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네스트' 사태 여파… 가상화폐거래소 신뢰 추락하나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지난 4일 국내 5위권 가상화폐거래소인 코인네스트의 김익환 대표와 실장급 임원이 검찰에 긴급체포되자, 국내 주요 가상화폐거래소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이에 가상화폐 시세 하락폭은 더 깊어졌다. 빗썸에 따르면, 지난 5일 관련 언론보도가 나온 9시45분 경, 비트코인 가격은 750만원대에서 오전 10시20분 720만원대까지 수직 하락했다.
관심사는 가상화폐 시장에 가해질 영향이다. 검찰은 다른 주요 가상화폐거래소도 고객 자금을 유용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거래소 자체의 보안성 문제를 넘어, 경영진의 부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르면 결국 가상화폐 시장 전체가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현재 가상화폐 시장은 작년 말부터 올해 2월까지의 기간에 비하면 인기가 많이 사그라들었지만, 가상화폐거래소 설립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거래소 설립에 뛰어드는 사업자들은 비록 거래소 사업이 일평균 수십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액수를 벌어들이는 시기는 지나갔어도, 여전히 수익성이 높다고 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가상화폐거래소 설립이 동남아 등지에서 웹사이트를 만들어 ‘불법도박사이트’를 운영하는 업자들의 행태와 유사하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높은 수익성을 지녔지만, 이를 제재할 법규가 아직 미비해 ‘한탕’할 목적으로 사업 진입 러쉬가 끝없이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투자자들은 검찰이 다른 가상화폐거래소로 수사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국내 1, 2위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은 그간 많은 사용자 사이에서 ‘거래 조작’ 등의 의심을 받아왔다.
지난 4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 이하 공정위)는 국내 12개 가상화폐거래소가 사용하는 이용약관을 심사해 이용자에 부당한 14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조항을 찾아내고 이를 시정권고하거나 각 사업자들이 자진시정하도록 조치했다.
공정위가 공개한 가상화폐거래소 사업자별 불공정 약관 사례에 따르면, 대표가 검찰에 긴급체포된 코인네스트는 공정위 조사에서 가장 많은 불공정 약관조항(10개)을 가지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비티씨코리아닷컴(10개)과 두나무(9개) 등 국내 주요 가상화폐거래소 사업자들의 불공정 조항 수는 다른 거래소 대비 가장 높은 편에 속해 눈길을 끌었다.
빗썸과 코인네스트는 6개월 이상 접속하지 않는 회원의 가상화폐를 임의로 회사가 현금화할 수 있는 조항도 가지고 있었다. 엄연히 고객 재산인 가상화폐를 회사가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조항이다.
특히, 업비트는 다른 거래소에는 없는 규정을 3개나 가지고 있었다. 이 3개 조항은 ‘부당한 서비스의 변경 또는 중단에 관한 조항’, ‘회사 재량에 의한 개별 가상화폐 시장의 개폐조항’, ‘사업자의 일방적인 주문 거부나 거래금액 등 거래조건의 제한 조항’이다. 회사가 사용자 동의 없이 거래 관련 사항을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조항으로 파악된다.
앞서 지난달 12일부터 사흘간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정대정 부장검사)는 코인네스트를 포함한 여의도 내 가상화폐거래소 3곳을 압수수색해 회계 관련 자료를 조사한 바 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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