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나선 인터넷전문은행, 왜?

2018.08.08 09:43:33 / 이상일 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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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사실상 은산분리 완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대선전까지 은산분리 완화에 미온적이었던 대통령이 입장을 바꾼 이유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서 “은산분리 대원칙을 지키면서 인터넷 전문은행이 운신할 수 있도록 폭을 넓혀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물론 대주주의 사금고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주주의 자격을 제한하고 대주주와의 거래를 금지하는 등의 보완장치가 함께 강구되어야 한다”고 덧붙이긴 했지만 대통령이 직접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에 대해 강조하고 나서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은 물론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바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8월 임시국회에서 은산분리 관련 법안 통과 여부 주목 = 인터넷전문은행의 활성화를 막아왔던 은산분리 완화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고 나서면서 국회에서 계류돼있던 은산분리 관련 법안 처리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현재 국회에는 혁신적 IT 기업이 인터넷전문은행 경영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관련법안 총 5건이 계류 중이다. 법안별로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지분보유 한도 완화 등 기본취지는 동일하며, 법안별 세부 보완장치 등에 다소 차이가 있는 정도다. 

법안에 따라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의 은행 지분보유 한도를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현행 4% → 50% 또는 34%로 상향하는 내용이 담겨졌고 일부 기업집단은 대주주가 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대주주와 거래제한을 강화하는 등 보완장치도 마련돼 있다. 

다만 그동안 이러한 법안은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부터 반대해 왔던 법안이라는 점에서 국회 통과에 난항을 겪어왔었다. 

하지만 대통령이 나서서 은산분리 완화를 사실상 주문하면서 움직임도 빨라 질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은산분리 완화를 반대하고 나섰던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있는데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인터넷은행 활성화를 언급한 만큼 당정청간 긴밀한 협력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당장 8월 진행될 임시국회에서 관련법 통과가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8월에는 관련법안이 통과돼야 금융당국이 추가적인 인터넷전문은행 인허가 절차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 은산분리 완화는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 등 현 인터넷전문은행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도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추가적인 인터넷전문은행을 허가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총수 있는 대기업 집단 참여는 어려울 듯 = 업계에선 문 대통령이 대주주 자격 보완책 마련을 언급한 이상 대기업 집단의 인터넷전문은행에의 주도적 참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에 계류돼있는 법안에서도 개인총수가 있는 대기업 집단의 참여는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이른바 ‘재벌’ 구조의 기업집단의 경우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제한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추가 인터넷전문은행 허가를 위한 금융당국의 행보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인허가를 경험한 금융당국으로선 이전보다 빠르게 인터넷전문은행 인허가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는 평가다. 

ICT기업 및 유통업계 등 인터넷은행에 관심이 있었던 기업들의 2기 인터넷은행 출범을 위한 사업검토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기 인터넷은행 심사에서 탈락한 인터파크를 비롯해 중견 유통사 등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이 많다는 것이 인터넷은행 컨설팅을 맡고 있는 컨설팅 업계의 전언이다. 

다만 은산분리 완화에 대해선 아직 정치권의 의견이 갈리는 분위기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정부가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규제완화를 하겠다고 하지만 재벌의 입김이 센 현실로 볼 때 은행 지분 소유한도를 풀고 장차 소유 규제를 없애면 은행이 재벌의 사금고로 전락하고 건전성이 악화할 것”이라며 “은산분리 분리규제는 금융혁신을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건전한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원칙”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제 출범 1년을 맞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이 100% 성공한 것은 아니다”라며 “많은 인터넷은행이 사업을 접거나 다시 대형 은행에 흡수 합병된 사례를 봐도 인터넷은행이 금융시장에서 만능으로 자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개혁 상징성 확보 나선 청와대 =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은산분리 완화를 주문하고 나선 것은 정부 출범 2기를 맞아 혁신 드라이브를 보다 강력하게 걸 필요가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예정됐던 규제혁신점검회의를 전격 취소하며 정부부처들을 긴장하게 했다. 

문 대통령은 “답답하다”며 정부부처의 규제개혁 의지에 불만을 표한 바 있다. 이후 각 부처는 절차부심하며 새로운 정책을 내놓는데 골몰해왔다. 정부부처들이 호흡을 조절하며 정책을 조율했다면 청와대에선 보다 강력한 규제혁파를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움직임도 일정 부분 작용했다.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은행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R&D 등 연관 산업 발전을 촉진해 국내외 양질의 일자리 확대 효과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영업점 대신 IT 플랫폼을 활용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전후방 IT 연관효과가 매우 큰 분야로 기존 2개 인터넷전문은행만으로도 총 5000명의 중장기적인 고용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모두 고용 인력을 합치면 1000명도 되지 않아 고용효과가 의문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한 반박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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