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MCN… 전자상거래 판도 바꾸는 '미디어커머스'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미디어 콘텐츠와 커머스 상품의 융합인 ‘미디어커머스’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다중채널네트워크(MCN) 등 미디어 업계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콘텐츠와 상품 접목을, 커머스 업계는 매출 상승과 브랜딩을 위해 콘텐츠 활용도를 점차 높이는 추세다.
CJ오쇼핑과 CJ E&M은 미디어커머스 사업 본격화를 위해 다음달 1일 합병법인 'CJ ENM'을 공식 출범한다. CJ오쇼핑 신성장담당 김도한 상무는 14일 한국엠씨엔협회가 주최한 ‘미디어커머스 현황과 전략’ 세미나에서 “어찌 보면 저희의 경우 CJ오쇼핑과 E&M을 통해 미디어커머스를 예전부터 잘 해왔지만, 지난 6~7년간 레거시미디어(전통매체) 기반으로만 해왔다는 약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콘텐츠, 통신 네트워크, 디바이스, 결제 시스템 모두 세계 최정상급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반면 이런 점이 한국 기업이 중국,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을 때 성과를 거두기 힘들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 김 상무의 설명이다.
김 상무는 “레거시미디어가 글로벌 사업을 하려면 해당 국가에 조인트벤처 만들고 영업팀 세팅하고 광고주를 확보하고 마지막으로 또 심의를 받아야 한다”며 “반면 디지털은 국적이 없어, 어디서나 터질 수 있고 롱테일의 합이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레거시미디어는 콘텐츠 안에서 상품을 자연스럽게 녹이는 데 한계가 있다. 주인공과 스토리가 명확한 웰메이드 콘텐츠일수록 소품 방식으로 상품을 등장시키기 어렵다. 상품 판매와 콘텐츠 방영 시점의 조율도 쉽지 않다. 콘텐츠의 흥행과 판매 효율이 비례한다는 문제도 있다. 사전 기획을 통해 제작한 드라마 ‘안투라지’의 경우 콘텐츠가 인기를 얻지 못하면서 상품 매출 역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반면 디지털 기반의 스낵 콘텐츠는 비교적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다.
통합법인 CJ ENM은 디지털 통합 조직을 편성해 ‘글로벌’과 ‘디지털’에 방점을 두고 운영할 계획이다. 콘텐츠는 기획단계에서부터 커머스 모델을 결합해 시너지를 강화한다.
김 상무는 “미디어커머스의 최종 지양점은 결국 ‘상품’, 전엔 상품은 많았고 팔기 위한 효율적인 마케팅 툴이 없었다면 현재는 그렇지 않다”며 “상품 자체도 콘텐츠의 아주 큰 부분”이라고 전했다.
뷰티‧패션 전문 MCN 레페리엔터테인먼트 최인석 대표 역시 “소비자들의 패턴과 구매 마인드가 변하고 있다”며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기성세대 소비 형태와 다르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화장품 브랜드에서도 롱테일 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며, 온라인에서 제품 하나가 인기를 끌면 수천억 매출을 낸다”며 “뷰티업계 소비 트렌드는 ‘더 작게 더 좁게’라는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으며, 인플루언서가 롱테일에 기적을 가져다준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인플루언서 미디어커머스는 ‘모바일 홈쇼핑’이 아니라 ‘모바일 방문판매’와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문판매의 3대 요소는 ‘친구 같은 친밀감’ ‘상세한 뷰티 팁과 화장품 정보를 전하는 전문성’, ‘판매 시점에 소비자에게 바로 줄 수 있는 배네핏’”이라며 “이는 똑같이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대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인플루언서들은 영상과 콘텐츠를 통해 홍보에 그쳤으나 현재는 구독자에게 단독으로 판매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레페리의 경우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제품 판매를 알리고 카카오 플러스친구 채널 구독을 통해 결제하는 시스템을 활용한다. 인기 인플루언서의 경우 이런 방식으로 판매 개시 30분 내 1억원에 가까운 매출고를 올린다. 이는 한 번에 그치지 않고 2차, 3차에 거쳐 추가적인 판매로 이어진다.
최 대표는 이런 방식으로 이뤄지는 거래 규모가 올해 2000억원 중반, 내년 4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리고 앞으로 인플루언서 채널로만 유통되는 단독상품과 혜택 강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현재 인플루언서 채널의 아쉬운 점은 시장에 팔리고 있는 상품들이 유통되고 있어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라며 “각 브랜드는 이들을 위한 특별할인이나 선 출시, 혹은 특별판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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