넘는 도입 모델이 나온다면 약 1230개의 공공기관이 이를 벤치마킹해 클라우드 도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럴 경우 공공분야의 대대적인 클라우드 전환은 2~3년 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클라우드 도입에 대한 습관을 들이고, 클라우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노출을 많이 시키는 한편, 다양한 해외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도입 근거는 마련된 만큼, 클라우드 전환을 통해 업무 편의성 및 효율성이 얼마나 높아지는가를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오히려 우려해야 하는 부분은 클라우드 도입 이후 바뀐 업무절차다. 클라우드 도입 이후 생길 파괴적인 모습을 잘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특히 올해 공공기관이 당장 클라우드 도입을 하고 싶어도 기재부의 예산편성주기에 따라 1년 전에 충분히 논의를 거치지 않으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충분히 각 기관의 공무원들을 설득하고 클라우드 운영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가이드를 제공하는 것이 올해 베스핀글로벌의 주요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베스핀글로벌은 2015년 말 호스팅 업체인 호스트웨이에서 분사한 독립 법인으도 현재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알리바바 등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의 컨설팅부터 도입, 운영 등을 제공하는 업체다. 유 대표 영입을 시작으로 공공 클라우드 공략을 위해 약 10여명으로 구성된 공공서비스본부를 발족시켰다.

유 대표는 “정부IT예산을 약 3.7~4조원으로 봤을 때(행안부가 발표한 2018년 국가정보화 예산은 정부예산안 기준 5조2347억원임), 이중 절반 이상이 유지보수비용 즉 고정비용으로 신규투자보다 더 많다”며 “이 유지보수영역을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 영역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물론 베스핀글로벌의 주요 업무가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 및 운영이지만 이와 함께 국산 소프트웨어(SW), 오픈소스 기반 시스템 적용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정부가 한해에 오라클에 지불하는 SW라이선스 비용만 1500억원 이상인데, 이를 국산 혹은 오픈소스로 전환하더라도 큰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베스핀이 공공분야에서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기관 단위의 시스템 이전보다는 국가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의 생명공학, 농업 등의 프로젝트다. 예를 들어 시퀀싱(염기서열) 분석을 통한 유전체 구축 정보나 작물재배를 위한 사물인터넷(IoT) 시설에서의 기후 데이터 예측 등을 클라우드로 전환시키는 여러 부처에서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그는 “현재 공공기관의 클라우드 전환 사례를 보면, 기존 시스템을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하거나 노후화된 시군구 표준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는 식의 접근이 대부분”이라며 “이보다는 대국민 서비스의 고품질 개선 차원에서 영향력 있는 프로젝트가 지속된다면 클라우드 활성화의 긍정적인 요소로 적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또 1만6000여개의 정부시스템 가운데 1만대가 대국민 서비스인데, 이중 많은 시스템이 클라우드 보안인증을 받지 않아도 상관없는 부분”이라며 “국가기밀이라는 잣대를 들이대기보다는 보다 유연성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베스핀글로벌의 경우, 지난해 MS와 함께 클라우드 보안 인증을 추진 중이었으나 잠깐 미뤄둔 상태다. 시장 성숙도에 따라 진행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유 대표는 “공공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전략 수립부터 아키텍처 설계, 클라우드 구현 등 클라우드 환경 조성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 공공분야 ‘넘버1 클라우드 기업’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백지영
jyp@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