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메라·TV처럼 스마트폰도 부활 가능…한국 소비자에게 소니 매력 알릴 것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 LG전자의 목표가 소니였던 시절이 있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소니는 정보통신기술(ICT)업계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휴대용 카세트플레이어, 비디오, TV, 게임기 소니가 세계를 주름 잡았다. ‘소니스타일=혁신’이었다. 휴대폰도 마찬가지.

하지만 너무 나갔다. 생태계 확장 대신 잠금(lock-in, 락인) 전략이 발목을 잡았다. 2000년대 들어 소니스타일은 갈라파고스가 됐다. 부진의 늪에 빠졌다. 혁신의 전도사 자리는 애플에 내줬다. 그랬던 소니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카메라는 3강 체제를 만들었다. TV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올레드)TV는 고가TV 시장에서 삼성전자 LG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소니 부활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서울 영등포구 원IFC 소니코리아 본사에서 오쿠라 키쿠오 대표<사진>를 만났다.

그는 사업에 관해 “끝이 없는 야구 경기”라고 했다. 야구는 이닝을 거듭하며 공격과 수비가 바뀐다. 삼자범퇴를 할 때도 대량득점을 할 때도 있다. 수비 실수로 점수를 내줄 때도 있지만 상대의 실책으로 점수를 딸 때도 있다. 결과는 끝날 때까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요리라고도 했다. “같은 재료를 써도 요리사에 따라 맛이 다르다”라며 “제품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요리 본연의 경쟁으로 돌아가니 소니라는 요리사의 경쟁력이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소니코리아의 작년 매출액은 1조2836억원. 전년대비 14.7% 증가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은 이미지센서다. 이미지센서는 디지털카메라의 필름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삼성전자 애플 등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은 소니에 기댄 부분이 크다. 소니가 카메라 사업을 시작할 때 누구도 상상치 못했던 일이다. 소니는 지난 5월 국내 풀프레임 카메라 시장에서 캐논을 꺾었다. 미러리스 카메라 전체에서도 1등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비슷한 추세다.

오쿠라 대표는 “카메라를 시작했을 때, 렌즈교환식 카메라를 시작했을 때, 미놀타를 인수했을 때 왜 이 사업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자주 나왔다. 휴대폰 카메라가 좋아지면서 카메라 시장은 끝났다는 관측도 많았다. 하지만 스마트폰 카메라가 좋아지면 더 좋은 사진을 찍고자 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수요도 생긴다. 오래 걸리긴 했지만 지금은 소니의 카메라가 타사에 밀린다고 여기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뚝심이 현재를 불러왔다는 뜻. 스마트폰도 같은 등식을 적용했다. 지금 한국 시장에 남아있는 외산폰 업체 중 가장 오랜 기간을 버틴 회사다. 2012년부터 꾸준히 스마트폰 시장을 두드렸다. 세계 시장을 보면 LG전자와 비슷한 처지다. 두 회사는 일반폰 시대 세계 3위를 두고 대결을 펼쳤다. 스마트폰 시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것도 같다. 일반폰 때 경쟁자인 노키아 모토로라 등이 사업을 포기한 후 이들도 선택을 해야 한다는 분석이 끝이지 않는 것도 같다.

오쿠라 대표는 “지금은 어렵지만 소니는 기술이 있다. 얼마 걸릴지 모르겠지만 소니만의 유니크한 제품이 나오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TV도 액정표시장치(LCD)TV가 나오고 힘들었지만 올레드TV가 나오면서 다시 올라왔다. 스마트폰도 계속하면 전환점이 오는 시기가 있다. 5세대(5G) 무선통신도 그 중 하나다”라고 확신했다. 카메라 TV처럼 스마트폰도 반전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음향기기는 소니가 꾸준히 강세를 유지한 분야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하며 강력한 도전자로 부상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참여가 시장을 키울 것이라고 환영했다. 음향기기는 브랜드마다 맛이 다른 탓에 경쟁이 사용자의 경험을 확대하는 측면으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 음향기기 전문점에서 청음 후 구매를 추천했다. 청음을 한다면 소니를 고르게 될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오쿠라 대표는 “음향기기 전문점에서 여러 제품을 들어보면 다름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소리도 화질처럼 좋은 소리를 듣게 된 후 내려오기 힘든 영역이다. 회사마다 라인업마다 튜닝이 다르다. 소니의 맛이 다른 회사의 맛이 내가 어떤 소리를 좋아하는지 들어보길 권한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그는 소니의 대표적 한국통이다. 1989년 일본 오사카외국어대 한국어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연세대 어학당을 다녔다. 순댓국을 좋아한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그가 처음 한국에 관심을 갖게 한 계기다. 소니코리아 대표는 지난 4월 선임됐다. 소니코리아는 외국계 기업 중 드물게 한국 관련 실적을 공개하고 있는 회사기도 하다.

오쿠라 대표는 “외국에서 일하고 싶었다. 고등학교 때 88년 올림픽을 매개로 한국에 대한 홍보가 시작됐고 한국어를 전공으로 선택하게 됐다. 소니코리아 대표로써 소니의 매력을 한국 소비자에게 알려주고 싶다. 한국 직원에게도 좋은 기억으로 남고 싶다. 좋은 기억을 남기는 것은 인생의 목적이기도 하다”라고 전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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