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세계 1위’ 애플 ‘자존심’ 획득…특허 가치, 표준특허↓ 상용특허↑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이 7년에 걸친 특허소송을 종료했다. 양사 합의로 소송을 취하했다. 합의 내용은 비공개했다. 경과를 감안하면 삼성전자가 애플에게 6억6747만달러(약 7484억원) 이상을 지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삼성전자가 7년 전쟁의 패자이고 애플이 승자일까. 특허소송의 본질과 그간의 시장상황을 고려하면 양쪽 모두 승자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세계 1위가 됐다. 애플은 혁신의 원조라는 자존심을 지켰다. 양쪽 모두 패자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카피캣’ 오명을 벗지 못했다. 애플은 소송으로 경쟁을 왜곡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얻었다.

◆양사 소송전, 2011년 4월 애플 ‘점화’=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특허소송을 취하했다.

이 소송은 지난 2011년 4월 시작했다. 양사 특허전쟁의 서막을 알렸던 소송이다. 양사는 이 소송을 시작으로 아프리카를 제외한 전 대륙에서 소송전을 펼쳤다. 미국에선 애플이, 유럽에선 삼성전자가 유리했다. 하지만 2014년 8월 양사는 미국 소송 2건을 남기고 나머지 소송은 철회했다. 합의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합의는 그 이후 4년이 더 필요했다.

미국 2건의 소송 중 1건은 지난 2017년 11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삼성전자 상고를 기각해 끝났다. 이 소송은 2012년 애플이 삼성전자 ‘갤럭시넥서스’의 특허침해를 주장한 것이 출발이다. 삼성전자 역시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특허를 침해했다고 맞붙었다. 양사 상용특허 침해여부가 쟁점. 쌍방침해로 결론났다. 삼성전자는 애플에 1억1963만달러(약 1342억원) 애플은 삼성전자에 16만달러(약 2억원)을 배상했다.

◆초반 3년, 전 세계서 ‘일진일퇴’…2014년 미국 2건만 유지=7년 특허전쟁 막을 내린 소송은 삼성전자는 표준특허, 애플은 상용특허를 쟁점으로 삼았다. 1심은 2014년 애플의 손을 들었다. 애플의 특허침해는 인정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만 애플에 9억3000만달러(약 1조425억원)을 물어주라고 했다. 2심은 이중 5억4800만달러(약 6144억원)만 확정했다. 나머지는 다시 따져보라고 돌려보냈다. 2015년 5월이다. 삼성전자는 2015년 12월 이 돈을 애플에 지급했다. 3심은 5억4800만달러 중 3억9900만달러(약 4474억원)을 재검토하라고 판결했다.

파기환송심은 지난 5월 배심원평결을 내렸다. 2심과 3심이 보낸 총 7억8100만달러(약 8754억원)에서 5억3900만달러(약 6041억원)를 인정했다. 삼성전자가 애플에 미리 준 돈에 추가로 1억4000만달러(약 1570억원)을 더 줘야하는 셈이 됐다. 판결은 배심원평결을 참조해 판사가 내린다. 미국 사법 관행을 보면 사실상 삼성전자의 부담이 더 커졌다. 소송 취하는 배심원평결을 두고 판사에게 마지막 변론을 하는 평결복불복심리(LOL) 과정에서 이뤄졌다. 삼성전자가 애플에게 이미 지급한 돈 이상을 주고 합의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유다. 1차 소송과 2차 소송 그리고 파기환송심 배심원평결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는 애플에게 최소 6억6747만달러을 지급했을 것으로 보인다.

◆소송전, 일반폰 몰락 속 삼성 브랜드 가치 유지 기여=소송 과정을 통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세계 1위가 됐다. 2011년은 스마트폰 시장 개화로 기존 일반폰 업체의 몰락이 가속화했던 시절이다. 삼성전자와 함께 5위권에 있던 노키아 모토로라 LG전자 소니는 현재 주인이 바뀌었거나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신흥세력으로 부상한 HTC 블랙베리 등과 2위를 두고 경쟁했다. 애플이 소송을 제기한 것은 역설적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지명도를 높였다. ‘애플 대항마=삼성전자’라는 이미지를 창출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소송 직후인 2011년 3분기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애플 분기 판매량을 역전했다. 2012년부터 세계 1위를 굳혔다. 삼성전자의 경쟁자였던 HTC와 블랙베리는 급격히 힘을 잃었다. 이후 시장은 현재 모습으로 재편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구도, 상위권을 노리는 중국업체로 굳어졌다.

애플은 창업주 고 스티브 잡스 사후 떨어진 경쟁력을 소송으로 만회한다는 비아냥을 샀다. 구글 등 대부분 정보통신기술(ICT)업계가 특허를 무기로 업계 혁신을 저해한다고 비판했다. 삼성전자를 카피캣이라 비판했지만 아이오에스(iOS)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장점을 저목하기 시작했다. 중저가 아이폰도 출시했다.

◆표준특허, 프랜드 원칙 재확인…부품 공급·美 보호무역 강화도 합의 영향=표준특허는 사실상 진입장벽으로 힘을 잃었다. 표준특허는 기술표준과 관계된 특허. 산업의 근간이다. 표준에 들어간 특허는 일정 사용료를 내면 모든 기업에 사용을 허가해야한다는 ‘프랜드(FRAND)’ 원칙이 재조명됐다. 삼성전자는 애플이 사용료를 내지 않고 무단 사용했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나중에 줘도 된다는 논리가 먹혔다. 오히려 삼성전자는 표준특허 공격 때문에 유럽연합(EU)에서 반독점혐의로 조사까지 받았다. 대신 상용특허 특히 디자인특허의 가치는 급상승했다. 삼성전자 배상액 산정 대부분이 디자인특허 침해 때문이다. 제품 외관과 아이콘 등 광범위하게 권리를 인정했다. 업계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결과다.

한편 이번 합의는 삼성전자의 사업구조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서 애플의 경쟁자지만 부품은 애플이 고객사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소송 이후 삼성전자 부품 채용을 줄였다. 다른 거래선을 통해 매출 하락을 막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애플의 시장성은 여전히 강하다. 스마트폰만 보고 애플과 싸울 때가 아니다. 얻을 것도 다 얻었다. 또 미국 시장 분위기도 좋지 않다. 보호무역을 강화하는 경향 속에서 미국 기업인 애플과 소송을 이어가는 모양새는 부담스럽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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