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마이크론 사태'가 발화점될까…반도체 업계 술렁

2018.07.05 10:15:07 / 신현석 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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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미·중 무역전쟁 여파가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반도체 업계는 3일(현지시각) 중국 법원이 미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중국 내 생산과 판매를 금지하는 예비 판결을 내린 데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는 6일부터 미국과 중국은 340억 달러 규모 818개 품목에 25%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상황이다.

미국이 상무부 산하 통신정보관리청(NTIA)을 통해 중국 통신업체 차이나 모바일의 미국 통신 시장 진출을 반대한다고 발표하는 등 중국의 마이크론 견제와 더불어 무역분쟁 이슈가 개별 기업 규제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별 기업 견제는 한국 증시에서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애플 등 대형 IT주에 대한 규제로 번지면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간과할 수 없는 수준으로 확대될 수 있다.

미국과 한국 증시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무엇보다 마이크론의 중국 내 판매 금지 여파가 컸다. 3일(미국시각) 미국 증시에선 장 막판 마이크론이 중국 내 판매 금지 예비 판결을 받았다는 소식에 전일 대비 5.51% 급락했다. 마이크론뿐 아니라 인텔(-1.45%), AMAT(-1.93%), 램리서치(-3.35%), TI(-1.21%) 등 대부분의 반도체 관련 종목이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82% 떨어졌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0.54%), S&P500 지수(-0.49%), 나스닥 지수(-0.86%)도 모두 하락했다.

반도체 외 페이스북(-2.35%), 아마존(-1.16%), 넷플릭스(-1.92%), 애플(-1.74%), 알파벳(-2.26%) 대형 IT주 등 종목도 하락했다. 이들 IT주는 일각에서 미·중 무역전쟁 여파보다 개별 이슈로 주가가 변동했다는 분석도 나왔으나 폭넓게 보면 결국 미·중 갈등의 영향권 내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모건스탠리가 미·중 무역 갈등으로 애플의 해외 매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최근까지 미 증시에선 시간이 갈수록 미·중 갈등보다 개별 종목 이슈가 더 큰 영향력을 가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미국이 차이나모바일의 자국 시장 진출을 거부하고, 중국도 마이크론에 제동을 가하는 등 미·중 무역갈등이 특정 업체를 중심으로 다시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4일(현지시각) 미국 증시는 독립기념일 연휴를 맞아 휴장하면서 일단 한숨을 돌렸다. 일단 미국과 중국은 서로 간 출혈 경쟁을 최대한 자제하려는 모습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은 각각 자국 시간으로 6일 0시부터 상대국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바 있으나 중국은 미국이 관세 부과 조치를 내놓은 뒤 대응하기로 하는 등 신중한 모습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중국과의 무역 갈등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국내 주식시장도 지난 4일 코스피 지수가 미·중 무역 갈등 여파로 2270선 밑으로 가라앉았다.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7.30포인트(0.32%) 하락한 2265.46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개인은 각각 10억원, 1290억원을 순매수하고 기관은 1534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기관의 순매도는 나흘 연속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키움증권의 서상영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반발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중국 정부가 관세 부과 일정을 미국의 관세 부과 이후로 연기한 점, 위안화를 비롯한 신흥국 환율이 안정을 찾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라며 “다만, 시장참여자들은 다음날(6일) 있을 삼성전자 실적 발표와 미·중 관세 부과를 앞두고 있어 적극적인 대응보다는 종목별 이슈에 따라 차별화 장세가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중국이 자국 법원을 통해 반도체 굴기 야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됐다고 보고 있다. 일단 중국 매출 비중이 50%인 마이크론의 중국 판매 금지가 확정될 경우, 중국 내 반도체 수급이 줄어 반도체 가격이 오를 뿐 아니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중국향 매출 비중이 증가해 전반적으로 국내 반도체 업계의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 같은 긍정적 효과가 단기에 그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마이크론의 중국 내 판매금지가 현실화되면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가격이나 업황이 급변동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봤을 땐 결국 전 세계 수요, 공급에 따라 원위치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는 각 시장이 밀접히 연결돼 있어 일시적 수급 불균형만으로 중국 내 반도체 가격을 장기적으로 전망하기 어렵다. 마이크론이 중국에서 판매가 금지되더라도 미국이나 유럽 지역에서 출하량을 크게 늘리고 대만 현물시장을 통해 중국으로 재판매하는 전략을 취하면 결국 중국 내 반도체 가격의 하락 요인이 된다는 분석이다.

또한, 마이크론에 대한 중국의 잠정 조치가 현실이 된다면 장기적으로 볼 때 국내 반도체 업황에 실질적인 위협이 가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양산을 앞두고 있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푸젠진화, Innotron, YMTC가 향후 중국 정부의 도움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우려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 업체들의 초기 양산 규모는 현재 각각 1만장/월 정도에 불과하다.

하이투자증권의 송명섭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미칠 영향은 내년 상반기까지 매우 제한적일 수 있으나 수율 개선 속도에 따라 생산량이 크게 증가할 수 있으므로 내년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업황 및 실적에 실질적인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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