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꿎은 배달 앱 때리기’, 프랜차이즈 업계의 비난 화살 돌리려는 의도” 비판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이 최근 제기된 ‘광고비 과다’ 논란에 반박하고 나섰다. 자영업자가 배민을 통해 올리는 매출액 대비 광고비의 비중은 3~4%에 불과하다며, 프랜차이즈 업계의 애꿎은 ‘배달 앱 때리기’라고 비판했다.

4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대표 김봉진)은 유료 광고주 전원을 대상으로 지난 1년 사이 업소 평균 매출액과 광고비 등 주요 수치의 변화 추이를 비교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배달의민족 유료 광고주는 총 6만8000여 명이다. 이들은 1인당 월 평균 23만원 정도의 광고비를 들여 배민 플랫폼에서 약 643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1년 전 대비 162만원 가량 늘고 ‘매출액 대비 광고비’ 비중은 3.81%에서 3.61%로 조금 줄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외부결제수수료를 제외하면 현재 순수 배달의민족 광고비는 배민이 음식점 매출에 기여해 드린 금액의 3%대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는 전단지는 물론, 10~30%대의 수수료를 받는 국내외 어떤 다른 경쟁 배달앱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5년 8월 배달의민족이 건당 중개 수수료를 폐지하고 광고비만 받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줄곧 3~4%대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배민 측 설명이다.

◆배민 “광고비 200만원 이상 업주는 1.4% …‘침소봉대’ 말라” =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업주 측 관계자들은 “6000만원 매상을 올리면 800만~1000만원이 배달 앱에서 빠진다” “슈퍼리스트’에 들어가기 위한 금액이 엄청나게 높아지는데, 이를 또 동 단위로 쪼개다 보니 순식간에 500만원 넘게 된다”며 배달 앱 입찰식 광고의 문제점에 대해 비판했다.

이와 관련 배민 측은 고액의 광고비를 부담하는 업주는 일부 ‘기업형 업소’의 사례에만 해당한다고 해명했다.

입찰 방식 광고상품 ‘슈퍼리스트’는 전체 광고주의 약 10%(약 6000명)가 사용한다. 월 광고비로 200만원 이상을 쓰는 업주는 전체 광고주의 1.4%로 집계됐다. 배민은 “이를 마치 수십만 음식업 자영업자 모두에 해당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침소봉대’”라고 반박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과도한 경쟁을 막기 위해 차상위 낙찰 방식을 적용했으며, 지속적으로 경고 문구를 노출, 안내하는 등 예방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또, 월정액 일반광고 이용 업소의 매출 효율이 떨어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보호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극소수 ‘기업형 업소’가 몇백만원 광고비를 쓰는 경우도 있지만 이들은 ‘영세 자영업자’와는 거리가 멀다”며 “전체 평균 광고비가 매출의 3~4%라는 점은 오히려 대다수 업주의 경우 상대적으로 더 낮은 수준의 광고비로 배민을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배민 측은 업주들이 과거 홍보를 위해 전단지, 상가책자 등 인쇄물에 매달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지출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1588 대표번호’도 그저 ‘공짜’가 아니라 치킨 한 마리에 700~1000원 정도의 비용을 치러야 했던 것”이라며 “배달의민족은 중간 유통 과정을 늘린 것이 아니라, 기존의 비효율적 광고 매체를 대체해 소상공인에게 더 저렴하고 효율적인 광고 수단으로 자리매김 해 온 것이다”며 반박했다.

◆'배달 앱 때리기’ vs '속도 조절 필요해' = 한편, 배달의민족은 최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서 배달앱을 비판하고 나선 배경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일부 대형 프랜차이즈가 횡령・배임, 욕설, 가맹점에 대한 불공정행위 등의 갑질 관행에, 배달비 추가 등으로 비난을 받자, 화살을 배달 앱 쪽으로 돌리기 위한 의도라는 것.

실제로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는 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주관했으며, 배달 앱 운영사는 배제된 채 진행됐다. 배민 측은 토론회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주최 측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자영업 공급과다라는 근본 원인에 더해 임대료, 프랜차이즈 가맹 로열티, 인건비 등이 소상공인을 어렵게 하는 주된 요인은 다양하다. 정작 큰 문제는 두고 애꿎은 배달앱 때리기로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배민 측 입장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저희에게도 부족한 점이 없는지 더욱 면밀히 살피고 개선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물론, 대안 모색을 위한 외부 논의에도 동참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하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는 두고 배달앱을 비판하는 것으로 자영업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프랜차이즈t산업협회 임영태 사무총장은 “자영업자 부담 중에서 임대료, 카드 수수료는 정부가 나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배달 앱 문제는 한 번도 법이 수위 조절을 못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토론회를 마련한 것”이라며 “정작 토론회에서도 배달 앱 측에 충분한 발언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하며 ‘배달 앱 때리기’ 주장을 반박했다.

또 높은 광고비가 일부 기업형 자영업자 사례의 ‘침소봉대’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1% 안팎으로 비중이 낮다고 해도 전체 비용을 놓고 보면 결코 적지 않다”며 “배달 앱 측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도 공정한 경쟁 기회를 제공한다고 주장하지만, 체급이 다른 프랜차이즈, 유명 브랜드를 슈퍼리스트에서 동시에 경쟁시켜 높은 광고비를 부담토록 한다”고 주장했다.

임 사무총장은 “(높은 광고비를 내는 업주)숫자의 적고 많음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은 피해자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시점”이라며 “마치 대형할인마트가 탄생으로 골목상권이 타격을 받자 휴무일을 지정하는 것저럼, 배달 유통 시장에도 공생할 수 있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