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분자진단 헬스케어 전문기업 랩지노믹스(대표 진승현) 주가가 최근 지지부진하다.

특히, 지난 13일엔 M&A(인수합병) 이슈와 실적악화 등 여러 변수가 겹치면서 주가가 롤로코스터를 탔다. 이날 회사는 적자전환한 2017년 실적을 공개했다. 회사는 신규 제품 및 서비스 개발비가 손실로 반영되면서 적자폭이 커졌으며, 이것이 최근 제약·바이오 업종을 중심으로 실시되는 회계 테마감리와도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작년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가 올해 실적 개선 효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건은 그간 투자자 사이에 돌았던 ‘세력 개입설’ 등의 의혹을 얼마나 말끔히 씻어낼 수 있느냐다.

랩지노믹스의 경우, 회사의 본질적 가치가 아닌 단발적 이슈로 주가가 급등락한 경우가 과거에도 몇 차례 더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와 관련해 한국거래소에 제소하는 등 진상 파악에 나서기도 했으나 명확히 파악된 부분은 아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3일 오전 한 때 회사 주가는 전일 대비 25% 이상 올랐다. 셀트리온이 체외진단기기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아 인수합병에 나섰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오후 들어 주가는 급락했다. 결국 이날 주가는 전일 대비 4% 가까이 하락한 채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오후, 적자 전환한 작년 실적이 공개됐기 때문일까. 투자자들은 세력이 털고 나갔다며 아우성이다. 회사 관계자도 이날 오전 주가 급등이 예상치 못한 ‘사건’이었다고 털어놨다.

14일 오전 주가는 오전 9시5분 현재, 전일 대비 0.5% 상승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현재 셀트리온과 랩지노믹스 모두 M&A와 관련한 루머를 모두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애초 셀트리온이 M&A를 추진한다는 사실을 알린 보도에서도 랩지노믹스는 가능성 높은 업체 중 하나일 뿐이었다.

랩지노믹스는 체외진단 사업으로 진단서비스, 진단제품 제조 등을 영위한다. 진단서비스 사업으로는 PGS(개인 유전자 분석), NGS 기반 진단 시스템 사업이 있다. 최근에는 NGS기술에 더 집중하고 있다. NGS 기반 제품 라인업은 비침습 기형아 선별 검사인 ‘맘가드(MomGuard)’, 신생아 발달장애 관련 염색체 이상 질환 선별검사 ‘앙팡가드(EnfantGuard)’, 차세대 암 치료 진단 검사 ‘캔서스캔(CancerSCAN)’ 등이 있다. 특히 회사는 작년 신규사업으로 캔서스캔 사업에 많은 투자를 단행했다.

◆ 2월13일 수상한 주가…뭔 일 있었나? = 지난 12일 셀트리온이 체외진단기기 전문기업에 대한 M&A를 장기적 관점에서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13일 오전 9시57분 한 언론을 통해 셀트리온의 M&A 준비 소식과 랩지노믹스의 주가 상승을 엮은 기사가 나왔다.

이전부터도 주가는 상승세였으나, 기사가 나간 9시57분경부터 주가는 더 급등했다. 9시56분에서 57분으로 넘어가면서 주가는 850원이 더 올랐다. 이날 오전 11시6분 회사 주가는 전일 대비 25% 이상 상승하며 1만295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13일 오전 셀트리온은 급기야 M&A 추진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셀트리온 측은 이날 오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언급된 ‘체외진단기기 시장’ 관련 내용이 주주님들께 혼란을 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회사의 입장을 말씀드린다. 체외진단기기 시장과 관련해 당사에서 검토가 진행되는 사항은 전혀 없으며, 기사에 언급된 M&A 관련 사항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와 관련 어떤 기업과도 접촉이 진행되고 있지 않다. 관련 사항에 대한 추측은 자제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밝힌 것이다. 그러나, 랩지노믹스 주가는 멈출 줄 몰랐다.

랩지노믹스 주가는 오전 내내 상승하다가, 오후 1시~2시 이후에야 떨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이날 전일 대비 3.86% 하락한 99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0만1571주, 5334주를 순매수한 데 비해, 외국인은 10만7575주를 순매도했다.

랩지노믹스는 이날 장이 끝나기 전 오후 1시30분 이후 작년 별도기준 실적을 공시했다. 작년 매출은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올랐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4억2164만원, -28억2143만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2016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억2004만원, 7억2351만원이었다.

이날 실적 공시가 나갔던 시간과 거의 비슷한 시점인 오후 2시 전, 랩지노믹스는 스페인 소재 전문의료기기 판매업체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나, 주가 하락은 멈추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주가 급등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기사에 대해) 기사를 (회사가) 제공하지 않았다”며 “오늘 실적 공시는 이미 몇 주 전부터 예고된 상황이었다. 기관이나 회사의 강성주주들에게 ‘회사는 매우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고, 나쁜 악재성(작년 실적)은 그날의 주가에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장 중에 공시할 것이다’라고 IR, NDR을 통해 말씀을 드렸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회사가 수출계약 보도자료를 낸 것에 대해선 “실적 공시가 나감으로 인해서 시장의 충격이 클까봐, 스페인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적자 전환 공시가 주가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호재성 보도자료를 배포해 충격을 상쇄하려 했다는 설명이다.

사실, 이날 언론에 나왔던 기사들은 명확히 랩지노믹스가 셀트리온에 합병된다는 내용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급등했다. 외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이슈가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외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이슈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럼 이날 오전 주가가 급등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관계자는 “아침 장 초반부터 시장이 널뛰기를 하다 보니 우리도 많이 당황했다”며, 명확히 파악된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회사가 모르는 세력이 개입됐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에 대해 관계자는 “그게(세력 개입 가능성이) 없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도 그런 2, 3번의 경우를 겪었다. 기사가 나가고 갑자기 거래량이 터지는 패턴이 비슷하다”며 “기자 입장에선 주가가 아침부터 급등하니, 관심을 갖고 파악해서 기사를 내보냈을 수는 있다. 여러 변수들이 복잡하게 꼬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회사는 작년 9월과 11월, 두 차례 주가 급등락 사례에 대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부에 심리(審理)를 의뢰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9월 달 건에 대해서는 조사를 했으나 ‘혐의 없음’으로 나왔다. 11월 달 건에 대해선 아직 진행 중이나 이 역시 그럴(유야무야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2018년 실적 희망적” =
회사는 작년 차세대 암 치료 진단 검사 ‘캔서스캔’ 사업에 많은 투자를 단행했다. 캔서스캔은 암환자의 암조직을 검사해 환자에 맞는 항암제를 찾아주는 검사 서비스다.

회사는 작년 실적이 적자로 전환된 이유에 대해 “신규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연구개발 및 사업화 관련 비용이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 ‘신규 사업’이 캔서스캔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 효과가 작용하는데 판매량이 적다보니 원가는 많이 올라가게 되고 그와 관련한 인건비도 많이 오르는 상황에서 비용이 많이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회사 측은 최근 제약·바이오 업종을 중심으로 시행되는 회계 테마감리가 실적 적자폭을 늘리는 데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관계자는 “올해 회계감리 테마의 개발비 이슈가 굉장히 크다. 금융감독원에서 개발비 자산화의 적정성을 보겠다는 회계감리 테마와 관련한 공고가 지난 12월에 있었다. 우리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계속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 개발비를 쌓아놓는 다”며, 작년 실적에 이 영향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테마감리는 회계 처리의 적정성을 높이기 위해 특정 분야를 대상으로 회계 오류 취약 분야를 예고하는 방식으로 실시된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제약·바이오 업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비의 회계처리 적정성을 점검하는 등 테마감리를 실시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제약·바이오 분야 기업들이 개발비 회계처리를 지나치게 자의적으로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시장성이 없거나 잘 팔리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들면 개발비에 대해 손상 차손 처리를 하거나, 아니면 무형자산으로 처리된다. 무형자산으로 인식된 부분에 대해서도 향후 시장성이 더 없다고 판단되면, 무형자산에 대해 일시 상각 처리를 한다. 그 비용들이 (작년 실적에) 많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제1038호에 따르면, 기술적 실현 가능성 등 요건 충족 시 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인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무형자산으로 인식되면 회사 영업이익이 늘지만, 반대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비용으로 처리된다.

오히려 회사는 작년 실적 적자를 털고 올해는 실적 개선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관계자는 “작년 손실이 컸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괴롭겠지만 2018년 실적 개선에는 좋은 작용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작년 신규 투자로 인한 개발비 반영으로 실적폭이 늘었지만, 올해는 그 효과를 보는 해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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