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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호 작가 “웹툰 플랫폼-작가 계약, 블록체인이 대체할 것”

이형두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만화 ‘미생’을 그린 윤태호 작가가 블록체인 기술이 새로운 형태의 웹툰 생산 통로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작가가 향후 제작될 작품의 내용, 연재 방식을 담은 백서를 먼저 작성하고 ICO(암호화폐공개)를 추진하는 방식이다.

윤태호 작가는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세계웹툰포럼’ 기조연설에서 “최근 플랫폼과 작가 간 이해충돌이 화두로 떠올랐다”며 “‘과연 표준 계약서를 완성될 수 있을까’하는 염려도 있지만, 블록체인이라는 기술 기반의 계약이 표준 계약서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가가 어떻게 연재할지 내용을 담은 자기 백서를 공개하면, 사서 보는 것이 아니라 투자를 해서 보는 사람이 생길 것”이라며 “작가는 새로운 형태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와 블록체인은 다양한 방식으로 연계될 수 있다. 크라우드펀딩처럼 독자의 후원으로 먼저 자금을 조성해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도 있고, 블록체인으로 저작권, 판권을 쪼개 암호화폐로 거래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음원 분야에서는 저작권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지분만큼 배분받는 ‘뮤지코인’이 있다.

반면 새로운 형태의 민원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작가가 백서에 약속한 바를 독자, 투자자에게 지키지 못했을 때, 책임져야할 의무가 발생한다”며 “이는 우리가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한 종류의 민원, 먼저 예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윤 작가는 국내 작품의 글로벌 진출과 관련, 번역 장벽 문제도 집단 지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인도의 웹툰 플랫폼 ‘토리코믹스’를 예로 들었다. 이 플랫폼은 이용자 누구나 외국 작품을 번역해 등록할 수 있다. 잘 번역된 번역물로 선정되면 플랫폼과 수익을 공유한다.

통상 작품 번역은 국내 웹툰의 외국 진출 과정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들고 어려운 작업이다. 이런 방식을 쓰면 전문가 번역에 비해 수준이 떨어질 수 있지만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 그는 “문학 작품과 달리 만화는 필요로 하는 수준이 다를 수 있다”며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우리가 어렸을 때 해적판 만화 번역을 보면서도 재미를 느끼지 않았나”며 반문했다.

한편 중국 웹툰 시장의 폐쇄성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국내 업체들이 해외 진출할 때는 작품 뿐 아니라 우리의 인프라도 같이 나가지만, 유독 중국만 CP 방식으로 작품만 넘기게 된다”며 “이런 부분들은 언제쯤 개선이 될지 중국 측에 묻고 싶고 고민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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