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삼성전자가 기흥·화성사업장의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 공개에 대해 행정심판 청구를 진행한다. 더불어 사법부에 행정소송과 함께 집행정지신청서를 접수했다. 안전장치 없이 회사의 중요자산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전공정을 담당하는 기흥·화성사업장의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 공개를 막기 위해 국민권익위원회 산하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수원지방법원에는 행정소송 및 집행정지신청서를 제출했다.

삼성전자는 고심을 거듭하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와 수원지법에 각각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진행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한층 거칠어 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정흐름도, 생산설비 구성, 장비의 역할은 물론 구체적인 재료 사용량과 사양 등이 요목조목 기록되어 있어 영업비밀이 그대로 외부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반도체 사업장의 보고서 공개 요구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후공정이 이뤄지고 있는 온양사업장이 대표적이다. 올해 2월 1일 대전고등법원이 온양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유족과 시민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공개가 결정된 바 있다. 1심에서는 공개가 기각됐으나 2심에서 판결이 뒤집힌 것. 고용노동부가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고 개인정보를 제외한 나머지 내용이 공개를 앞두고 있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반도체를 만들 때 사용하는 장비와 재료를 비롯한 각종 공정은 당연히 영업비밀이고 유출될 경우 경쟁사나 경쟁국을 대놓고 돕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보고서의 공개를 막는 것이 산업재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회사 관계자는 “산재신청을 막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중요한 정보자산이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외부로 나가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백혈병 등 직업병이 발생했을 경우 협력사를 포함해 포괄적인 보상 절차를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보상위원회에 160여명이 신청해 120여명이 보상을 완료했고 ‘사회적 부조’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어 산재보상과는 전혀 무관하다. 회사의 보상을 받은 사람도 산재신청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반도체는 물론이고 디스플레이 등 다른 첨단산업으로 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도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탕정 공장의 작업환경측정보고서에 대해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산재신청에 필요한 내용(대기질, 화학물질, 근무 현황 등)은 공개를 찬성하지만 이와 무관한 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우려한 결과다.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장비, 재료의 종류, 사용량 등이 공개되면 기업 경쟁력에 상당한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더구나 장비나 재료는 전 세계 어떤 기업이라도 구매할 수 있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배치하고 얼마나 사용하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특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같은 제품은 ‘레시피(공정작업 내용)’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디스플레이는 갈수록 생산 어려워지고 있어 다양한 화학물질 사용이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는 영업비밀의 보호에 대해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나 형법상의 업무상 배임죄 등에 의한 보호 방안을 마련해두고 있다. 영업비밀은 비공지성, 경제적 가치성, 비밀 관리성을 갖춰야 하는데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공정은 모든 요건을 만족시킨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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