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오는 6월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을 비롯해 중장기적으로 시행될 예정인 케이블TV의 방송권역 폐지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유료방송은 강한 규제 중심의 시장이었다. 케이블TV의 경우 90년대 중반에는 겸영이 불가능했고 지금 3분의 1인 권역제한은 90년대 말에는 10분의 1이었다. IPTV가 도입되던 2000년대 후반 권역제한이 3분의 1로 완화되고 매출액 점유율 제한이 폐지되는 대신 가입자 점유율 3분의 1 제한이 도입돼 새로운 규제체계로 바뀌어왔다.

반면, IPTV는 방송통신 융합이라는 새로운 가치 실현을 위해 정책적 배려를 받아왔다. 물론, 규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전국단위 면허 허가에 초창기부터 콘텐츠 동등접근 등 진흥쪽에 더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위성방송, IPTV 등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의 다변화, 그리고 케이블TV와 IPTV간 위세가 역전되며 유료방송 규제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지역사업권이 독점구조 유발?…SO 구조조정 빨라질수도=최근 유료방송 업계의 관심사는 KT그룹에 적용돼 있는 점유율 합산규제와 종합유선방송(SO)의 지역사업권 유지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현행법은 SO를 허가할때 전국 78개 권역에서 사업할 수 있도록 지역사업권을 부여하고 있다. 지역에 대한 많은 의무와 책임이 따르지만 다른 한편에서 보면 지역사업권은 독점구조를 유발하고 경쟁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특히, 지난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옛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추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CJ헬로의 23개 방송구역 중 1위인 21곳에서 경쟁제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합병을 불허하며 케이블 권역에 대한 논란이 본격화됐다.

이후 통신사와 케이블TV간 M&A 활성화를 위한 논의가 본격화됐고 정부가 유료방송 활성화 방안을 통해 허가권 일원화를 비롯해 디지털완료 시점에 MSO 법인 단위로 허가권을 통합하는 내용의 권역개편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케이블TV는 권역폐지가 시행될 경우 방송의 지역성 및 공적역할이 약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한 권역폐지시 IPTV의 SO 사업 진출로 SO가 급격하게 구조조정 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O의 경우 전주나 지하관로 추가 포설이 어렵기 때문에 타 권역으로 사업 진출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IPTV의 경우 기존에 포설된 전국망을 기반으로 수익성이 높은 권역 중심으로 SO 사업허가를 받아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권역폐지는 미디어 특성 및 역할을 감안해 논의해야 한다”며 “방송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유발하는 만큼, 통합방송법 차원에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합산규제 일몰, M&A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유료방송 시장점유율 합산규제에 대한 정책방향도 유료방송 시장 구조개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합산규제는 KT그룹의 유료방송 가입자 점유율을 3분의 1로 제한한 것을 말한다. 2010년 KT가 KT스카이라이프를 인수하면서 합산규제 논의가 촉발됐다. 이후 2015년 3년 일몰을 전제로 합산규제 법안이 통과했다. 당시에는 통합방송법이 3년내 제정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통합방송법은 여전히 미제정 상태다.

합산규제를 둘러싼 이슈는 다양하다. 유료방송 시장의 독보적 1위인 KT그룹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통신사들의 SO 인수합병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되고 있다.

만약 재연장 논의나 별다른 입법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유료방송 시장에서 KT 그룹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방송법상 SO나 IPTV의 가입자 수 3분의 1 규제는 그대로 남아있다. 하지만 위성방송은 점유율 규제가 없다. IPTV와 위성방송 결합상품인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를 위성방송에 몰아주는 식의 마케팅을 예상할 수 있다.

다만, 점유율 규제 완화에도 불구 KT가 대형 M&A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방송은 공정성, 다양성을 강조하는 산업이다. 점유율 규제가 완화된다고 해서 공정위 등 규제기관이 시장의 독보적 1위인 KT가 다른 유료방송사를 M&A 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아직 정부는 합산규제 방향과 관련해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방선거 등을 감안한 국회 일정을 고려한다면 4월 임시국회에서 논의해야 한다. 설연휴 이후부터는 정책방향을 세워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는 국회에 3년 적용 후 경쟁상황 평가를 통핸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정부가 바라보는 유료방송과 통신 결합상품 등 전체적인 경쟁상황 평가에 따라 그동안 잠잠했던 유료방송 시장도 본격적인 변혁기에 접어들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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