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사원 노조 홈페이지 첫 화면 갈무리

- 국내 IT업체 노조 설립 첫 사례…산업 내 연대 주목
- 설립 초기 지지층 확보 여부에 관심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네이버 노조가 첫 발을 뗐다. 정확한 명칭은 ‘네이버 사원 노조’, 소속은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네이버 지회’다. 지난 2일 네이버 노조 일동은 본사와 관계사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돌려 노동조합 설립의 당위성과 취지를 전달하고 가입을 독려했다.

네이버 노조는 노동조합의 불모지로 알려진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첫 테이프를 끊었다는 점에서 작은 걸음이지만 큰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네이버 노조에서 그칠지, IT 업계 내에서 연대가 이어질지는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노조 측은 선언문을 통해 “열정페이라는 이름 하에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IT 노동자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연대할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우선 업계 관심사는 네이버 노조 가입이 들불처럼 확산될지 여부에 쏠려 있다. 노조 입장에서도 설립 초기 지지층 확보가 중요하다. 노조는 ‘네이버에 노조가 생긴다면 가입을 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참여인원 729명 중 94.9%가 참여하겠다고 답한 결과를 내세웠다.

노조 측은 카카오 오픈채팅과 블라인드 익명 게시판을 통한 설문조사 결과를 들어 “많지 않은 분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임에도 투표해주신 대부분이 가입을 하겠다고 했다”며 “덕분에 저희도 노조 설립 준비를 잘 진행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노조 설립에 대해 “헌법에도 명시된 근로자의 기본권이다. 회사는 노조 설립과 운영에 관여할 수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네이버 노조가 설립 초기부터 세간의 관심을 끄는 것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네이버’라는 타이틀에 실린 무게감의 힘이 컸다. 

익히 알려졌다시피 네이버는 국내 1위 인터넷 포털 사업자이자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취업을 꿈꾸는 회사 중 하나다. 네이버는 잡코리아 조사결과, 1인 평균 급여액 상위 10개사 중 6위(7760만원)에 올라있다. 여직원 연봉 기준으론 100대 대기업 중 전체 1위(6758만원)다.

네이버는 ‘워라밸’이 되는 회사로도 꼽힌다.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한다는 의미로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의 줄임말이다. 

그러나 이 같은 대외 인식과 달리 네이버 노조는 ‘회사가 변했다’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회사의 엄청난 성장에도 불구하고 복지는 뒷걸음질치며 포괄임금제와 책임근무제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정당한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회사는 소통이 필요한 주요 사안들에 대해서도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하며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고 내부 사정을 알렸다.

노조가 언급한 포괄임금제는 ‘공짜 야근’의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수차례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근로시간의 특정이 어려운 분야에서 주로 채용하고 있는 임금제로 연장·야간·휴일 근로 등을 미리 정한 후 매월 일정액의 수당을 기본임금에 포함해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게임업계에서 먼저 논란이 불거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포괄임금제를 없애달라’는 의견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나 포괄임금제와 함께 거론된 책임근무제는 워라밸의 기반이 되는 근무방식으로 볼 수 있다.

책임근무제는 유연근무제, 탄력적 근무시간제보다 한발 나아간 근로형태다. 본인의 능력만 된다면 주 40시간 근무를 채우지 않아도 된다. 출퇴근 시간은 물론 업무 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다. 회사 입장에선 직원들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시행 가능한 제도다. 다만 이 부분도 노조 측은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에 수년간 몸담고 있는 한 직원은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선언문에서 과장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익명 게시판에 노조 설립 관련한 좋은 의견들이 많았는데 선언문에 담아내지 못한 부분이 있어 아쉽다”고도 전했다.

이번 네이버 노조 설립 계기로 게임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공짜 야근’, ‘열정페이 근무’ 논란이 먼저 불거졌던 게임업계지만 노동조합이 전무하다. 지난 2013년 발족한 게임개발자연대가 사실상 산업별 노조 역할을 했지만 최근엔 눈에 띄는 활동이 없는 상황이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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