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주도권 잡자…글로벌 IT기업 행보 주목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제2의 인터넷’이라는 블록체인 기술을 놓고 글로벌 IT 업체 간 경쟁이 뜨겁다. 아직 초기단계지만 물밑에선 블록체인 주도권을 잡기 위해 기술개발과 협력, 인재영입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분산원장기술로 대변되는 블록체인은 최근 금융 서비스부터 유통·물류, 헬스케어, 심지어 애완동물 입양과 다이아몬드 감정까지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해킹이나 정보의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을 엔터프라이즈 영역에 적용해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글로벌 IT기업 가운데선 IBM과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등의 행보가 돋보인다. 블록체인을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과 같은 클라우드 플랫폼과 연계해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포춘지는 “블록체인은 IBM, 오라클과 같은 오래된 기업들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IBM은 일찍이 리눅스 재단과 ‘하이퍼렛저’라는 블록체인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모든 산업에서 범용적 이용이 가능한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이 목적이다. 국내에서도 한국거래소, 코스콤 등이 하이퍼렛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두바이정부와 런던·일본증권거래소, 인도 마힌드라, 중국과 미국 월마트 등이 IBM 블록체인을 도입했다. 미국 월마트는 망고, 중국에선 돼지고기 유통에 적용해 소비자는 식품이 안전하게 생산·유통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올 1월에는 해운사인 머스크와 블록체인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했다. IBM 측은 “블록체인과 함께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분석 등 클라우드 기반 기술을 활용해 국경 간 화물의 이동·추적을 지원한다”며 “제조사, 해운사, 포워딩 업체, 항만·터미널 운영사, 화주 및 세관 등 관계자가 운송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모든 승인절차가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계약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부터 블록체인을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것을 준비해 온 MS는 2016년 첫 블록체인 플랫폼(BaaS)인 ‘브렛츨리 1.0’을 출시했다. 이후 지난해 8월에는 기업 운영에 최적화된 ‘코코 프레임워크’를 공개했다. 코코 프레임워크는 성능과 보안을 강화해 기업이 블록체인을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초당 1600건 이상의 트랜잭션 처리가 가능하다. 올해 중 깃허브를 통해 오픈소스로 공개할 예정이다. 고객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 환경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다.
MS의는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에서 브렛츨리 탬플릿을 사용하면 평균 3주가 걸리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15분 내로 구축, 배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기반 사용자 인증 시스템을 개발도 추진 중이다. 한국MS 측은 “보험이나 금융, 보석·금과 같은 고가품 유통 분야에 블록체인 기술이 빠르게 적용돼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총기난사사건이 빈번한 미국의 경우,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총기잠금장치를 통제할 수 있는 등 여러 사회문제 해결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밖에 SAP와 오라클도 ‘클라우드 블록체인 서비스’에 가세했다. SAP는 지난해 말 ‘SAP 블록체인 공동혁신 이니셔티브’를 만들었다. ‘SAP 클라우드 플랫폼 블록체인 서비스’를 이용해 디지털 장부(digital ledger)를 IoT, 제조 및 디지털 공급망 솔루션과 통합할 계획이다.
오라클도 지난해 10월 ‘오픈월드’ 행사에서 ‘블록체인 클라우드 서비스(BCS)’를 공개했다. 지난해 8월 하이퍼렛저 프로젝트에 합류한 오라클은 이를 통해 엔터프라이즈급의 블록체인 플랫폼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한다. 오라클은 지난 13일 하나금융그룹과 디지털 자산 통합 플랫폼인 ‘글로벌로열티네트워크(GLN)’ 구축 협력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는 오라클의 클라우드 및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한편 마켓앤마켓의 조사에 따르면 블록체인 관련 제품 및 서비스 시장은 지난해 2억4200만달러에서 2022년 77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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