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국내 e뱅킹 및 핀테크 솔루션 분야에서 탄탄한 시장 입지를 다져온 ㈜핑거(대표 박민수)가 지난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핑거는 지난 2016년은 24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2017년 340억원(잠정)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6년과 2017년을 비교했을 때, 1년만에 매출이 100억원 가까이 순증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0~12%정도 늘어난 380억원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지금의 기세를 본다면 이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핑거는 당초 지난해에 300억원의 매출 목표를 세웠다. 그런데 이미 지난해 8월에 목표를 32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결국 36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탄핵정국과 5월 조기대선 등 시장환경이 상당히 어수선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장이다.    

일반적으로 IT회사의 경영지표가 급상승하는 것은 M&A(인수합병)로 외형이 갑작스럽게 늘어나거나 또는 대형 사업을 수주해 단기 매출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경우다.  

하지만 핑거의 성장은 이같은 일반적인 경우와는 다르다는 점에서 일단 특별함(?)이 있다. 그 특별함은 ‘핀테크 사업 포트폴리오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핀테크 솔루션 노하우 살려 독자 금융서비스 사업진출, '특별한 진화' = 핑거는 그동안 e뱅킹 솔루션 및 핀테크 플랫폼의 개발  IT서비스, SI(시스템통합), 유지보수 등 IT개발회사 중심의 매출 구조를 보여왔다.

하지만 2017년을 거치면서 핑거의 매출 구조는 질적인 변화를 보인다. 기존의 e뱅킹 솔루션 및 SI 매출외에 핑거가 자사의 핀테크 플랫폼을 활용한 독자적인 금융 비즈니스를 본격화했고, 여기에서 매출이 구체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독자적인 사업중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12월부터 핑거가 독자적으로 시작한 소액해외송금서비스인 ‘렐레 트랜스퍼(ReLe Transfer)’다. 앞서 핑거는 지난해 9월, 소액해외송금업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핑거는 기존 은행권이 사용하는 스위프트(SWIFT) 망을 이용하지 않고 프리펀딩 방식을 통해 해외 송금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저렴한 송금 수수료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핑거의 해외송금서비스 매출은 박 대표가 당초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빠른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결국 IT회사였던 핑거는 이제 ‘핀테크 기반의 금융회사’의 역할도 하는 셈인데, 그 터닝 포인트는 2017년이다. 이와관련 박민수 대표(사진)는 “2017년은 핑거가 이 시장에서 실력과 신뢰를 인정받는 기간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핀테크 계열사들은 독자적인 서비스 경쟁력을 인정받았고, 이제는 실험이 끝났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제 상황에 따라서는 핑거는 기존 고객사인 금융권과 직접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됐다. 핀테크 시대로 접어들면서 IT회사와 금융회사의 역할 구별이 없어지는 최신 트렌드를 봤을 때 핑거의 진화는 매우 흥미롭다.   

▲박민수 (주)핑거 대표

  

◆핀테크 서비스 5개 계열사와 협업 비즈니스 모델, 매출 시너지 = 특히 핑거의 진화는 현재진행형이다. 핑거는 현재 5개의 핀테크 관련 관계사를 구성하고 있다. 5개 계열사에서 진행되는 사업에 핑거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5개 계열사는 현재 스크레핑 및 빅데이터 솔루션 분야의 ㈜핀테크를 비롯해 P2P 대출서비스 사업이 주력인 ‘렌딩사이언스’, 전자금융 및 B2C서비스에 특화된 ‘머니택’, 블록체인 기반 금융플랫폼 개발업체인 ‘익스체인’, 베트남 현지의 모바일 및 핀테크서비스 전문업체인 ‘핑거비나’로 구성됐다 .이들 5개사의 매출까지 합쳤을 경우, 올해 핑거는 44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핑거와 5개 계열사에 대해 박 대표는 ‘핑거 패밀리’ 또는 ‘핑거 가족’으로 불러 달라고 했다. 재벌이 연상되는 ‘핑거 그룹’이라는 표현을 싫어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박 대표는 핑거를 지주회사로 만들 생각도 가지고 있지 않다. 

박 대표는 현재 핑거의 역할과 관련해 '대나무'론으로 설명했다. 박 대표는 “대나무는 성장점이 60개다. 핑거는 계열사들의 성장을 돕고 키우기 위한 발판이지 컨트롤타워는 아니다. 지주회사를 염두에 두고 그림을 그리지 않는 이유다. 요즘 블록체인, 탈 중앙화가 화두다. 누구도 주인이 없다. 이 구조도 마찬가지다. 끝임없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만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는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장 기대” = 특히 박 대표는 올해 베트남 현지법인인 ‘핑거비나’의 성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해까지 3년간 준비했다. 올해부터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핑거비나’는 베트남 사업을 위해 두 종류의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먼저 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국내 주요 은행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모바일금융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으론 현지 기업들도 비용대비 월등한 품질을 보장하는 한국의 IT기업을 선호하는데, 핑거비나는 현지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은행들은 베트남 현지의 IT업체들을 아직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 철저하게 실력이 검증된 IT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안정적이고 질높은 IT서비스를 지원받고자하는 니즈가 강하다. 그 역할을 핑거비나가 하겠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베트남 현지에 신규로 진입하는 금융회사는 오프라인(지점) 중심의 영업 확장이 힘들다. 결국 비대면채널이 필요하고, 한국에서 발전된 모바일뱅킹플랫폼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올해 국내 주력 사업 = 핑거의 국내 주력사업중 올해 가장 주목할 것은 금융권을 대상으로 하는 ‘블록체인’ 사업이다. 금융권이 원하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신속하게 구현하는 것이다. 

이와관련 박 대표는 “금융회사가 블록체인 기반으로 무슨 서비스를 하겠다고하면 핑거의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구동될 수 있도록 솔루션과 프레임워크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독자적인 블록체인 서비스도 동시에 계획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이와관련 “스텔라 같은 곳과 제휴해서 송금서비스의 범위를 넓히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핑거는 블록체인 개발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시중 은행들 중심으로 블록체인 고객사를 확보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핑거의 여의도 본사 입구에 걸린 각종 기술특허 인증서


◆“기존 뱅킹 SI사업은 소중한 가치, 최소 30% 유지할 것”= 한편 핑거는 기존 주력인 e뱅킹 솔루션과 금융SI 사업을 축소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기존처럼 균형있게 가져간다.

박 대표는 “SI는 전체 매출의 30% 수준으로 계속 가져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SI가 마진이 적고, 쉽지않은 시장이긴하지만 그래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SI프로젝트를 수행함으로써 직원들은 최신의 기술 트렌드를 직접 실전에 참가해 경험을 쌓을 수 있고, 고객사로부터는 무한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라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우리가 교육 프로그램이 없는게 아니지만 R&D 보다 훨씬 중요한 가치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사람이 최고의 자산’이란 모토는 핑거의 사훈과 같다. 6년 연속으로 계속 공채를 뽑고 있다. 올해에 공채 1기가 처음 과장으로 승진했다. 직원들의 해외연수 비율은 매년 10%를 넘는다. 최근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18도 직원들을 보냈다.

2년전 박 대표는 자사주를 직원들에게 나눴다. 직원들과 성과를 직접 공유하겠다는 철학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박 대표는 “앞으로의 방법은 스톡옵션도 있고, 자회사를 통한 주식 배분 방법도 있고. 많이 있다”며 “어떤 식으로든 핑거의 직원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꾸준히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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